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 제2공항 해법 찾기

1. 제주 탄소중립 생태도시로
며칠 전 이재명 대통령이 제주를 찾았다. 4.3의 아픔을 달래고, 도민의 얘기를 듣는 경청 투어였다. '도민의 마음을 담겠다'는 타운홀미팅이 그것이다. '기술이 성장하고 일상이 문화가 되는 제주'를 만드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에너지 대전환에서 가장 성과를 잘 낼 수 있는 곳이 제주라고 생각한다면서, 도내 전기차 100% 전환을 앞당기도록 장관과 도지사에게 재차 촉구했다.
제주의 미래 찾기에 도움이 되는 정부의 선물 몇 가지도 제시되었다. 2030년까지 한국과학기술원 등 4대 과학기술원과 연계해 연합캠퍼스를 조성하겠다는 게 그 하나다. 계통관리변전소 지정도 해제하여 신재생 에너지 추진에 탄력을 부여해 주었다. 신재생 에너지 생산과 활용으로의 전환은 사실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때마침 중동전쟁 여파로 석유화력 발전에의 의존에서 벗어나 탈탄소·탈석유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제주는 풍부한 자연광과 풍력을 보유하고 있기에,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제주의 미래를 찾아가자는 데는 정부나 도민 모두 이의가 없어 보인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제주공약 1호인 '탄소중립 선도도시'에 초점을 맞추어, 제2공항 관련 제3의 길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공항보다 생태를 더 앞장세워야 한다는 기조에서 시작할 터이다. 무엇보다도 제주가 탄소중립을 선도하겠다고 하면서 공항을 하나 더 짓는다는 건, 목표와 수단 간의 정합성이 크게 떨어진다. 마치 세계평화의 섬을 비전으로 제시하면서 그 수단으로 해군기지를 건설했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제주와 육지를 잇는 공항이 하나 더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탄소중립이라는 제주의 미래 비전이 더 상위의 가치이기에 여기에 적합한 수단을 강구해야 하는 게 정부와 도정이 할 일이다. 무작정 공항 하나 더 건설하자는 거야말로 전형적인 무지막지이다.
지난 제주 타운홀미팅 때 제주의 새로운 비전으로 '탄소중립 생태도시'로 가꾸어가는 건 어떤지를 제안하고 싶었다. 김대중-노무현 때의 제주국제자유도시+제주특별자치도 비전은 20여년이 지나면서 색이 많이 바랬다. 20년이 지나는 세상의 변화에 맞추어 새로운 비전으로 탈바꿈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 하에서 탄소중립의 기치를 걸고 제주도가 에너지만이 아니라 주력 대중교통수단으로 제주도일주 트램+전기차 마을버스로, 그리고 연륙교통수단으로는 제2공항 공항 대신 해저철도로. 이렇게 제주의 대전환을 꾀하는 건 어떤지를 묻고 싶었다. 이제는 그 역할을 다해 가고 있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도 제주도로 이관해서 제주탄소중립생태도시청으로 바꾸는 건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듣고 싶었다.
제주 타운홀미팅을 시작하면서 참석자들에게 제2공항 찬반 의견을 물으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일단 그 해법을 제주도민에게 맡겼다. 제주도민이 '지혜를 모아 잘 판단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는 말과 함께. 나름 합당해 보이면서도 무언가 찝찝하다. 도민주권을 천명한 마당에 대통령이라고 쉽게 또는 너무 빨리 입장을 표명하는 게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대통령이라면 어떤 형태의 책임 있는 결단을 할 수도 있는 게 아닐까 하는.
2021년 후보 때도 제주기자단의 제2공항 질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제2공항에 대해 '약간 반대가 더 많은 걸로 알고 있다'고 하면서도, '도민의 의견을 더 듣고 매우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 이후 4년이 더 지났는데도 신중한 입장에는 변화가 없나 보다. 이제는 후보가 아니라 대통령인데도. 10년에 걸친 제주도 최대의 현안을 대통령이 되고서도 그냥 다시 도민 판단에 맡기는 건, 사실 이재명답지 못하다. 제2공항으로 인해 제주도민들이 겪고 있는 갈등과 낭비를 조금 더 살펴보았어야 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올 지방선거에서의 민주당 유력 후보자 3인(문대림, 오영훈, 위성곤) 모두 제2공항 찬성 또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왔다. 제주의 유력 정치인들이 그러한 데, 제2공항 관련 이재명 정부로부터 획기적인 입장을 듣는 게 쉽지 않을 터였다. 도민이 의견을 모아 잘 판단해 보시라는 대통령의 언명에, 주민투표로 결정하자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주민투표는 쉽고 편한 방법이다.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통해서 가부를 결정하자는 건 명분과 정당성 확보 차원에서도 일리가 없지 않다.
그럼에도 조금 달리 보면 이미 반대 의견이 조금은 많은 찬반 지형에서 주민투표를 하는 게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제2공항을 찬성하는 상당한 수의 도민들이 박빙의 차이로 결정되는 주민투표 결과에 쉽게 승복할까. 회의적이다. 투표 결과를 놓고 '짜놓은 고스톱'이라며 반박하는 등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거다. 물론 주민투표의 결과가 상당한 차이를 보이면 가부를 결정하기가 쉽다. 그러나 정책 판정은 누군가를 뽑는 선거와는 다르다. 선거는 한 표라도 더 얻으면 당선이다. 그러나 정책이나 현안을 놓고 주민투표에서까지 한 표라도 더 이긴 쪽으로 가부를 결정하는 게 합당한가의 문제 제기도 나름 일리가 있다는 얘기이다.
그래서일까. 오영훈 지사는 주민투표론과는 다른 입장이다. '도민을 둘로 나누는 방식이 아니라 도민이 함께 답을 찾는 방식'을 내걸고 있다. 이 입장 또한 원론적으로는 합당성을 갖는다. 당연히 도민이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에서도 문제는 도민이 함께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못 찾은 답을 2026년 이제 와서 찾을 수 있을지. 이 또한 회의적이다. 제2공항 쟁점은 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해서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2공항 쟁점은 가치관이 개입되어 있고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을 뿐만 아니라 여야의 정치적 입장과도 연관 되어 있는 복잡한 사안이기에 그렇다. 그래서 앞으로도 제2공항을 둘러싸고 도민 사이에 갈등만 그대로 남은 채, 또 시간만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2. 왜 제2공항을 그만 두어야 하나
20년 전쯤 이명박 정부 시절 처음 신공항 얘기가 나올 때, 많은 도민들이 나름 기대를 갖기도 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를 한다는데, 반듯한 국제공항은 필수라는 생각에서였다. 국내선 중심의 용담 공항(제주국제공항)은 이미 과포화 상태라 제주를 찾는 국제적 관광수요에 부응하기 하기 위해서는 더 크고 AI 첨단기법이 들어간 신공항은, 예산이 문제이지 건설할 수만 있다면 좋은 것이었다. 그 참에 제주 건설경기도 활짝 펼 것이고. 인천 영종도 국제공항에 버금가는 신공항을 통해 외국 관광객이 직접 제주로 들어올 수 있다면, 그게 바로 국제자유도시의 한 축을 이룰 것이기에 그렇다. 상상만 해도 장밋빛 청사진이었다.
제주도는 한라산과 고지대를 빼고 나면, 대규모로 사용할 수 있는 토지 공간이 그다지 많지 않다. 여기저기 산재해 있는 오름은 평면 형태의 활주로를 빼는 데 장애가 된다. 오름을 없앨 수는 없는 것이고. 실제로 용담 공항이 공항 서편의 도두봉으로 인해 확장이 쉽지 않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제주의 특수한 지형과 지질 여건상 어디든지 대규모의 신공항을 건설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서 2015년 성산면 고성~신산리 5개 마을 일대에 제2공항을 추진한다고 발표되었다. 신공항이 아니었다. 제1공항이라 할 수 있는 용담 공항에 이은 또 하나의 성산 제2공항이었다.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정석 비행장까지 합치면, 제주도에 3개의 공항이 들어서게 된다. 이미 기회 있을 때마다 여기저기 개발하느라 제주의 생태적 삶의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대대적으로 제주의 동서남북을 공항으로 덮는 게 합당한 것인지의 문제 제기는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군사기지와 공항이라는 이슈는 다르지만, 강정 해군기지 건설 때와 유사한 찬반 논쟁이 제주도를 휩쓸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문재인 정부도 도민 합의를 따르겠다는 소극적 입장에서 환경영향평가 계산에 머물렀다. 그렇게 논쟁만 있고 우물쭈물 10년이 지나는 동안 제주관광 환경이 변하고 말았다.
주지하다시피 제주로의 이주 열풍은 한물 갔다. 다행히도 관광객 수는 중국인 관광객이 떠받쳐 주어서 가까스로 1300만 수준을 유지하고는 있다. 그러나 공항을 추가로 하나 더 건설하면 자동으로 관광객이 1000만 이상으로 늘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설사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대폭 늘어난다고 해도, 도합 2500만이 넘는 관광객을 맞이할 만큼의 제주의 관광 수용력은 있는지? 쓰레기와 하수 처리, 교통체증, 제주다움의 훼손 등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제2공항 건설반대로 이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것이다. 혹여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 거리를 다 점령해 버리면 어떻게 하려고 하나. 그렇다고 국제자유도시 하겠다면서 중국인 관광객을 제한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런 데도 제2공항을 찬성한다, 그건 이해관계에 따른 욕심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점점 더 어려워지는 관광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공항 건설이 필요하다는 먹고사니즘의 주장을, 생태론과 향토문화론 또는 제주다움 지키기로 마냥 무시하기는 어렵다. 바로 이 지점에서 공항 대신 철도를 대안으로 제시하고자 한다.(이 부분에 대한 명세는 다음의 칼럼에서) 제주에서 추자를 거쳐 완도까지 해저터널을 뚫어 여기를 고속철이 오가도록 하자는 것이다. 해저철도는 이미 오래전부터 전남·광주에서 추진하는 대형 프로젝트라 제주만 OK 하면 쉽게 추진될 전망이다. 해저철도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섬 정체성' 운위하면서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라, 이재명 정부에서는 물 건너간 듯하기도 해서 아쉬움이 크다.
3. 제2공항 출구전략으로서 성산관광타운
성산 제2공항이 10년째 찬반 논쟁으로 지나는 데도 사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이 모든 게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가만히 놓아두는 게 상책일 수도 있다. 도민이 지혜를 모아 찬반 어느 한쪽으로 판단을 내리기에는 도민 간의 가치관 충돌과 이해관계가 복잡하기에 그렇다.
제2공항 찬반에서 가장 못 미더운 건 민주당의 제주 정치권이다. 지난 원희룡 지사 시절 이후 국민의힘은 한결같이 찬성이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환경단체 등 시민사회의 반대에 직면하여 우유부단하다. 문대림 의원이나 오영훈 지사나 딱 부러지게 반대 입장을 표명한 적이 없다. 위성곤 의원만 성산 지역구민의 표심을 고려해서인지 찬성 입장이다.
이렇게 제주 정치권이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데, 어떻게 도민들의 복잡한 생각과 이해관계가 제대로 조율될 수 있을 것인가. 도민 의견과 판단에만 맡기는 것은 자칫 정치 리더십의 실종에 다름 아니다. 지난 10년간 마음고생만 죽살이 하고 있는 성산 주민에 대한 마음 씀씀이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성산 일대가 개발되리라 기대하던 주민들은 재산권 행사만 제한받고 있을 뿐 무어 남는 게 없다. 공항 지정으로 토지 가격이 올랐다고 해도 그게 언제든 떨어지면 그만이다. 괜스레 성산지역 주민들 사이만 틀어지고, 성산 일대 마을공동체의 민심만 어지러울 뿐이다.
이런 판국에 여전히 공항 짓자 말자로 또 시간을 보낼 판국이다. 공항을 짓자 말자의 일차원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다른 제3의 길이 없을까. 성산 주민의 아픔에 주목할 때, 새로운 해법이 나올 수 있다. 성산 주민들이 언제 공항을 지어달라고 요청한 적은 없다. 부유하지는 않지만 나름 잘살고 있는 성산 지역에 어느날 정부가 공항 지어주겠다고 했을 뿐이다. 크게 심사숙고하지 않은 것 같고 별 준비도 하지도 않은 채 말이다. 환경영향평가로 10년을 까먹는 동안 성산 주민만 죽어가고 있다.
10년이 지나면 강산이 변한다고 한다. 요즘같이 변화가 빠른 시대에는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성산 제2공항 기획도 바뀌어야 한다. 성산에 공항 말고 다른 대형 국가 프로젝트를 갖고 오면 되는 거 아닐까. 성산 주민은 물론이고 제주도민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국책사업으로. 공항을 국책사업으로 기획하고 추진했던 만큼 공항을 취소하더라도 대신 그에 상응하는 국책사업을 갖고 오도록 생각을 바꾸자. 제2공항에 대한 제3의 길 해법이자 출구전략으로서 성산AI체험관광타운을 제안하고자 하는 것이다.
관광단지가 아니라 관광타운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중문관광단지 방식의 관광인프라는 이제 한물갔다고 보아야 한다. 아름다운 풍광을 조성하여 잘 갖추어진 호텔로 고급 관광객들을 유치해서 제주의 관광경제를 살리겠다는 중문단지 방식을 성산에서 다시 되풀이할 필요는 없다. 구태의연할 뿐 그다지 매력적이지도 않다. 제주도민의 일상과 동떨어진 관광단지는 동남아 해변의 어딘가에나 어울리는 구식이기에 그렇다.
성산관광타운은 탄소중립 선도 마을로부터 시작한다. 주택, 교통, 일상생활에서 신재생 에너지로 해결할 수 있도록 마을 운용을 재설계한다. 화석연료 보일러를 전면 퇴출하고 히트펌프로 교체한다. 인도는 차 세워두고 걷고 싶을 정도로 넓고 쾌적하게 대대적으로 재정비한다. 성산 마을 내에서는 자전거(전기자전거와 전기오토바이 포함)로 이동하기가 편하도록 도로를 재편한다. 마치 자동차 없는 마을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100% 전기자동차 운용도 우선적으로 앞당겨 시행되는 마을로.
성산관광타운은 도민과 관광객이 함께 지내는 곳이다, 당연히 고급호텔도 있고 수려한 경관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비싼 레스토랑과 가격이 저렴한 착한가격업소가 공존하는 곳이다. 가장 중요하게는 AI로 집약되는 세상의 변화에 발맞추면서 성산이라는 마을을 가꾸어가자는 것이다. 그건 종래와 같은 방식의 개발이 아니다. 친환경이면서 AI 시대를 미리 맞이하는 새로운 관광타운으로서의 성산이다. 전 세계 어디에 내놓더라도 부족함이 없게, 성산을 탄소중립 제주의 미래비전을 선도해 나가는 앵커 타운으로 탈바꿈해 나가자는 것이다. 대한민국과 제주가 이제는 글로벌 역량을 갖춘 선진 나라이고 도시이기에 가능하다.
성산 제2공항 부지는 약 550만 평방미터에 달한다. 우리가 잘 아는 중문관광단지의 1.5배나 된다. 이렇게 넓은 땅에 고작 활주로나 만들어 썩혀서야 되겠는가. 툭하면 대한민국의 보석이라고 지칭하면서 그저 활주로 하나 더 만들어주는 걸 무어 큰 선물이라고 밀어붙이는 중앙정치권의 인식과 태도도 늦었지만 이제라도 바뀌어야 한다. 용담 공항으로 인해 그 주변 용담동과 삼도2동 지역이 얼마나 쇠락해졌는지를 조금만이라도 살펴보시라. 그러면 제주가 자랑스러워하는 성산일출봉과 광치기 해변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의 가까이에 공항을 짓는다는 게 얼마나 제주를 우습게 여기는지를 알 수가 있다. 그저 제주를 돈벌이 장소로나 생각하면서 재주는 제주가 부리고 돈은 외부자본인 왕서방이 버는 전형적인 도둑놈 심뽀에 다름 아니다.
성산관광타운은 성산 주민의 것이어야 한다. 외부의 돈으로 개발을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중문관광단지 방식의 시대가 아니다. 외자와 외국 관광객에 의존하는 외생적 발전으로는 제주의 미래가 없다. 공항 건설에 들어가리라 예상되는 7조원의 돈으로, 최소한 그 반은 되는 3조원 돈으로 성산을 AI체험관광타운으로 육성하는 게 훨씬 도민을 위한 것이고 관광객을 위한 것이 된다. AI 체험관광타운이란 공항이 들어서기로 예정되어있는 고성-수산-온평-난산-신산 5개 마을 중심으로 성산 전역에 로봇과 자율자동차 등 AI 기법과 시설·장비를 갖춘 미래형 체험학습관광타운으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한때 이재명 대통령마저 신혼여행 왔다던 제주다. 이제 제주는 수학여행지를 거쳐 AI 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여야 할 때가 되었다. 그게 바로 문화예체능관광이고 체험학습관광이다. 여기서는 AI체험에 중점을 두고 있을 뿐이다. 여기저기서 숱하게 얘기되는 AI 시대에 직면하여 우리 모두 헷갈리고 괜스레 불안하기까지 한다. 그래서 제주가 어린이로부터 시니어까지 남녀노소 대한민국 국민 5천만이 한번은 제주에 와서 AI 미래를 체험해 보는 관광지로 가도록 하자. 그 길목에서 성산이 앞장서자는 것이다. 성산 제2공항이 아니라 성산 AI체험관광타운이 그것이다.
공항 하나 더 만들어서 관광객을 어떻게든 많이 유치하자는 구식에서 벗어나자. 많기만 하면 좋다는 다다익선은 산업화 시대의 유물이다. 양이 아니라 질이다. 구태의연이 아니라 새로움이다. 제주 관광산업이 중요하다고 하여 맨날 관광객 수가 얼마인지를 세는 것은 그만두기로 하자. 앞으로는 제주에 들어와 있는 관광객을 어떻게 하면 하루라도 더 머물게 할 것인지의 콘텐츠 개발·공급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잘 가꾸어진 자연경관+쾌적한 도민생활 +문화예체능의 일상화+체험학습. 왜 제주로의 관광인가에 대한 답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성산관광타운은 단지 성산 마을의 리모델링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성산 제2공항 예정부지~광치기해변~성산일출봉~우도까지를 연결해 항차 인구 1만명 유입을 통해 성산을 동제주군의 명실상부한 거점지로 육성한다. 공항 만들겠다는 돈으로 성산을 AI 체험타운이자 탄소중립 앵커마을로 키워나가자. 해군기지 찬반 갈등과 제2공항 논쟁으로 지난 30년간 흘려버린 도민의 창의적·건설적 에너지를 이번에 함 모아 보자. 늦었다 할 때가 빠르다는 생각으로, 지금부터라도 130만 제주도 내·외 도민의 역량을 모아나가기로 하자. 성산관광타운을 시작으로. / 양길현 전 제주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