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달래기’ 나선 중앙노동위원장 “노동계 주장, 무식하게 판단 안할 것”
“노조가 의무 아닌 의제 제시하면
거부해도 부당노동행위 아니다“
기업 “일방적으로 거절 어려워”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은 노란봉투법 시행 한 달을 맞아 산업 현장 곳곳에서 혼란이 벌어진 데 대해 “(사용자성이 인정된) 기업들은 하청 노조와 만나서 애로 사항을 듣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거부할 건 거부하면 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또 하청 노조와 교섭에 응해야 하는 ‘사용자성’이 노동위원회에서 인정되더라도, 교섭 의제에 ‘임금 인상’ 등을 포함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최근 각 지방노동위원회가 ‘사용자성 판단’ 사건에서 연이어 하청 노조의 손을 들어주는 상황에서 경영계 달래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전국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재심하는 상급 기관으로, 사실상 ‘사용자성’ 판단 기준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박 위원장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경영계 우려에 동의한다”고 했다. 그동안 노란봉투법을 놓고 “1년 내내 다수 하청 노조와 교섭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또 현장에선 하청 노조들이 ‘산업 안전’ 등 비교적 사용자성을 인정받기 쉬운 의제를 앞세워 원청 기업을 교섭 테이블로 불러낸 뒤, 임금·복지 문제로까지 협상을 요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박 위원장은 “교섭 의무가 없는 의제에 대해 기업이 교섭을 거부해도 ‘부당 노동’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노동계도 과하게 주장하는 내용이 많은데, 노동위원회가 (노동계 주장을 다 들어줄 정도로) 무식하게 판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교섭 의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노조의 교섭 요구를 일방적으로 거절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박 위원장의 말처럼 ‘거부할 것은 거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교섭 의제 중 하나라도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파업 등 쟁의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체 공정이 지연되고 수억 원씩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단호하게 ‘그건 안 된다’고 말할 수 있는 ‘간 큰’ 기업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노란봉투법은 노동자 중 가장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필요한 법”이라면서 양대 노총(한국노총·민주노총)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양대 노총이 하청 노동자 고용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라며 “문재인 정부 당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처럼, 원청도 자신들의 임금 감소와 고용 불안을 우려해 하청 노동자 고용을 반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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