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짓으로 그려낸 '생명 순환'…인간 삶의 가치를 다시 묻다[문화대상 이 작품]

이윤정 2026. 4. 1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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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0회를 맞은 '한국무용제전'의 개막 초청공연은 무용단 알티밋(Altimeets)의 '공명과 신비'(4월 8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였다.

전수현 안무의 작품으로 지난해 한국무용제전 최우수작품상 수상작이다.

이런 색채는 작품 전반에 걸쳐 생명의 신비와 순환의 가치를 관통한다.

이 장면은 인간 개개인의 존재 가치와 생명의 태동을 환기하며 작품의 메시지를 보다 또렷하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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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 리뷰
무용단 알티밋 '공명과 신비'
여성 솔로 vs 군무, 끊임없는 무대 전환
반복·순환 강조한 안무 대비 인상적

[최지연 창무회 예술감독] 올해 40회를 맞은 ‘한국무용제전’의 개막 초청공연은 무용단 알티밋(Altimeets)의 ‘공명과 신비’(4월 8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였다. 전수현 안무의 작품으로 지난해 한국무용제전 최우수작품상 수상작이다.

1장 도입부는 블랙 정장과 붉은 렌즈의 안경이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마치 영화 ‘맨 인 블랙’의 비밀요원같은 존재들이 외계 존재같은 대상에게 한글의 음가(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를 반복적으로 외친다. 이 낯선 호출은 언어 이전의 감각과 소통을 환기하며 작품 전반의 상징체계를 여는 장치로 작동한다.

특히 ‘붉은색’은 이 작품에서 중요한 키워드다. 붉은색은 생명, 피, 순환의 원초적 감각을 불러일으키며 인간의 본능과 생존, 치유와 번식의 기억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런 색채는 작품 전반에 걸쳐 생명의 신비와 순환의 가치를 관통한다.

안무는 뚜렷한 대비 구조를 보여준다. 여성 솔로와 군무의 대비, 음악과 속도의 변화, 무대의 전환이 끊임없이 충돌해 긴장과 이완을 만들어낸다. 인간 삶의 알고리즘처럼 작동해 반복과 순환의 본질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또한 극단적 대비 속에서 형성되는 ‘여백’은 이 작품의 중요한 미학적 요소다. 긴 호흡으로 유지되는 정지와 공간의 미장센은 무대 전체의 호흡을 고급스럽게 조율하며 관객에게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무용단 알티밋 ‘공명과 신비’의 한 장면(사진=한국춤협회).
2장에서는 젊은 에너지의 분출이 전면에 드러난다. 자유로운 복장과 개성의 표출, 폭발적인 움직임과 함성, 군집한 무리의 아우성은 폭력성과 혼란을 동반한다. 현대 사회의 갈등 구조, 특히 전쟁과 이념 대립이 연상된다. 군무의 구성 안에는 그룹 간의 소통을 매개하는 존재가 포착되며, 이들을 통해 집단은 다시 연결되고 공명의 상태로 나아간다. 이는 분열을 넘어 연대와 회복으로 향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붉은 병과 긴 스틱을 매개로 한 연결 구조가 등장한다. 평화로운 주제 음악 위에서 반복되는 움직임은 세포 분열과 같은 생명의 파동이 연상되며 무대 전체로 확장된다. 블랙 하의와 누드톤 상체의 대비, 상체를 부각한 조명은 몸이 떠 있는 듯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DNA 구조가 연상되는 생명의 생성 원리를 시각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 장면은 인간 개개인의 존재 가치와 생명의 태동을 환기하며 작품의 메시지를 보다 또렷하게 전한다.

‘공명과 신비’는 현대 사회의 대립적 이념 구조 ‘선과 악, 충돌과 공존’을 하나의 순환 고리로 엮어낸다. 나아가 기술 중심의 시대를 넘어, 생명과 자연의 섭리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제시한다. 작품은 결국 ‘인간은 이 순환 속에서 무엇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다. 잔인함과 순환의 사슬을 숙명처럼 안고 살아가는 존재로서, 인간은 여전히 치유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가능성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작품은 열정과 책임, 그리고 ‘잘 살아가는 것’에 대한 질문을 통해 휴머니즘의 가치를 다시 환기한다.

무용단 알티밋 ‘공명과 신비’의 한 장면(사진=한국춤협회).

이윤정 (younsim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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