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르무즈 역봉쇄' 강행…또 '파병 요구' 불거질 가능성도

정윤영 기자 2026. 4. 14.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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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홍해 봉쇄 엄포…美, 韓에 '군함' 파견 요구 또 불거질 수도
전문가들 "동맹 압박 현실화 가능성…파병 가능성도 대비해야"
호르무즈 해협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미국이 결국 호르무즈 해협의 '역봉쇄'(Counter-Blockade)를 강행하며 중동 해역의 군사 긴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주말 이뤄진 이란과의 종전 협상 결렬 직후 나온 이번 군사적 대응으로 해협 통제권을 두고 이란과 미국의 무력 충돌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이 한국에 재차 군함 파견을 요구할 가능성도 크게 만드는 요인이다. 미국이 중동사태에 대한 '동맹국의 기여 압박'을 재점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우리 선박 26척과 선원 173명의 발이 묶인 상황에서, 한국은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와 중동과의 에너지 협력을 위한 관계 유지, 한미 공조라는 '3중 과제'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美 "승인 없이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불가"…이란 일대 해상 봉쇄 강행

미군 중부사령부는 13일(현지시간) 오전 10시, 한국시간으로 13일 밤 11시를 기해 호르무즈 해협의 동쪽 오만만과 아라비아해 일대의 이란 쪽 항구에 대한 접근 항로를 봉쇄하는 조치에 돌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봉쇄 조치'를 언급한 지 만 하루 만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수석대표로 한 미국 측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이끄는 이란 대표단 간 종전 협상이 결렬된 이후 양국의 갈등이 다시 심화하면서 나온 조치다.

미국의 구체적인 봉쇄 조치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관련 동향을 더 확인할 필요가 있지만, 일단 미군 중부사령부는 봉쇄 조치 발효 수 시간 전 발표한 공지문에서 "허가 없이 봉쇄 구역에 진입하거나 이탈하는 모든 선박은 차단, 회항, 나포의 대상이 된다"라며 "다만 이란이 아닌 목적지로 향하거나 이란이 아닌 곳에서 출발한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중립적 통항은 막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 해군의 함대가 오만만 및 아라비아해 일대에서 해상 교신을 통해 선박의 출항지과 목적지를 확인하고 경우에 따라 무력 시위를 통해 통제권을 발휘하는 방식으로 '봉쇄'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과 가장 가까운 미 해군은 바레인 지역의 5함대가 있다.

관건은 이란의 '반응'이다. 이란은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 발표 이후 보복 차원에서 예멘과 소말리아 인근의 '홍해의 관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집트 수에즈 운하와 연결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인도양을 잇는 핵심 해상 통로로,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12%를 담당하며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필수 무역로다. 이란은 친이란 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을 통해 이곳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려 할 수 있다.

또 일각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미 해군과 이란이 물리적으로 충돌하거나, 서로에 대한 위협적 위력 시위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충돌할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어 이 일대에서 긴장이 크게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4.12 ⓒ 로이터=뉴스1

트럼프 '동맹의 헌신' 또 압박할 가능성…군함 파견 요청에 촉각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을 공습한 뒤 줄곧 동맹국에 미국을 도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선언으로 잦아들 뻔한 중동 정세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로 인해 다시 악화 기류로 흐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동맹의 기여'를 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원유 공급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를 언급하며 군함 파견의 필요성을 포함한 '지원'의 필요성을 요구해 왔다. 특히 미군이 주둔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지원하지 않으면 '보복 조치'를 할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등 이번 사태를 동맹의 '충성도'를 시험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한국의 청해부대는 이란이 봉쇄할 수도 있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 소말리아만, 아덴만 일대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중동사태 발발 후 꾸준히 '파병 후보군'으로 꼽혀 왔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봉쇄 조치가 빠르게 전환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청해부대를 콕 집어 해상에서의 검문·검색 등에 동참할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현재 정병하 외교부 장관 특사를 이란에 급파해 이란 측과 실무 협상을 진행하며 이란과의 소통에도 주력하고 있다. 정 특사는 이란 측과 현재 진행 중인 상황에 대해 긴밀하게 소통하며 본국의 '판단'을 위한 관련 상황을 보고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군사 개입은 계속 신중히 접근하되, 미국의 공식 요청이 있을 경우 법 검토와 국회 동의 등 국내 절차를 이유로 들어 대응 시간을 확보하고, 일본 등 동맹국과 보조를 맞추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국은 군함 파견 등 직접적인 군사력 투사는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경제적 지원이나 비전투적 기여 등 다른 형태의 대응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실제 (파병) 요청이 오면 국회 동의 등 절차를 거치며 시간을 확보해야 하고, 일본 등 다른 동맹국과 보조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최종적으로는 파병 가능성까지도 열어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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