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W 청두를 반드시 가봐야 하는 이유
청두의 남쪽을 대표하는 호텔은 W 청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비로 흘러내리는 가상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거대한 판다 인형을 둘러싸고 칵테일을 마신다. 중국의 젊은 고객층이 W 청두를 점찍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참고로 W 청두는 트윈 타워를 마주한다.

W 호텔은 중국 내에서도 구매력이 있는, 특히 젊은 고객층이 선호하는 호텔 브랜드다. 화려하고 강렬한 것을 선호한다는 중국에 대한 일반적인 선입견에 빗대어 보면 이유가 선명히 드러난다. W 호텔은 2000년대 뉴욕의 클럽 문화를 표방하며 등장했다. 1998년 W 호텔이 첫선을 보였을 때까지만 해도, 호텔 산업은 여전히 귀족적인 우아함을 미덕으로 삼던 시기였으니 그 파장은 대단했다. 노랑, 초록, 빨강 선명한 네온 컬러와 아크릴 오브제, 반짝이는 글리터와 글로시한 질감이 도드라지는 무드는 과감하다 못해 도발에 가까웠다고나 할까. W 호텔의 등장은 호텔을 기존 숙박 중심의 개념에서 놀며 즐기기 위한 공간으로 확장했다.

청두 젊은 층의 취향을 특정하기 이전에, 우선 W 호텔에 대한 오래된 이미지를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 아마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W의 이미지는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그것일 것이다. 그때 그 시절, 이른바 '왕년'의 클럽이 지금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없는 건 자명하듯, 다소 촌스럽다고 느낄 만도 하다. 이것은 실제로 W 호텔이 떠안고 있던 가장 큰 과제였는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과감히 브랜드 세대 교체를 결정했다. 리브랜딩의 핵심은 클럽과 파티로 대표되는 '나이트 라이프' 콘셉트에서 문화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흡수하는 것이다. 여전히 네온 컬러가 도드라지지만, 이전보다 온화하고 자연스러워졌다. 여전히 바(Bar) 공간에 힘을 줬지만 스파와 피트니스와 같은 웰니스 공간의 역할도 강화했다. 중국에 있는 W 호텔 대부분은 2016년 이후 오픈해 리브랜딩의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다. 청두 W 호텔의 오픈 시점은 2020년 10월, 고로 W 호텔의 이미지를 업데이트하기에 더없이 좋은 지점이라 할 수 있겠다.

W 청두는 스스로의 콘셉트를 '두티튜드(Du'titude)'라고 정의한다. 청두(Chengdu)와 태도(Attitude)가 결합된 단어로, '청두다운 태도' 혹은 '청두의 감각' 정도로 풀이할 수 있겠다. 청두는 중국 내에서도 느긋하고 문화를 즐기는 지역으로 꼽힌다. 차관에 모여 차를 마시고, 사천 오페라를 관람하고, 공원에서 카드놀이를 하거나, 동네마다 있는 마작관에 모여 오후 내내 마작을 한다. 동시에 중국 서부의 중심 도시로서 항공우주, 자동차 등의 산업 집중도도 높은 편이다. 일과 여가의 균형이 잘 잡힌 도시라는 것이다. W 청두의 자신만만함은 로비를 들어서자마자 납득할 수밖에 없다. 곳곳에 녹여 낸 청두의 요소들은 하나하나 셀 수 없을 정도며, 동시에 매우 세련된 형식미 또한 갖추고 있다. 유연한 곡선미는 호텔의 메시지를 함축하는 메타포다. 천장과 벽과 같은 골격은 물론 소파와 테이블 등 297개에 달하는 모든 객실의 구석구석을 부드럽고 완만한 곡선으로 굴려 놓았다. 긴장감은 줄어들고 편안함은 극대화된다.

로비로 들어서면 폭포가 쏟아진다. 높은 층고 꼭대기에서부터 폭포처럼 떨어지는 미디어 아트는 쓰촨 지역을 대표하는 풍경구, '주자이거우(九寨, 구채구)'의 물길을 표현한 것이다. 로비 데스크 근처의 천장에는 잘린 대나무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고, 청두의 주인이나 다름없는 판다는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 있다. 참고로 로비에서 긴 털을 말끔하게 빗고 앉은 2개의 거대한 인형도 알고 보면 판다다. 이 비단 같은 머릿결을 위해 하루 2번 이상씩 열심히 관리 중이라고 한다. 객실은 더욱 환영할 만하다. 한밤에도 번쩍거리던 고채도의 강렬함은 사그라들고 반대로 화사하면서도 차분한 색조가 객실을 감싸 안았다. 호텔 전반적으로 쓰인 오묘한 색 조합은 주자이거우의 자연 색채와 청두를 대표하는 비단인 '촉금(蜀)'에서 영감을 얻었다. 청두를 대표한 공연 예술은 단연 촨쥐(川)인데, 그중 가장 유명한 장면이 '변검()'이다. W 청두의 객실 복도 카펫와 일부 벽에는 붉은색, 파란색, 금색 등 대칭적인 그래픽 패턴이 들어가 있는데, 이러한 색 조합은 변검에서 채택한 것이다.
생각해 보면 호텔은 도시보다 훨씬 농축된 여행지일지도 모른다. 하루종일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보다 잘 설계된 호텔에서의 하루가, 그 지역의 문화와 상징을 훨씬 압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W 청두는 쾌락주의적인 외관 뒤에, 청두의 문화를 가장 또렷한 방식으로 전달해 주는 호텔이자 여행지다.
청두의 지금, 청두 트윈 타워
청두 도심의 남쪽 지역은 중심 지역인 구도심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곳은 중국 정부가 최근 10여 년 동안 가장 집중적으로 개발 중인 신흥 금융지구인데 특히 현대적인 오피스 타워와 국제 기업 본사가 밀집해 있다. 청두 구시가지에서 느껴지는 오래된 세월의 흔적과는 거리가 먼 세련되고 현대적인 모습이다. 젊은 층 인구도 상당히 많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대도시에서 커리어를 쌓은 젊은 층들이 청두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청두에서 근무하는 청년들은 추후 주택 마련이나 자녀 교육 방면에서 국가의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청두 사람들은 이 남부 지역을 두고 청두의 미래라 여긴다. 바로 그 중심에 자리하는 것이 청두 트윈 타워(Chengdu Twin Towers)다.

약 218m에 달하는 2개의 빌딩이 나란히 서 있는데, 이 두 건물 외벽 전체에 설치된 LED 라이트 스트립이 무려 16만개가 넘는다. 두 빌딩을 합친 화면 면적은 약 5만 평방미터에 달한다. 해가 지면 건물 전체가 거대한 스크린으로 변해 다양한 라이트 쇼가 펼쳐진다. 청두를 상징하는 판다나 전통 문양 등 형형색색 디지털 그래픽이 빌딩 외벽에 재생된다. 설날에는 붉은 등불과 용의 이미지가 건물을 휘감고, 때로는 어느 기업의 메시지나 브랜드 광고가 재생되기도 한다. 라이트쇼는 저녁 7시30분부터 보통 밤 10시까지 이어진다.

이 라이트쇼를 가장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곳은 '교자지환(交子之)'이라 불리는 보행교다. 청두 트윈 타워를 바라보는 대형 교차로 위에 놓인 원형 보행교인데, 중앙에 거대한 링 형태의 산책로가 구성되어 있다. 단순히 길을 건너기 위한 육교라기보다는 또 하나의 작은 광장에 가까운 공간이다. 교자(交子)라는 이름도 흥미롭다. 교자는 송나라 시기 쓰촨 지역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지폐의 이름이자 세계 최초의 지폐로도 알려져 있다. 이는 청두가 추후 금융 도시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담아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Editor's Pick
W 청두에 머문다면 반드시 가봐야할 곳
공원 아래 들어선 청두의 트렌드, 레귤러
레귤러는 청두의 남쪽, 가오신구(高新區, 첨단과학기술구)에 조성된 라이프스타일 복합 공간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공원이다. 이곳저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마작과 장기를 두는 어르신들로 가득한 청두의 어느 공원. 이곳은 과거 매립지였던 부지를 재생해 만든 공원인데, 그 아래쪽으로 각종 편집숍과 카페, 전시 공간을 배치했다. 지면보다 낮게 파인 정원 주변에 상점이 이어지는 형식이고, 계단과 골목, 작은 광장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 마치 두더지가 땅을 헤집듯 이곳저곳을 파고들며 걷는 재미가 있다.

입점 브랜드도 일반적인 쇼핑몰과는 다르다. 독립 디자이너 브랜드, 라이프스타일숍, 청두의 로컬 카페 브랜드가 주를 이룬다. 아라비카(% Arabica) 카페도 이곳에 매장을 열었다. 아직 잘 알려진 관광 명소가 아니라, 주로 청두의 젊은 층만 보인다. 최근 레귤러가 주목받은 이유 중 하나는 루이비통(Louis Vuitton)이 이곳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며 청두 시티 가이드북 개정판을 공개했다. 쇼핑몰이 아닌 공원형 상업 공간에서 진행된 럭셔리 브랜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글·사진 강화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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