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파, 태극권 들고 관광으로 천하제패”…무당산서 열린 제1회 국제 태극권의 날[투어테인먼트]
왕스 명예주석 ”천인합일 철학의 정수, 단순한 권법 넘어서“
스옌시 “순례 관광·생태 웰빙 산업 연계해 글로벌 문화 거점 원해”

중국 후베이성에 있는 무당산(중국어 간체자 武当山, 정체자 武當山)은 와호장룡(臥虎藏龍, 누워있는 호랑이와 누여있는 용)이다. 말그대로 ‘숨은 고수’다. 이안 감독의 2000년 개봉작 ‘와호장룡’의 피날레, 주인공 장쯔이는 무당산의 도교 사원에서 천 길 낭떠러지로 몸을 던진다. 물아일체다.

무당산은 영화처럼 도교 사원들이 즐비하다. 금전, 남암궁, 우진궁, 자소궁 등이 이어지는 곳을 눈치 빠른 유네스코가 ‘콕’ 찍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무협지는 태극권에 말뚝을 박았고 무당파(무당산을 뿌리로 내세운 도교 일파)를 명가로 내세웠다. 이 무당산에서 최근 유네스코(UNESCO) 지정 첫 무술 기념일에 태극권 프로모션이 진행됐다.
분위기도 압권이다. 해발 1612m 무당산 능선을 타고 내려온 안개가 우진궁 광장을 짙게 품어 방문객들을 옴싹달싹을 못하게 했다. 그 스케일이 역발산기개세를 닮았다.

지난 달 21일 오전, 붉은 담장을 배경으로 늘어선 1000여 명의 하얀색 도복을 입은 무리들이 피지컬AI처럼 칼군무의 집단무를 선보였다. 태극권이다.
이날은 유네스코가 제정한 최초의 무술 관련 국제 기념일인 ‘제1회 국제 태극권의 날’ 행사이다. 그 의미를 더하기 위해 태극권의 본고장 중국 후베이성 스옌시 무당산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행사는 제43차 유네스코 총회(2025년 11월 5일)에서 매년 3월 21일을 ‘국제 태극권의 날’로 지정하면서 준비된 첫 공식 무대다. ‘세계의 무당, 인류의 태극’이라는 표제가 머털도사 머리털 도술처럼 수없이 뿌려져 깃발로 나부끼며 방문객을 세뇌시키고 있다.
행사는 이원방송으로 세계 곳곳을 연결했다. 무대 중앙 대형 스크린에 2500년 전 무당산에서 발원한 도덕경의 철학과 태극권의 확장을 다룬 영상이 송출됐다. 상하이, 파리, 시드니 등지에서 일상복을 입고 태극권을 즐기는 이방인들이 글로벌 무술임을 역설하고 있다.
현장의 철학적 뼈대는 왕스(王石) 중화문화촉진회 명예주석을 통해 “태극권은 중국인의 위대한 발명이며, 그 핵심 정신은 의심의 여지 없이 천인합일(天人合一)”이란강변이 토해져 나왔다. 그는 이어 “우리가 태극권법을 논할 때 음양, 동정(动静), 기락(起落), 허실(虚实)을 이야기하는데, 이것이 권법인지 철학인지, 사람인지 천지인지 분간하기 어렵다”라며 태극권을 천상ㅈ으로 쏘아 올렸다.

이날 현장에서는 무당 태극권 9식(九式)을 새롭게 선보였다. 중국 9단 무술가이자 무당무술 계승자인 양군리(杨群力)가 수련생들과 함께 9식 시범을 보였다.
현재 무당산은 전 세계 57개의 무술 수련 센터를 거점으로 150여 개국 300만 명 이상의 외국인 수련생이 갈고닦고 있다고….글로벌 수련자 규모는 5억 명을 상회한다는 말도 들린다.

후베이성 정부 역시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태극권의 산업적 확장을 선언했다. 류쉐룽(劉雪榮) 후베이성 인민대회 상무위원회 당조성원 겸 부주석(성 총공회 주석)은 “국제 태극권의 날 제정은 동방의 지혜가 귀중한 세계적 문화 자산으로 거듭났음을 의미한다”며 “무당 태극을 세계적 문화 브랜드로 육성해 후베이성 관광의 질적 도약을 이끌고, 국제 태극권 조직과의 우호적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당산이 있는 스옌시는 최근 몇 년간 국제 무당 태극권 문화 축제, 전통 무술 축제 등을 연이어 개최하며 ‘후베이 관광, 무당 도약’의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있다. 순례 관광과 생태 웰빙 산업을 연계해 지역 산업 사슬을 넓히는 있다.
이날 우진궁 광장에서 펼쳐진 천인 태극권 군무와 환영의 노래,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무당 태극 의상 쇼, 그리고 ‘무당태극찬가’ 등 다양한 행사를 펼졌다. 은밀한 도교의 성지인 무당산이 환골탈태 관광지로 변신하고 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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