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의 최대 과제는 정밀한 손기술 보완

현대자동차그룹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2024년 완전 전기식 모델을 공개했다. 중국 로봇 회사 유니트리는 휴머노이드 로봇 'G1'으로 가격 장벽을 낮추고 있으며, 미국 테슬라는 제조·물류 현장을 중심으로 '옵티머스' 상용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유통 채널도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서울 영등포점은 G1을 포함한 14종의 로봇을 상시 판매 중이다. 노르웨이 로봇 회사 1×테크놀로지스는 가정용 로봇 '네오(NEO)'를 약 2만 달러(약 3000만 원)에 사전 주문받고 있다. 올해 안에 미국 배송이 시작된다고 한다.
한 번만 에러 나도 안전 위협
산업 현장에서는 제한적이긴 하지만 실제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 회사 피겨AI는 미국 스파튼버그 BMW 공장에서 약 11개월간 휴머노이드 로봇 '피겨 02(Figure 02)'를 운용했다. 피겨 02는 주 5일 10시간 교대로 누적 9만 개 넘는 부품을 적재하고 차량 3만 대 생산에 기여했다. 시범 운영을 넘어 로봇이 제한적인 공정을 반복한 사례다. 테슬라 역시 옵티머스를 실제 공장에 적용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투입 작업을 다양화할 계획이다.하지만 로봇이 당장 산업 현장과 우리 일상 곳곳에 널리 퍼질 만큼 품질이 검증된 것은 아니다. 올해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아틀라스 시연은 원격 조정됐다. 로봇의 자율적인 움직임이 일상에 들어오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 기업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춤추고 무술을 하는 모습을 보고 이것이 일상에서 100% 구현되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장애물이 생기고 물체 위치가 미세하게 달라지고 또 순서가 바뀌면 로봇이 넘어지거나 에러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줄이고자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월드 모델(LWM), 비전-언어-행동(VLA) 모델이 집중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 모델들은 로봇이 인간처럼 물리 세상을 인식하고 상황을 이해하며 맥락에 맞게 행동하도록 두뇌 역할을 하는 AI다.
다만 모델들을 학습시키는 데는 로봇이 물리 세계의 상호작용을 실제로 인식하고 이에 따라 행동한 결과가 현실에 미치는 영향까지 데이터에 포함돼야 한다. 로봇의 실패, 복구, 성공 과정이 모두 데이터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는 챗GPT나 거대언어모델(LLM)을 훈련시킬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오랜 시간과 고급 기술이 요구된다. 시뮬레이션과 원격 조작 기반의 데이터 수집은 물론, 사람을 따라서 움직이는 모방학습, 반복적인 현장 투입 등으로 로봇을 학습시키고 있지만, 과거 AI가 보여준 만큼 발전 속도가 빠르지는 않다. 따라서 챗GPT가 널리 퍼지는 데 걸린 시간보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일상에서 주 1회 이상 볼 수 있는 순간이 오기까지는 더 오래 걸릴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불특정 장소에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려면 두 가지 병목을 넘어야 한다. 첫째는 손기술(manipulation)이다. 두 발 보행, 점프, 균형 유지 같은 이동 능력은 눈에 띄게 발전했지만 사람 손이 해내는 정밀 작업은 아직 로봇에게 매우 어렵다. 젓가락으로 콩을 집고, 스티커를 떼고, 단추를 채우고, 유리의 지문을 닦는 일은 불가능하다. 현장에서 특정 작업을 매일 반복해도 고장·오작동·안전사고 없이 로봇이 굴러가는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
둘째는 학습 경제성이다. 물류센터에서 상자를 옮기는 일과 조선소 용접, 식당 설거지, 자동차 제조 작업은 필요한 힘과 정밀도, 도구, 안전 규칙이 완전히 다르다.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고도화해도 로봇이 자동으로 팔방미인 숙련공이 되지는 못한다. 작업별로 추가 학습과 반복 개선이 필요하다. 개별 로봇의 경험이 중앙으로 흡수돼 모델을 진화시키고 다시 배포되는 '플리트 러닝(Fleet Learning)'이 필수적이다.
2028년 휴머노이드 로봇 작업에 투입될 것
이 두 병목을 극복하고 로봇이 일상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기까지는 1~2년 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챗GPT와 달리 로봇은 물리적 세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1만 번 중 에러가 한 번만 발생해도 사람의 안전을 해칠 수 있다. 그 위험성을 산업 현장과 가정이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가 대중화 속도를 결정한다. 자율주행 역사가 좋은 참고가 된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 '오토파일럿'이 2015년 출시되고 10년이 지났지만 아직 일반 소비자 대부분은 운전자의 상시 감시가 필요한 수준의 자율주행에 머물러 있다. 로보택시도 미국과 중국의 특정 도시, 특정 구역, 제한된 날씨 조건에서만 운행될 뿐이다.하지만 3년 내 기대할 만한 변화가 물류센터, 제조 공장, 통제할 수 있는 서비스 공간에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정 작업에 최적화된 휴머노이드 로봇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2024년 챗GPT가 우리 일상에서 실제 사용되는 순간을 맞이했다. 2028년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다양한 공장에서 제한된 작업에 투입되는 순간을 만나게 될 것이다. 2030년에는 가정을 포함해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돼 '로봇의 모멘트'를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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