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 사느니 경기도 집 산다”···서울 거주자 경기 주택 매수 3년9개월 만에 최고치

김지혜 기자 2026. 4. 14.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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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 매물 감소·가격 상승세
실수요자 중심 경기지역 이동 흐름 뚜렷
서울 근접 광명·하남·구리 매수 쏠림
서울 중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정효진 기자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전세로 거주 중인 김모씨(33)는 오는 11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경기도 이주를 고민 중이다. 현재 사는 곳의 전세가는 4년 새 7000만원이 넘게 올라 인근에선 적당한 값의 전세 매물을 찾기 어려웠다. 아예 대출을 받아 7억원 예산이면 경기 하남·구리 아파트 매매로 들어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김씨는 “곧 아기가 태어나기 때문에 서울이 아니더라도 주거 환경이 안정된 곳에 자리를 잡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가격 불안이 이어지면서 서울 거주자의 경기 주택 매수 비중이 3년 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살기 위해 전세를 구하느니, 경기도에 집을 산다’는 실거주자들이 늘어나는 흐름이 뚜렷하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13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기준 경기도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 주택 등) 매수자 중 서울 거주자 비중은 15.69%로, 2월(14.52%)보다 1.1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2년 6월(16.28%) 이후 약 3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4년 12월 9.32%까지 떨어졌던 비중이 이후 6%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이다. 그만큼 주택 매수를 통해 서울에서 경기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반면 경기에서 서울로의 유입은 둔화되고 있다. 서울 집합건물 매수자 중 경기 거주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8월 16.08%에서 올해 3월 13.76%로 낮아졌다.

직방 관계자는 “서울의 높은 가격 수준과 대출 규제, 금리 부담에 전월세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일부 실수요가 서울을 벗어나 경기 지역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 전세 시장의 불안은 경기도 아파트 매수 수요를 끌어올리는 주된 배경이 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첫째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16% 올라 매매가격 상승률(0.1%)을 웃돌았다. 서울 주택 전세수급동향 지수는 104.5로,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흐름 속에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와 경기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차이가 크지 않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5억9823만원으로, 경기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5억6301만원)과 격차가 3500만원대에 불과하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경기 내에서도 서울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의 매수 쏠림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날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을 보면 올해 3월 기준 경기도 아파트 매수자 중 서울 거주자 비중은 광명시(34.1%), 하남시(33.4%), 구리시(32.4%), 고양 덕양구(29.0%), 안양 동안구(28.9%) 등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매매 가격도 서울에서 가까운 지역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누계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경기 용인 수지구(6.70%), 안양 동안구(5.47%), 구리시(4.30%), 광명시(4.24%), 성남 분당구(4.16%), 하남시(4.09%) 등이 전국 상위권을 차지했다. 서울 자치구 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이다.

거래 흐름 역시 경기 지역이 한층 활발하다. 경기도·서울시에 따르면 경기 아파트 1분기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2만9827건에서 올해 3만9767건으로 33.3%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9508건에서 1만5596건으로 20%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규제·대출 한도 축소 등 정책 변화가 이같은 흐름을 이끌었다고 분석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실거주 중심의 정책이 서울 지역의 전세 물량 부족과 가격 상승을 일으켜 서울 외곽과 경기 지역 매수세를 자극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금리와 정책 방향에 따라 경기 지역 시장이 다시 소강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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