그곳에 수상한 ‘배팅볼 투수’가 있다···그의 ‘몸값’은 3년 총액 10억원

지금 이 순간, 대구 또는 창원구장에서 그럴 것 같은 장면 하나. 대타 전문 A는 벤치를 지키다 5회를 마치고 홈구장 더그아웃 뒤 실내훈련장으로 이동해 타석에 설 타이밍을 기다린다. 박빙의 경기 흐름을 고려하면 상대팀 불펜 필승조 요원 가운데 이틀을 쉰 투수 B의 6회 또는 7회 등판이 예상된다. A가 피칭머신에 B를 입력하자 B의 피칭 모션이 담긴 영상에서 그의 주무기가 날아온다. A는 B의 피칭 레퍼토리와 구속에 적응하면서 대타 찬스를 기다린다.
투수별 입력값을 넣으면 해당 투수의 구종들이 구현되는 ‘AI 피칭머신’이 빠르게 진화화고 있다. 그중 최상위 버전 ‘트라젝트 아크’를, 올시즌 삼성과 NC가 대여해 쓰고 있다.
3년 렌탈 조건이 10억원에 이르는 비싼 기종이다. 구단 입장에서는 3년 총액 10억원짜리 초특급 ‘배팅볼투수’를 영입한 것 같은 기분이 들 수도 있다.
‘트라젝트 아크’는 2024년 메이저리그에서부터 화제가 됐다. 그날 만날 상대투수의 구종과 구질을, 미리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자들은 반기고 있다.

국내구단 가운데는 지난해 롯데가 처음 ‘트라젝트 아크’를 사직구장에 설치했다. 롯데는 지난해 후반기 외인투수 교체 실패 등으로 계산이 어긋나는 지점이 나오며 고전했지만, 전반기만 해도 3강 싸움을 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방망이는 홈구장에서 더 뜨거웠다. 전반기 팀타율 0.279로 1위를 달린 가운데 사직구장 타율이 0.288로 원정경기 타율 0.274보다 높았다.
올해 새롭게 ‘트라젝트 아크’를 선택한 이종열 삼성 단장과 임선남 NC 단장은 스포츠경향 야구전문 유튜브 채널 ‘최강볼펜’과 인터뷰에서 팀내 타자들의 반응이 전반적으로 뜨겁다고 전했다. 홈 경기 전에는 그라운드 타격훈련을 진행한 뒤 실내훈련장으로 들어와 그날 선발투수 공을 체험하는 루틴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아직 시즌 극초반이어서 두 팀 모두 3년 10억원 ‘몸값’의 AI 피칭머신이 투자 대비 효용성을 얼마나 보일지 예단할 시점은 아니다. 그러나 올시즌 최강 타선 팀으로 손꼽히던 삼성은 본연의 강력한 화력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어진 롯데와 홈 2연전에서 침묵했지만 이후 반등하며 지난 13일까지 11경기 동안에는 팀타율 0.285, 팀OPS 0.831로 각각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렌탈만 해놓는다고 AI 피칭머신이 알아서 움직이는 건 아니다. 구단 사람들의 지속적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해당 장비에 투수별 데이터가 자동 입력되는 것과 달리 KBO리그에서는 해당 구단 프런트가 하나하나 수작업을 해야 한다. 팀타율을 단 1리라도 올리기 위해, 또 1승이라도 더 건지기 위한 음지의 노력을 담아내는 것이다.
추신수 SSG 구단주 특별보좌역은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무리하고 2021년 돌아와 SSG 선수로 처음 KBO리그 시즌을 보내며 대타요원들이 경기 중 벤치를 지키다가 빈스윙만 몇 번 하고 타석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워했다. 버전은 다르지만 이제는 KBO리그 여러 구단이 AI 피칭머신을 확보하고 있고, 롯데에 이어 삼성과 NC가 최신형 버전을 장착한 것을 보면 그사이 불어온 변화의 바람도 감지된다.
‘올해 배팅볼 투수 영입에 얼마를 써야 하나?’ 이미 리그의 누군가는 하고 있을, 현실 속 질문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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