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 축소·지원율 감소' 위기의 종양내과, 주사 가산·통증 관리료 요구
낮은 수가·높은 비용 구조에 항암진료 적자 누적...“가산·신규수가 시급”
재택의료 영역 확장도 모색...종양내과학회 연구 설문조사 실시

최근 내과 분과 중에서도 혈액종양내과는 인력난에 접어들고 있다. 대한내과학회가 진행한 2025년 수련병원 필수의료현황 조사 분석에 따르면, 혈액종양내과의 신규 전임의 수는 계속 감소되는 추세에 있었다. 2020년 43명에 달했던 전임의수는 2021년 22명, 2022명 21명, 2023년 35명, 2024년 15명, 2025년 5명에 불과했다.
올해는 더욱 어렵다는 것이 병원계 분위기다. 실제로 올해 빅5병원 중 한 곳의 혈액종양내과 신규 전임의는 0명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정부의 면역항암제 급여 치료 인정기관 공고도 종양내과에 문제가 됐다. 급여적용 기준 개정안에서는 이를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 중 상근하는 병리과 전문의 1인 이상(또는 면역병리검사결과지에 따라 치료한 경우)이면서, 혈액종양내과, 순환기내과, 호흡기내과, 소화기내과, 내분비내과, 신경과 중 4과 이상의 상근하는 전문의가 각 1인 이상인 기관으로 변경하도록 했다. 기존 대비 혈액종양내과 상근 전문의 기준을 선택으로 바꾸면서 후퇴시킨 것이다.
이는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를 채용하기 어려운 2차병원 등에도 면역항암제 급여 치료를 확대하기 위함으로 풀이되나,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들은 반발하는 중이다. 그중에서도 급여 치료제가 적고, 치료 특성상 영역이 확실한 혈액내과 분야는 타격이 덜한 반면, 고형암 위주의 종양내과는 더욱 타격이 크다는 것이 종양내과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이 같은 위기감은 최근 대한종양내과학회의 워크샵에서도 나타났다. 각 종양내과 교수들은 분과의 인력 위기를 지적하며, 종양내과만이 가질 수 있는 가산부터 여러 정책적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희준 중앙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항암주사 관리료 등의 가산을 요구했다. 김 교수는 외래 항암주사 관리료의 경우 약 3만 7000원 수준에 불과해 실제 투입되는 인력과 시설 비용을 보전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제로 지목되는 부분은 낮은 원가 보존율이다. 항암 주사 관련 행위의 보존율은 약 70~80% 수준에 머물러 있어, 병원이 항암주사실을 운영할수록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또한 행위별 수가제 특성상 점수가 한번 정해지면 5~7년 주기로만 재평가돼 최신 치료 환경을 즉각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최근 의무화된 폐쇄형 약물전달장치(CSTD) 사용 등 안전 기준 강화 역시 수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 항암제 투약에는 전문의, 전담 간호사, 항암 전문 약사 등 고숙련 인력이 필수적으로 투입된다. 여기에 무균조제실, 음압시설, 모니터링 장비 등 고비용 인프라도 요구된다. 특히 CSTD는 1세트당 2만~4만원 수준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별도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 교수는 고위험 항암제는 일반 주사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인력과 안전 관리가 필요하지만, 현재는 난이도에 따른 차등 보상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전달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러한 문제를 반영한 보상체계를 운영 중이다. 일본은 항암화학요법에 대해 시설·인력 기준에 따른 가산 수가를 적용하고 있으며, 미국은 투약 시간을 기준으로 수가를 누적하는 방식과 함께 환자 관리에 대한 월 정액 보상을 병행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단순 정액 수가 구조로, 장시간이 소요되는 복합 항암요법도 동일한 보상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외래 항암주사 관리료 인상 ▲무균조제 가산율 확대(50%→100%) ▲CSTD 등 안전재료 별도 보상 등을 단기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항암 집중간호료 신설(투여 중 1:1 밀착 모니터링이 필요한 약제 또는 약제 변경시 2nd cycle 까지 부작용 발생에 대해서 전담 수가 신설) ▲독성 반응 원격 상담료 도입 ▲환자 안전관리 통합 가산 등 새로운 수가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특히 항암 치료 이후 발생하는 오심, 발열 등 부작용에 대한 비대면 관리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보상이 없어 의료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개선 과제로 꼽혔다.
김 교수는 "암환자 임상 전반을 포괄하는 수가 체계가 미흡하다"며 항암치료 과정에서의 간호 부담을 반영한 '항암집중 간호료' 신설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외래 항암치료 이후 귀가 환자에서 발생하는 오심, 구토, 발열 등 부작용 관리와 관련해 "독성 반응에 대한 원격 상담료와 비대면 상담·관리 보상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며 실질적인 사후관리 보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영웅 한양대학교구리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암성통증관리료 신설을 촉구했다. 원 교수는 종양내과 지원율 감소를 지적하며, 진료과의 미래는 해당 진료과의 의료행위 수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 교수에 따르면, 2015년에 대한종양내과학회에서 '항암제 투여계획료'와 '항암제 투여 후 반영평가 및 부작용평가료' 신설을 제안했다. 그러나 '항암제 투여계획료'는 신설되지 못하였으며, 이후 추가적으로 신설된 종양내과의사들의 의료행위에 대한 신규수가 진료행위는 없는 상황이다.
이어 지원자를 증가시킬 방법으로 종양내과 의사들만 하거나 주로 하는 의료행위에 대한 수가를 신설하는 것을 강조했다.
항암치료를 혈액종양내과 분과 전문의만 할 수 있도록 하거나, 혈액종양내과 분과전문의가 항암치료를 하는 경우 가산수가를 주거나, 병원의 규모에 따라 혈액종양내과 분과 전문의 필수 인원수 규정을 만드는 방안도 떠오르나,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원 교수는 진찰료나 검사 외에 추가할 수 있는 종양내과 의사 또는 암환자 진료의사만의 의료행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종양 유전자 결과 상담 ▲암성 통증 평가 및 관리 등을 건강보험 수가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종양 유전자 결과 상담료의 경우 별도의 수가를 신설하기보다, 종양유전자 클리닉과 같이 외래와 동일한 체계에서 별도의 진료시간을 운영하고 외래진료 수가를 별도로 산정하는 방식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해당 수가를 통해 청구된 환자군의 상당수가 종양내과 전문의 진료 환자로 구성되도록 설계한 뒤, 이를 질평가 지표로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종양 유전자 결과 상담 실시율'을 지표로 설정해, 항암치료 전 8주 이내 종양 유전자 상담 수가가 발생한 환자 비율(해당 기간 항암치료 환자 대비)을 평가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아울러 제도 도입과 관련해 별도 수가 신설이 어려울 경우, 기존 '암환자 교육·상담료' 항목에 '종양 유전자 결과 상담'을 추가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원 교수는 암성 통증 평가 의무화의 실현 가능성과 관련해 실제 수행 주체는 종양내과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다만 다수 진료과 및 직군에서는 '암성통증관리료'와 같은 별도 수가 신설 자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원 교수는 우선 기존 수가 체계(일상생활동작검사 등)를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구체적으로 표준화된 통증 평가도구를 활용해 암성 통증을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처방을 적용한 뒤 정해진 서식에 따라 기록·입증해 수가를 청구하는 방식이다.
다만 통증 평가도구는 특정 진료과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의사가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종양내과의 역할이 희석될 수 있다는 한계도 지적됐다. 이에 대해 원 교수는 "통증 평가 이후 담당 의사가 해석과 치료계획을 간략히 명시하도록 해 의료행위를 입증하는 방식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NST(영양지원팀)와 유사한 다학제 기반 '암성통증 관리팀' 운영 모델이 제안됐다. 다학제팀이 환자를 공동 진료하고 관련 서식 등 증빙자료를 작성해 수가(집중영양치료료)를 청구하는 구조다. 다만 이 경우 특정 진료과 중심 체계가 아닌 병원 단위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종양내과 고유 역할이 부각되기 어렵고 타 진료과까지 포함한 전반적 업무 체계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한계로 제시됐다.
원 교수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암성 통증 평가 및 관리 수가' 개발을 제안하고, 실제 진료 현장 적용을 통해 관련 데이터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택의료 분야 참여도 모색하는 종양내과...학회 설문조사 실시
대한종양내과학회는 재택의료 분야 '먹거리' 탐색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재택의료에 대한 인식 및 요구도에 관한 설문조사에 나섰다. 설문조사 결과는 서울대학교병원 유신혜 교수(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가 진행하는 '국내 혈액종양내과 전문의의 재택의료에 대한 인식 및 요구도 조사 연구'에 활용할 예정이다.
학회가 재택의료 관련 설문조사 나선 것은, 항암치료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 재택의료 분야 참여를 본격적으로 모색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입원 중심에서 외래·장기관리 중심으로 전환된 암 치료 환경에서, 증상 관리와 부작용 대응 등 '병원 밖 의료'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현행 수가체계는 이를 충분히 보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학회는 재택의료를 항암치료 연장선상의 관리 영역으로 설정하고, 적용 대상과 서비스 범위, 실행상 제약요인을 선제적으로 파악함으로써 향후 정책 및 수가 신설 논의에 반영할 근거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한 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고령 암 환자 증가와 정부의 재택의료 확대 기조가 맞물리면서, 종양내과가 기존 '투약 중심 진료'에서 '지속적 환자관리 중심'으로 역할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일 것"이라며 "결국 재택의료라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