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기도 전에 ‘몰래 입장’…파크골퍼들 너무하네
잔디 훼손·폭언·민원 등 겹치며 혼란 가중…관리사각 지적

이들은 막아놓은 출입구를 피해 울타리가 없는 언덕을 넘어 구장으로 진입해 직원 출근 전 ‘몰래 골프’를 치고 있었다. 이날 골프를 치던 60대 A씨는 “휴장기간인데 어떻게 들어왔냐”고 묻는 취재기자에게 “새로 심은 잔디는 이렇게 밟아 줘야 한다”고 했다. 화순군이 운영하는 골프장을 허락도 없이 불법으로 이용했는데도, 개의치 않는 듯했다.
다른 이용객들도 “금방 치고 가겠다”, “골프대회를 앞두고 코스를 확인하려고 왔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11일 오전 7시 20분께 광주시 서구 덕흥동파크골프장. 휴장 중인데도, 70대 이용객 1명이 잔디 보식(보호·식수)을 위한 휴장 안내 현수막을 무시하고 들어가 골프채를 휘두르고 있었다. B씨는 “원래 이용하면 안되는데, 관리사무소에 말하면 이용할 수 있다”고 둘러대더니 서둘러 빠져나갔다.
같은 시각 화순능주파크골프장 옆 공원은 파크골프장으로 변신했다. ‘파크골프 연습 금지’라는 팻말이 있는데도, 4명의 골퍼들은 잔디밭을 훼손하며 골프채를 휘둘렀다.
파크골프가 인기를 끌면서 ‘무개념’ 골퍼들로 골프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광주의 파크골프장 이용자는 2023년 20만 7261명, 2024년 31만 2065명, 2025년 43만 5582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남도 2023년 82만 8050명에서 지난해 12월 기준 161만 명으로 늘었다.
이러다보니 3~4월 광주·전남 대부분 파크골프장이 잔디 생육과 시설 정비를 위해 4월까지 휴장인데도, 새벽부터 ‘오픈런’으로 찾아와 골프채를 휘두르는가 하면, 흡연 골프까지 치는 등 눈살을 찌푸리는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단일 구장 기준 전국 최대 규모로 큰 화순파크골프장(87홀 규모) 등 인기 골프장일수록 악성 파크골퍼들의 방문이 잦아 관리하는 직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화순파크골프장 관계자는 “새벽에 랜턴을 켜고 몰래 이용하거나 비가 오는 날에도 출입하는 경우가 많아 안전사고 우려가 크다”며 “퇴장을 요구해도 응하지 않아 언성이 높아지는 일이 잦다”고 말했다. 매표소에서는 하루 10여 건 이상의 폭언과 욕설이 발생하고, 일부 이용객은 골프채로 시설물을 치는 등 위협적인 행동까지 보이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토로했다.
골프장을 찾는 골퍼들이 늘어나면서 무료 시설임에도 동호회 회원들이 ‘기부금’ 명목으로 이용료를 걷어 자신들 것처럼 운영하는 경우도 빚어지고 있다.
광양시가 섬진강둔치파크골프장, 선샤인 파크골프장, 동천 파크골프장 등 3곳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현수막을 내 건 것도 광양 43개 파크골프 클럽이 운영위원회를 꾸리고 비회원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1인당 3000원씩 ‘기부금’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취한 조치다.
광양시는 “자율 납부 형식을 띠면서도 현장에서는 관행적으로 기부금을 내야만 파크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굳어졌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조례 등을 통해 부정 이용자들에 대한 제재안을 마련하거나, 자정 작용을 할 수 있도록 운영 조직을 별도로 만드는 안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민철 조선대 스포츠 산업학과 교수는 “규칙을 지키지 않는 이용자에 대해서는 벌점제 등을 도입해 일정 기간 이용을 제한하는 등 제재도 필요하다”며 “동시에 이용자 스스로 관리하는 자율형 운영 조직을 만들어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지자체 차원에서 공공시설 이용에 관한 교육 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하성민 기자 hs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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