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갈 곳 없는 색동원 장애인... 시설 ‘칸막이’ 치워줘야

경기일보 2026. 4. 1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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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군 중증발달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전경. 경기일보DB


색동원은 인천 강화도에 있는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이다. 지난해 9월 시설장과 종사자들이 여성 장애인들에게 성폭력을 자행하고 학대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기일보 단독 보도다. 실태 조사 결과 여성 장애인 대부분이 피해를 진술했다. 경찰은 시설장을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강화군은 지난달 23일 색동원 시설 폐쇄를 결정했다.

인천시가 최근 색동원 장애인 33명에 대한 자립욕구조사를 했다. 자립의사가 명확한 4명과 자립에 관심 있는 7명 등 11명이 희망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들이 자립하려면 일정한 훈련 과정이 필요하다. 모두 중중발달장애를 가진 데다 일평생 시설이나 가족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시설 장애인이 완전한 자립으로 나아가려면 2단계를 거친다. 자립훈련주택과 자립생활주택이다. 단기 거주 자립훈련주택은 일상생활 기술을 가르친다. 전문 코치나 활동지원사가 상주한다. 스스로 식사 준비 및 장보기, 가전제품 사용법, 청소 습관 기르기 등이다. 2~4년 거주 자립생활주택에서는 실전 자립 준비를 한다. 개인별 자립 계획을 짜고 지역사회 취업 및 여가활동 등에 참여한다. 공공임대주택 신청 등 독립적 주거 마련도 준비한다.

그러나 현재 인천에는 당장 이용 가능한 자립훈련시설이 자립생활주택 네 자리뿐이다. 이에 인천시가 서울·경기도의 자립훈련시설 이용 가능 여부를 타진했다. 서울 구로·서초구로부터 자립생활주택 두 자리만 가능하다는 답변이 왔다. 희망자는 11명인데 시설은 여섯 자리뿐이다. 나머지 5명은 갈 곳이 없는 형편이다. 인천시는 곧 간담회를 열어 보호자 의견까지 확인한 후 최종 자립수요를 정할 예정이다. 시설 공급을 넘어서는 자립 수요에 대해서는 일단 다른 거주시설에 옮겨 대기시킬 방침이다.

자립훈련시설은 각 지자체가 비용 전액을 부담해 운영한다. 인천시나 정부 색동원TF가 나선다 해도 협조를 강제하기 어렵다. 이런 구조여서 색동원 장애인이 다른 지역 시설을 이용할 때도 그 지자체가 비용을 부담한다. 인천지역 자립생활주택의 경우에도 장애인 1인당 연간 1천700만~2천500만원이 들어간다.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큰 편이다.

2월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수도권 자립생활주택 빈자리를 파악해 봤다. 서울·경기에 열 자리 정도가 비어 있었다. 그러나 인천시 협조 요청에는 두 곳만 응답했다. 이번 색동원 사안은 좀 심각하다. 색동원TF 등 정부가 적극 나서 이런 비용 걸림돌을 치워줘야 한다. 장애인 시설 ‘칸막이 행정’에 색동원 장애인들이 길을 잃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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