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위원장 “지배력 있는 원청, 테이블 앉아야”

어고은 기자 2026. 4. 14. 07: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정 노조법 시행 한 달 맞아 기자간담회 … 294건 접수, 6.5% 인정
▲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실질적 지배력이 인정되면 임금을 올려주거나 직접고용을 해야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계약관계가 없기 때문에 교섭할 의무가 없던 사용자에게 만나서 이야기하라고 지위를 인정하는 법이다."

시행된 지 갓 한 달을 넘은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과 관련해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평가했다.

박수근 위원장은 "(경영계가 하청 노조와 대화에 응하면) 임금인상이나 직접고용까지 엮일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부분을 이해하지만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단 테이블에 앉아서) 인정해 줄 것은 인정해 주고 거부할 것은 거부하면 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노동위에서 경영계가 염려하는 만큼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노동계도 과하게 기대하고 주장하는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과도한 우려를 하는 경영계와 과도한 기대를 품은 노동계 양쪽 모두에 쓴소리를 한 셈이다.

294건 접수, 대부분 취하 인정 19건·기각 8건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노동위에 접수된 원청 사용자성 관련 사건은 294건(10일 기준)이다. 민간부문이 216건(73.5%)이고 공공부문은 78건(26.5%)이다. 294건 중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171건, 58.2%)이 가장 많았고, 교섭단위 분리신청(117건, 39.8%)이 뒤를 이었다. 교섭요구노조 확정공고 시정신청과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도 각각 5건, 1건이 접수됐다. 박수근 위원장은 "다음주, 다다음주에 사건이 많이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지노위별로 보면 서울지노위가 150건(51%)으로 절반을 차지했고 충남지노위가 41건(13.9%)으로 뒤를 이었다. 신청 주체는 3건을 제외하고 전부 노조였다. 한국노총(161건), 민주노총(83건), 미가맹(47건) 순으로 나타났다. 사용자가 신청한 사건은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수력원자력·한전KPS로 모두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했다.

전체 294건 중 224건(76.2%)이 노동위원회에서 처리됐는데, 취하가 19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인정은 19건(사실공고 6건, 분리 13건), 기각은 8건(사실공고 2건, 분리 6건)으로 집계됐다. 중노위는 "지금까지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가 쟁점인 대다수 사건들에서 해당 지노위는 산업안전 관련 의제를 중심으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노동위는 지난 2일 공공기관에 대한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한 데 이어 제조업 사내하청(포스코), 건설업 하청(한전 배전공사), 대학교 간접고용 미화·경비노동자의 산업안전 관련 근로조건을 원청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한다고 판단했다.

포스코는 상급단체별 '분리' 쿠팡CLS는 '기각' 왜?

교섭단위 분리 사건의 경우 포스코·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동희오토 등은 상급단체별로 분리됐고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와 S-OIL 등은 분리되지 않았다. 금융회사 콜센터 같은 하청업체 중 특정 직종에서 다른 직종과 달리 근로조건 격차가 큰 경우에는 직종 기준으로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되기도 했다.

박수근 위원장은 "노동위는 노동부 지침과 해설을 기준으로 사건이 들어오면 사건마다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며 "포스코는 상급단체별로 생각과 입장이 전혀 다르니 분리 교섭이 맞다고 본 것이고, 쿠팡CLS는 대립한 역사가 길지 않아서 분리하기보다 같이 교섭해 보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개정 노조법 관련 쟁의조정 사건도 노동위에 4건이 접수됐는데 2건은 처리됐고 나머지 2건은 진행 중이다. 처리된 2건 중 1건은 취하(대전광역시), 1건(엘에스티)은 행정지도로 종결됐다. 진행 중인 사건은 셰플러코리아와 HMM으로, 개정 노조법 시행으로 쟁의행위 범위 확대에 따른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을 어디까지 볼 것인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박수근 위원장은 쟁의행위 정당성과 관련해 "A를 가지고 교섭하다 쟁의행위를 할 땐 B까지 포함해서 하는 경우 법원에서는 쟁의행위의의 정당성을 따질 때 주된 것이 무엇인지를 가지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Copyright © 2026 매일노동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