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해상 봉쇄戰' 길어지나…가구·건자재, 공급 납기일 '경고음'
LX·현대L&C 등 버티기…"산업 쇼크 피하려면 한달 내 안정화돼야"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逆) 해상봉쇄 조치를 꺼내 들면서 국내 건자재·인테리어 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봉쇄 갈등 장기화 조짐에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납사(나프타·Naphtha)→PVC→건자재'로 이어지는 '도미노 쇼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안쪽 페르시아만에 발 묶인 한국 선박은 총 26척(원유 운반선 9척·석유제품 운반선 8척·벌크선 5척·LNG·LPG 운반선 2척·컨테이너선 1척·자동차 운반선 1척 등으로 추정)에 달한다.
중동 전쟁 이후 이란이 해협 통과 선박을 하루 15척 수준으로 제한하면서 전쟁 전 130척~140척이 오가던 물동량은 10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한국의 모든 선박은 항해 준비를 마쳤음에도 계류 중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이란 협상 결렬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통행료를 지불하고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을 차단하는 해상봉쇄 카드를 꺼내 들면서 상황은 장기전으로 악화하고 있다.
중동산 납사 의존도가 70%를 웃도는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호르무즈 봉쇄 이후 여수·울산 등 주요 납사분해시설(NCC) 가동률이 60~65%대로 내려온 상황이다.

건자재·인테리어 업계는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의 선박들이 5월부터 늦어도 6월초까지는 도착해야 건설사 납기를 맞출 수 있다며 우려했다.
해당 업계에선 납사 파생제품인 에틸렌·프로필렌 공급이 감소함에 따라 PVC(폴리염화비닐)·MMA(메틸메타크릴레이트) 등 기초소재의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PVC는 창호·배관·바닥재·인조가죽 등 건설·제조 전반에 쓰이며, MMA는 고급 인테리어 판재와 투명 창·칸막이 등에 활용된다. 이에 제품 전반에 걸쳐 감산·물량 축소 움직임이 번지는 양상이다.
납사 국제 가격도 1월 톤당 600달러에서 3월 중순 1170달러 수준까지 2배 가까이 뛴 상태다.
한샘·LX하우시스·KCC글라스·현대L&C·현대리바트 등 대형 기업들은 재고 투입과 수급 조절, 비용 절감 등으로 버티기에 들어갔다.
다만 업계는 5월 이후에도 해협 봉쇄 불확실성이 이어지면 건설·건자재 산업 전반에 납기 차질과 가격 인플레이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5월에도 이 상황이 이어지면 건설사 납기를 맞추기 위해 웃돈을 주고라도 원료와 원자재를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제조업 전반에 가격 불안정이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ideaed@news1.kr
<용어설명>
■ PVC
PVC(폴리염화비닐)은 열가소성 플라스틱으로 에틸렌과 염소를 원료로 만든다. 가소제를 첨가하지 않은 경질 PVC는 파이프·창호 등 단단한 제품에 사용되며 가소제를 넣은 연질 PVC는 바닥재·필름·인조가죽 등 유연한 원자재로 쓰인다, 유가 상승 시 원료 가격이 올라 건축자재 비용에 직접 영향을 준다.
■ MMA
MMA(Methyl Methacrylate·메틸메타크릴레이트)는 메타크릴산과 메탄올이 반응해 만들어지는 액체 형태의 유기 화합물로 상온에서 무색·투명한 액체로 아크릴 수지(PMMA·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를 만드는 핵심 원료다. 아크릴 수지는 투명성이 높고 유리 대비 가볍고 충격에 강하며 내후성·내광성이 좋아 건축·자동차 등에서 유리 대체재로 널리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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