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르무즈 해협 ‘이란 항만 봉쇄’ 돌입…유가·시장 충격 우려
이란 "유가 급등 불가피"

(뉴욕=머니투데이방송) 염현석 특파원= 미국이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 중 하나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항만을 겨냥한 사실상 봉쇄 조치에 돌입했다. 중동 휴전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가운데 미국이 군사적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국제유가 상승과 공급 불안 우려가 동시에 확대되는 양상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동부시간 기준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항만을 드나드는 선박에 대한 차단 조치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이란이 해협 통항을 제한하며 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에 대응해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국가가 세계를 협박하도록 둘 수 없다"며 "이란이 해협을 정상화하고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봉쇄 목적에 대해 "두 가지 모두이며 그 이상"이라고 강조하며 군사·외교적 압박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주말 파키스탄에서 진행된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결렬된 직후 단행됐다. JD 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협상단은 약 21시간 협상 끝에 이란이 핵무기 개발 포기 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합의 없이 귀국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지난주 가까스로 성사됐던 2주간의 휴전이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느 이번 봉쇄에 대해 "이란 항만을 출입하는 모든 선박"에 적용되며, 아라비아만과 오만만에 위치한 이란 연안 전체가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비이란 항만을 오가는 선박의 자유로운 항해는 방해하지 않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는 전면적인 해협 봉쇄가 아닌 '이란 표적형 압박'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래 이란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 의회 의장은 봉쇄 조치가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의 휘발유 가격이 오히려 그리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군사적 긴장을 넘어 실질적인 에너지 공급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항로이기 때문에 부분적인 통제만으로도 유가 급등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이란 항만을 겨냥한 제한이 장기화될 경우 아시아 수입국을 중심으로 물류 비용과 보험료 상승이 동반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유가 상승 기대를 자극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 안보 논의를 촉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동시에 군사적 충돌로 확대될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위험자산 회피 흐름이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염현석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