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자동화 실험] ① 쿠팡, 쿠팡 인건비 9兆 육박… 자동화 '가속페달

문수아 2026. 4.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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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설비 52% 급증… 물류 비용 구조 재편

자동화 설비 52% 급증… 물류 비용 구조 재편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쿠팡의 물류 자동화가 실험 단계를 지나 비용 구조를 재편하는 방향으로 접어들고 있다. 매출보다 빠른 속도로 인건비가 불어나면서 자동화 투자의 가속페달을 밟을 필요가 커졌다.

13일 쿠팡 한국법인의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건설 중인 자산 신규 투입액은 1조2601억원으로 전년(6194억원)의 두 배에 달한다. 물류센터 부동산 리스 역시 급증해 사용권자산이 2조4961억원에서 3조5103억원으로 40.6% 늘었고, 아직 개시되지 않은 리스 계약의 미래 최소리스료만 8251억원에 이른다. 물류센터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서인데, 자동화 설비가 포함되는 비품의 장부가액은 2024년 9557억원에서 지난해 1조4566억원으로 52% 뛰었다. 비품 감가상각비도 2225억원에서 3024억원으로 36% 늘어 가동 중인 설비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쿠팡의 물류 투자는 양적 확대에서 질적 전환으로 바뀌는 추세다. 2023년 준공한 광주 첨단 스마트 물류센터를 시작으로 대구 등에 들어설 물류센터에는 각종 자동화 설비를 접목한다. 최근에는 물류센터와 대리점 사이 간선 노선에 도입할만한 물류 자율주행 검토도 시작했다.

투자의 성격이 바뀐데는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의 뜻이 크게 작용했다. 김 의장은 작년 초부터 물류 자동화 투자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2월 2024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작년(2024년)에 자동화된 풀필먼트, 물류 인프라 비율을 거의 두 배로 늘렸다”면서 “고도화된 자동화 비율은 아직 전체의 10%대 초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지난 8월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AI로 자동화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강화해 운영에 변혁을 일으킬 것”이라며 투자 확대 방침을 분명히 했다.

비용 구조의 효율을 높일 필요도 커졌다. 쿠팡 한국법인의 2025년 인건비는 8조8496억원, 전년(7조2165억원) 대비 22.6% 늘었다. 매출 증가율(18.7%)를 웃도는 속도다.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은 18.8%에서 19.5%로 늘었다. 물류 현장의 마진 압력은 더 컸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두 물류 자회사의 합산 매출은 10조2676억원이지만, 순이익률은 각각 1.8%와 1.4%에 그친다. 비용은 계속 늘어나는데 마진은 박한 구조에서, 자동화를 통해 단위당 처리 비용을 낮추는 것이 수익성을 개선하는 가장 직접적인 경로인 셈이다.

아마존은 쿠팡이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 참고 사례가 됐다. 아마존에 따르면 자동화 이전 물류센터 운영비의 50~60%는 작업자가 재고를 찾아 걸어다니는 동선에서 발생했다. 아마존은 2012년 키바시스템즈를 7억7500만 달러에 인수한 뒤 로봇이 선반을 작업자에게 가져오는 방식으로 이 동선을 제거했다. 주문에서 출하까지 걸리는 시간이 60~75분에서 15분으로 줄었고, 같은 면적에 재고를 50% 더 적재할 수 있게 되면서 운영비는 약 20% 절감됐다. 2024년 가동한 루이지애나 슈리브포트 차세대 센터에서는 로봇 1000여 대를 투입해 인력을 25% 감축했고, 2027년까지 40개 시설에 같은 모델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모건스탠리는 이 같은 자동화가 2025~2027년 3년간 126억 달러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화로 절감한 비용은 재투자에 쓰인다. 아마존은 물류에서 줄인 비용을 가격 경쟁력 등에 재투자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쿠팡 역시 지난해 대구 첨단 스마트 물류센터를 열면서 AI를 접목, 낱개 포장된 상품의 최종 목적지를 중간 대리점에서 일일이 확인하지 않도록 주소 자동 분류 시스템을 완성했다. 중간 과정이 사라지면서 배송 속도와 적재 효율을 높일 수 있어 지방 배송 권역을 확대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커머스 물류 현장을 자동화하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기계가 인간을 완전 대체하는 수준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중간 과정에서는 인력의 재배치, 자동화 전문 인력의 추가 고용이 발생하면서 효율을 높이는 성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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