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추격 뿌리쳤다…'5조 기업' 된 배민

김아름 2026. 4. 14.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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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 지난해 매출 5.2조
가입비 적은 배민클럽, 록인효과 유발
'우선주 4900억 소각' 사실상의 배당
그래픽=비즈워치

배달의민족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다시 썼다. 쿠팡이츠의 추격 속에서도 매출을 전년 대비 1조원 가까이 늘리는 데 성공했다. 다만 지난해에도 우선주 4900억원어치를 소각하며 사실상의 배당에 나선 건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그래도 내가 1등

지난해 배달의민족은 론칭 15년 만에 가장 큰 도전을 맞이했다. 사실상 독주 체제를 달리던 배달 서비스 시장에서 쿠팡이츠가 매섭게 따라왔기 때문이다. 쿠팡이츠가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시점인 2024년 3월만 해도 양 사의 서비스 규모는 4배 이상 격차가 있었다. 요기요나 공공배달앱 등 다른 서비스 역시 대항마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쿠팡이츠가 맹추격을 시작했다. 서울에서는 이미 쿠팡이츠가 배민을 추월했다는 데이터가 나왔다. 1400만명이 넘는 쿠팡의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의 저력이었다. 업계에선 이대로라면 쿠팡이츠가 배민을 따라잡는 건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우아한형제들 연간 실적/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배민의 왕좌는 확고했다. 배민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 5조28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2%, 9604억원이나 늘어났다. 엔데믹 이후 배달 시장의 성장이 멈췄음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실적이다. 

배민은 올 초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울트라콜을 폐지하며 광고 상품을 정리하는 등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에 나섰다. 4월엔 소액 주문 서비스 '한그릇'을 내놨다. 5월엔 유료 멤버십 '배민클럽'에 OTT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을 선보였다. 쿠팡이츠를 의식한 '개혁'이었다. 

이는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음식배달과 장보기·쇼핑 등 중개형 커머스 매출은 전년 대비 26% 늘었다. 한그릇 서비스는 4월 출시 이후 연말까지 2700만건의 주문 수를 기록했다. 구독 서비스 역시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지난해 전체 주문 수의 절반이 배민클럽 구독자의 주문이었다. 충성 고객 확보에 성공했다는 의미다.

수익성 악화? 오히려 좋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5%. 479억원 감소했다. 매출이 20% 넘게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오히려 5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실제로 우아한형제들의 영업이익률은 2023년 20.5%에서 2024년 14.8%, 지난해 11.2%로 줄어들고 있다. 보통은 위기 신호다. 

하지만 우아한형제들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영업이익 감소의 주 요인이 '외주용역비'에 있기 때문이다. 2024년 2조2370억원이었던 우아한형제들의 외주용역비 지출은 지난해 3조1543억원으로 41% 급증했다. 외주용역비는 대부분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인건비다.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배달료 체계 개편에 나서면서 라이더들의 반발을 샀다. 건당 기본 배달료가 3000원이었던 바로배달이 폐지되고 최소 2500원인 구간배달로 통합되면서 사실상 배달료를 삭감한 것이란 비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라이더에게 지급된 외주용역비 증가분(9173억원)이 매출 증가분(9604억원)에 버금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배민 측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은 고객과 업주 모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배달 품질과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며 "앞으로도 기술 고도화와 서비스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외식산업 성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2023년부터 이어진 고배당 정책은 지난해에도 멈추지 않았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지주사인 우아DH아시아가 보유한 자사주 약 4900억원어치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배당에 나섰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24년에도 같은 방식으로 5372억원을 지주사에 지급했다. 2023년에 배당한 4127억원을 포함하면 총 1조4399억원을 지주사에 지급했다. 최근 3년간 누적 영업이익의 7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당은 기업이 가진 권리이자 의무지만 국내에서 거의 모든 매출과 이익이 발생하는 기업이 해외에 대부분의 수익을 배당한다면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며 "국내에서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만큼 국내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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