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코인·주식하다 날리지 말라고···전역 때 2000만원 쥐는 군 장병 위해 ‘여기’서 나선다

김상범 기자 2026. 4. 1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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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현역 군인 대상 1대1 재무설계 시작
휴대폰 사용 늘며 불법 사금융·도박 노출 잦아져
신청자 받아 투자 전략·소득 관리법 등 제공
지난달 30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전남 광주 육군 제31보병사단을 방문해 장병들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1년 6개월 군복무 마치면 2000만원.’

금융감독원이 현역 군인들에게 월급 관리와 투자 전략 등 자산 형성 방법을 직접 알려주는 1대1 재무설계 서비스를 시작한다. 최근 병사 월급이 오르고 정부 지원을 더한 금융상품 등이 늘면서 군 전역 시점에 2000만원의 목돈을 손에 쥘 수 있게 됐는데 금융지식이 취약한 탓에 장병들이 도박이나 불법 사금융의 늪에 빠져드는 일이 잦아지면서다. 금융당국이 앞장서서 군 장병들의 사회생활 초반부터 건전한 자산형성의 단추를 끼워주겠다는 취지다.

금감원은 13부터 오는 29일까지 ‘군 장병 맞춤형 재무설계 서비스’ 신청자를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모집 대상은 자금 운용·관리 계획 수립에 관심 있는 육·해·공군 현역 병사와 초급 간부 총 120명이다. 선발된 장병은 5~7월 중 전문 재무설계사로부터 비대면 방식으로 총 2회의 재무 상담을 받게 된다. 개인별 금융 상황을 바탕으로 재무 목표를 설정하고, 예·적금 활용법과 투자 전략, 소득·지출 관리 방법 등을 배운다. 신청은 카카오톡 채널(‘군장병 대상 재무설계 신청(FSS)’)이나 금감원 e-금융교육센터 홈페이지으로 할 수 있다.

올해 기준 병장 월급은 150만원 수준이며 정부 지원이 더해지는 ‘장병내일준비적금’을 활용하면 전역 시점에 2000만원을 넘게 모을 수 있다. 그러나 금융 거래 경험이 전무한 채 입대하는 장병들은 이 돈을 가상자산·주식으로 날리거나, 불법 도박에 빠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휴대전화 사용 시간이 늘면서 불법 사금융 광고에 노출되는 빈도도 함께 높아졌다. 현역 병사는 신용 이력이 없어 은행 대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상위 30개 대부업체의 지난해 말 기준 군인 대출 잔액은 444억원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인 242억원(54.5%)이 병사를 상대로 한 대출이었다. 이같은 대출의 연 이자율은 17.9~20% 수준이었다. 대부업계는 ‘충성론’ ‘병장론’ 같은 키워드로 군인 맞춤형 마케팅을 펼치기도 한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군 장병 채무조정 금액은 2021년 56억원에서 2025년 102억원으로 4년 새 두 배로 뛰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은행 대출이 안 나오는 현역병들이 도박·투자 등으로 돈을 탕진하면 찾는 곳은 대부업체가 유일하고, 매달 꼬박꼬박 월급이 들어오기 때문에 대부업체에서도 담보가 확실한 고객으로 취급된다”며 “그러다 보니 오히려 빚을 지고 전역하는 상황이 생기니까 입대할 때부터 월급 및 자산 관리 교육과 재무적인 목표 수립을 도와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이찬진 금감원장이 직접 전남 광주의 육군 제31보병사단을 방문해 장병들에게 약 40분간 불법 도박 예방과 효율적인 급여 관리 방법 등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은행들도 장병 금융교육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올해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로 선정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카드 발급을 위해 부대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금융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20대 사회초년생인 병사들을 상대로 금융교육과 동시에 예·적금 등 금융서비스도 소개하며 미래 고객으로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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