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 월드컵 희망가 “조 1위로 32강행…멕시코에 남아주길”

3월 평가전 연패로 축구 대표팀을 향한 시선이 싸늘하다. 코트디부아르에 0-4, 오스트리아에 0-1. 월드컵 개막까지 두 달여를 남기고 터진 연패에 팬들의 걱정이 깊어졌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13일 경기도 용인시 코리아CC에서 열린 ‘2026 축구인 골프대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더 어려운 환경에서 여러 경우를 테스트하는 기회였다”며 “코트디부아르도 아프리카에서 가장 좋은 팀이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선수도 감독도 알게 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6월 12일 체코, 19일 멕시코,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A조 경기를 치른다. 정 회장이 꺼낸 자신감의 근거는 지난해 9월 멕시코전(2-2)이었다. 그는 “막판까지 2-1로 이기고 있을 정도로 경기력이 좋았다”며 “멕시코가 미국과 가까워 거의 홈 분위기로 경기한 것까지 고려하면 더더욱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요소”라고 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직전 사례도 꺼냈다. 당시 한국은 1월 미국 샌안토니오에서 멕시코에 0-4, 2월 LA에서 미국에 0-2로 패했고, 본선에서도 1무 2패 조별리그 탈락에 그쳤다. 정 회장의 논지는 점수가 아니라 경기력에 있었다. 그는 “시계를 2014년으로 돌려보면 상당히 어려운 경기를 했었다. 그런 측면에서 한번 해볼 만하지 않겠나 싶다”고 했다. 3월 연패의 스코어가 12년 전과 비슷하게 겹치지만, 지난해 멕시코를 상대로 대등하게 겨뤘던 현 대표팀의 경기력은 당시보다 낫다는 뜻이다.
조 1위에 대한 바람도 내비쳤다. A조 경기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와 몬테레이에서 열리는데, 조 1위로 32강에 오르면 멕시코시티에서 경기를 이어가게 된다. 미국이나 캐나다로 넘어가지 않고 멕시코 안에서 대회를 계속할 수 있어, 3개국 공동 개최 대회에서 장거리 이동 없이 체력을 관리할 수 있는 최적의 시나리오다. 정 회장은 “멕시코시티에서 계속 있는 게 가장 좋다. 누구나 다 바랄 것”이라며 “조 1위로 탄탄대로 비단길을 걷길 바란다”고 했다.
과거 월드컵과도 비교했다. 정 회장은 “러시아(2018년) 때는 좀 어수선했다”고 했다. 최종예선 도중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된 뒤 신태용 감독이 급하게 투입돼 본선을 치른 과정을 돌아봤다. 이어 “카타르(2022년) 때는 좋은 경기력에 대진운까지 따랐다”고 했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의 고지대 적응 훈련에 대해서는 “공이 날아가는 거리나 감이 다르게 느껴진다고 하더라. 안 해본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팬들이 멕시코에 많이 오셔서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선수와 감독이 하나가 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낙관적인 기대를 해본다”고 말했다.
용인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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