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이냐 수성이냐…전현직 맞대결 경남지사, 오차범위 내 승부

최승균 기자(choi.seunggyun@mk.co.kr) 2026. 4.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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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박완수 지지율 박빙
“당 아니라 인물 경쟁력 볼 것”
최대도시 창원, 캐스팅 보트로
경남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에서 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창원 최승균 기자]
6·3 지방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현직 지사 간 맞대결 구도로 주목받는 경상남도 선거 판세는 아직도 안갯속이다. 경남지사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김경수 전 지사와 국민의힘 후보인 박완수 현 지사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에 있다.

지난 10일 오후 창원 반송시장. 장을 보러 나온 김 모씨(65·여)는 이번 도지사 선거에 대해 묻자 먼저 한숨을 내쉬더니 “원래는 보수당을 찍었는데 요즘 국민의힘 하는 거 보면 마음이 좀 그렇다”며 “이번에는 투표장에 갈지 말지도 고민”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김씨는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뜻 드러내지 않은 채 “이젠 당이 아니라 사람 보고 찍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에서도 이탈 조짐이 감지되는 대목이다.

차로 10분 거리인 상남동 중심상권. 점심시간을 맞아 직장인들로 붐비는 거리에서 만난 박 모씨(44)는 “부산이나 울산은 민주당 후보가 새 얼굴이라 기대감이 있는 것 같은데, 경남은 김경수 후보가 다시 나오는 구도라 신선함이 떨어진다”며 “결국 박완수 지사가 유리한 거 아니겠냐”고 예상했다. 정권 향배와 별개로 ‘인물 경쟁력’을 먼저 따지는 분위기가 읽힌다.

젊은 층의 시선은 더욱 현실적이었다. 창원 한 카페에서 만난 대학생 조 모씨(22·여)는 “솔직히 정치 얘기보다 취업이 더 급하다”며 “누가 되든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잘라 말했다. 지지 정당보다 ‘체감 정책’을 먼저 따지는 세대의 목소리였다. 10년째 창원 일대에서 택시를 운행 중인 최 모씨(58)는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요즘은 민주당 쪽 바람이 조금 있는 것 같다”면서도 “대통령 있는 쪽이 도정을 맡아야 예산도 더 따온다”며 여당 프리미엄을 기대하는 시선을 내비쳤다.

경남 판세의 중심에는 창원이 있다. 경남은 전통적으로 김해·양산이 진보세가 강하고 진주 등 서부 경남이 보수적인 성향을 보여왔다. 특히 2010년 창마진(창원·마산·진해)을 통합한 후에는 인구 약 98만명에 달하는 경남 최대 도시가 됐으나 지역별 정치 지형은 단일하지 않다.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노동자층이 밀집한 옛 창원지역은 보수와 진보가 팽팽히 맞서고 옛 마산지역은 여전히 보수세가 강한 곳으로 꼽힌다.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곳은 진해다. 신항과 산업단지 배후 주거지로 떠오르면서 젊은 층 유입이 늘었고 과거처럼 일방적인 보수 지역으로 묶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런 ‘다층 구조’가 선거판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창원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50대 직장인은 “같은 창원이라도 어디 사느냐에 따라 정치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며 “특히 이번 선거는 쉽게 예측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후보별 전략도 뚜렷이 갈린다. 박 지사는 3선 창원시장이라는 탄탄한 조직력과 풍부한 행정 경험을 앞세운다. 지역 사정에 밝고 현직으로서 도정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이 있는 김해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거주하는 양산을 잇는 ‘낙동강 벨트’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상징성이 큰 두 지역을 발판으로 도심 외곽까지 지지세를 확산하겠다는 전략이다.

지역별 반응도 엇갈린다. 김해의 한 전통시장 상인은 “김경수는 그래도 한번 해봤던 사람 아니냐”며 “다시 한번 맡겨보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반면 진주에서 만난 50대 자영업자는 “결국은 안정적으로 도정을 끌고 갈 사람이 필요하다”며 “현직 프리미엄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맞섰다. 경남 전체로 보면 김해·양산 등 동부지역은 진보가 우세하고 진주 등 서부 경남은 보수 지형이 여전하다. 그러나 2018년 김 전 지사가 승리한 전례가 있는 만큼 절대 우위로 단정하기 힘들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탄핵 정국 이후 치러지는 첫 대형 선거라는 점에서 중앙정치의 영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으로 50일 남은 선거에서 결국 경남 민심의 향배는 중앙정치의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느냐, 후보 개인의 경쟁력이 그 바람을 얼마나 버텨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탄핵 정국의 여진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인물 경쟁력과 과거 이력에 대한 유권자의 최종 판단이 어떻게 모이느냐로 경남 민심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배진석 교수
배진석 경상국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창원·거제·통영으로 이어지는 산업벨트가 구조조정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관련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도시와 농촌지역 구분이 뚜렷해 지방소멸 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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