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이냐 수성이냐…전현직 맞대결 경남지사, 오차범위 내 승부
“당 아니라 인물 경쟁력 볼 것”
최대도시 창원, 캐스팅 보트로
![경남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에서 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창원 최승균 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4/mk/20260414155403819eyty.png)
지난 10일 오후 창원 반송시장. 장을 보러 나온 김 모씨(65·여)는 이번 도지사 선거에 대해 묻자 먼저 한숨을 내쉬더니 “원래는 보수당을 찍었는데 요즘 국민의힘 하는 거 보면 마음이 좀 그렇다”며 “이번에는 투표장에 갈지 말지도 고민”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김씨는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뜻 드러내지 않은 채 “이젠 당이 아니라 사람 보고 찍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에서도 이탈 조짐이 감지되는 대목이다.
차로 10분 거리인 상남동 중심상권. 점심시간을 맞아 직장인들로 붐비는 거리에서 만난 박 모씨(44)는 “부산이나 울산은 민주당 후보가 새 얼굴이라 기대감이 있는 것 같은데, 경남은 김경수 후보가 다시 나오는 구도라 신선함이 떨어진다”며 “결국 박완수 지사가 유리한 거 아니겠냐”고 예상했다. 정권 향배와 별개로 ‘인물 경쟁력’을 먼저 따지는 분위기가 읽힌다.
젊은 층의 시선은 더욱 현실적이었다. 창원 한 카페에서 만난 대학생 조 모씨(22·여)는 “솔직히 정치 얘기보다 취업이 더 급하다”며 “누가 되든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잘라 말했다. 지지 정당보다 ‘체감 정책’을 먼저 따지는 세대의 목소리였다. 10년째 창원 일대에서 택시를 운행 중인 최 모씨(58)는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요즘은 민주당 쪽 바람이 조금 있는 것 같다”면서도 “대통령 있는 쪽이 도정을 맡아야 예산도 더 따온다”며 여당 프리미엄을 기대하는 시선을 내비쳤다.
경남 판세의 중심에는 창원이 있다. 경남은 전통적으로 김해·양산이 진보세가 강하고 진주 등 서부 경남이 보수적인 성향을 보여왔다. 특히 2010년 창마진(창원·마산·진해)을 통합한 후에는 인구 약 98만명에 달하는 경남 최대 도시가 됐으나 지역별 정치 지형은 단일하지 않다.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노동자층이 밀집한 옛 창원지역은 보수와 진보가 팽팽히 맞서고 옛 마산지역은 여전히 보수세가 강한 곳으로 꼽힌다.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곳은 진해다. 신항과 산업단지 배후 주거지로 떠오르면서 젊은 층 유입이 늘었고 과거처럼 일방적인 보수 지역으로 묶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런 ‘다층 구조’가 선거판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창원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50대 직장인은 “같은 창원이라도 어디 사느냐에 따라 정치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며 “특히 이번 선거는 쉽게 예측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후보별 전략도 뚜렷이 갈린다. 박 지사는 3선 창원시장이라는 탄탄한 조직력과 풍부한 행정 경험을 앞세운다. 지역 사정에 밝고 현직으로서 도정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이 있는 김해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거주하는 양산을 잇는 ‘낙동강 벨트’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상징성이 큰 두 지역을 발판으로 도심 외곽까지 지지세를 확산하겠다는 전략이다.
지역별 반응도 엇갈린다. 김해의 한 전통시장 상인은 “김경수는 그래도 한번 해봤던 사람 아니냐”며 “다시 한번 맡겨보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반면 진주에서 만난 50대 자영업자는 “결국은 안정적으로 도정을 끌고 갈 사람이 필요하다”며 “현직 프리미엄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맞섰다. 경남 전체로 보면 김해·양산 등 동부지역은 진보가 우세하고 진주 등 서부 경남은 보수 지형이 여전하다. 그러나 2018년 김 전 지사가 승리한 전례가 있는 만큼 절대 우위로 단정하기 힘들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탄핵 정국 이후 치러지는 첫 대형 선거라는 점에서 중앙정치의 영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으로 50일 남은 선거에서 결국 경남 민심의 향배는 중앙정치의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느냐, 후보 개인의 경쟁력이 그 바람을 얼마나 버텨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탄핵 정국의 여진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인물 경쟁력과 과거 이력에 대한 유권자의 최종 판단이 어떻게 모이느냐로 경남 민심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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