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희숙 "젊은 서울 만들겠다…당 망가졌지만, 후보는 희망 줄 수 있다"
"고부가가치가 있는 먹거리 산업 열 것"
정원오, '문재인-박원순 시즌2' 우려

"서울을 설렘과 도전이 가득한 젊은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윤희숙 전 여의도연구원장은 당 내부에서 늘 혁신에 앞장섰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첫 정강·정책 연설자로 나서 "권력에 줄 서는 정치가 계엄 같은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며 통렬한 반성문을 읽었다. 지지층 이탈을 우려한 당 지도부 누구도 계엄 사과를 꺼내지 못할 때였다. 지난해 혁신위원장에 임명돼 계엄·탄핵 사죄문을 당헌‧당규 수록하자고 주장했고, '중진 용퇴'도 요구했다.
윤 전 원장은 12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서울시장에 도전한 이유로 "당이 굉장히 어려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지방선거를 통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20년간 정체된 서울을 바꾸고 싶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1970~1980년대 청년들이 서울역에 내리면 앞에 있는 대우빌딩(현 서울스퀘어)을 보며 두려움과 설렘을 느꼈다. 그런 설렘과 도전이 가득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고부가가치가 있는 먹거리 산업 열겠다"

-윤희숙이 그리는 서울은 무엇인가.
"1970~1980년대를 보면 새벽에 서울역에 내리면 거대한 대우빌딩을 보며 두려움과 함께 설렘을 느꼈고, 도전 의지를 불태웠다. 젊은이들은 '서울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다짐했다. 도시를 제대로 운영한다는 것은 그런 에너지를 유지하는 것이다. 젊음이 없는 도시는 쇠락한다."
-젊은 서울을 만들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고부가 가치가 있는 먹거리 산업을 열어줘야 한다. 600년 고도의 문화적 유산, 그리고 서울의 브랜드 가치가 우리가 가진 자산이다. BTS가 공연할 곳이 없어서 광화문에서 공연한 게 아니다. 그냥 흘려보냈던 문화적 영향력을 산업적 기반으로 연결시키는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 콘텐츠 IP(지식재산권) 산업이 다음 먹거리가 될 수 있다. 서울은 전국에서 가장 좋은 대학들이 몰려있다. AI(인공지능) 물결 속 우수한 젊은 인력들을 활용해 콘텐츠 제조 혁신도 이룰 수 있다."
-주거 불안 문제 해결도 시급하다.
"600년 동안 수도였던 서울은 포화 상태다. 새 땅이 없다는 얘기다. 기존 주택을 새롭게 정비하면서 수요자가 원하는 주거를 공급하는 것, 그것 말고는 길이 없다. 박원순 시장 때 400개 정비 사업을 일시에 해제시키면서 전례 없는 공급 절벽이 생겼다. 중앙정부도 주택 공급에 굉장히 적대적이다. 재개발·재건축을 하면 기존 사람들이 돈을 번다며 적대적인 규제를 해왔다. 중앙정부와 싸우며 시장 권한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하겠다. 용적률과 종상향을 적극 부여해 사업성을 높이겠다. 또 취임 초기 정비 사업을 전수 조사해 인허가와 관련된 자들의 횡포로부터 주민을 보호하면서 사업 절차도 간소화하겠다."
-오세훈 현 시장과 차별점은.
"청년에게 서울은 미래를 도전한다는 생각을 못 하는 도시가 됐다. 상당한 자산가, 대기업 본사만 남았다. 그럼에도 오 시장은 한강버스, 강변 대관람차 '서울링'에만 집중했다. '한강 르네상스'도 좋고, 랜드마크도 좋지만 더 본질적인 문제는 서울의 미래를 다시 살리는 것이다."

"정원오, '문재인-박원순 시즌2' 될 것"
-여당 후보가 된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박원순 시대의 '나눠먹기식' 운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칸쿤 논란' 등에서 보듯 측근에게 이득을 나눠주고 그 대가로 정치적인 충성을 받는다. 구청장이 장기 출장을 다녀왔는데 제대로 된 보고서가 없는 게 말이 되느냐. 또 구청장을 하면서 큰일을 해결한 게 하나도 없다. '성공버스'(성동구 무료 셔틀버스)만 해도 시내버스 노선을 그대로 가면서 공짜로 운영할 뿐이다. 많이 뿌려서 많은 수혜층을 만드는 선심 정책일 뿐이다."
-야당 시장으로 한계는 어떻게 극복하겠는가.
"정 전 구청장이 서울시장이 되면 '문재인-박원순 시즌 2'가 될 것이다. 중앙정부의 이재명 대통령의 선택으로 시장이 되면 대통령에게 애면글면할 수밖에 없다. 본인 힘으로 당선된 게 아니지 않느냐. 서울시민을 위해 중앙정부와 싸우고, 대통령 견제도 하고 반대 목소리도 낼 수 있어야 한다."
-서울 지역 당 지지율을 올리는 게 과제인데.
"당은 체질이 많이 약화됐고 시민들이 보기에도 대단히 허약해 보일 수 있다. 당은 망가졌지만 후보는 희망을 줄 수 있다. 당보다 훨씬 튼튼하고 철학이 분명하다고 점을 알려야 한다. 지금 대통령은 입법과 사법, 행정을 손가락 하나로 부리고 있다. 그런데 지방 권력까지 독점하면 나라의 균형, 견제라고는 1%도 살아남지 못한다."
염유섭 기자 yuseoby@hankookilbo.com
김준형 기자 junb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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