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interview] 센터백 뿌리내린 ‘정경호볼 본체’ 이기혁 “역할에 최선 다할 뿐…감독님 믿음 보답해야”

[포포투=박진우(대전)]
센터백으로 나서고 있는 ‘정경호볼 본체’ 이기혁은 오로지 강원FC에만 집중하고 있다.
강원FC는 12일 오후 2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7라운드에서대전하나시티즌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강원은 2연승을 질주하며 4위로 도약했다.
지난 광주FC전에 이어 ‘압박 전술’로 대전까지 잡아낸 강원이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단연 이기혁. 이날 포백의 좌측 센터백으로 나선 이기혁에게 가장 어울리는 수식어는 ‘축구 도사’였다. 센터백으로 나섰지만 경기 전체를 지배했다. 대전 공격수들의 압박을 손쉽게 풀어낸 뒤 빈 공간으로 패스를 공급하며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결승골 장면은 감탄사를 자아냈다. 전반 34분 이기혁은 후방에서 앞으로 전진 수비해 공을 탈취한 이후 수비를 차례로 제치며 우측면으로 돌파했다. 이후 반대편 긴 패스로 크게 벌렸고, 공을 잡은 이유현이 크로스를 올렸다. 이후 혼전 상황에서 고영준이 가슴으로 떨군 패스를 김대원이 발리로 연결하며 골망을 갈랐다.
결승골 기점 역할을 해낸 뒤 이기혁은 더욱 자신있게 플레이했다. 여유를 가지고 세밀한 빌드업을 가져갔고, 90분 내내 완벽한 타이밍과 판단으로 태클을 시도하며 대전의 공격을 수차례 차단했다. 센터백 한 명이 경기의 판도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일깨운 이기혁이었다.
경기 직후 취재진과 만난 이기혁은 “그간 결과가 따라오지 않았다. 다만 광주전에서 첫 승을 거두며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대전전이라고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 간에 건강한 경쟁이 이뤄졌다. 선수들이 서로 경쟁하다 보니 치열함이 만들어졌고, 그것이 승리로 이어졌다”며 소감을 밝혔다.
결승골의 시발점이 됐던 장면을 회상한 이기혁. “공을 빼앗은 지역이 하프라인이다 보니 상대 공격수들은 일단 다 제쳤다고 생각했다. 내가 전진함으로써 수적 우위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해 자신있게 드리블을 치며 위로 올라갔다. 어떻게 하다보니 수비가 다 벗겨지더라. 줄 곳을 찾았는데 반대편에서 (송)준석이가 좋은 움직임을 가져가서 길게 내줬다. 공격수들이 기회를 잘 살려 득점까지 나올 수 있었다. 나 한 명이 아니라 선수들이 모두 서로 도와서 만든 득점이었다”며 겸손한 자세를 드러냈다.
‘압박하는 축구’로 기조를 바꾸고 2연승을 달리는 강원이다. 이기혁은 “그간 점유율을 가져오는 축구를 했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너무 점유에만 집중하고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상대 지역에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감독님도 점유율보다는 잘할 수 있는 축구를 하자고 말씀하셨다. 에너지 레벨이 높은 공격수들이 위에서 싸울 수 있게 공을 붙이고, 이후 세컨드 볼을 따내 공격권을 가져오는 축구를 시도하니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강원의 새로운 방향에 따라 ‘센터백’ 이기혁도 스스로의 플레이를 치열하게 고민했다. “미드필더를 소화했던 선수라 롱볼에 자신이 있었다. 공격수들을 믿고 전방으로 길게 공을 붙여주는 플레이를 장점으로 살리고자 했고, 수비 지역에서는 간결한 터치와 함께 수비에 포커스를 두고자 했다”며 고민의 흔적을 이야기했다.
이기혁은 풀백과 미드필더까지 소화 가능하지만, 정경호 감독은 최근 꾸준히 센터백으로 기용하고 있다. 이기혁은 “여러 포지션을 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포지션이든 주어진 역할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하고 있다. 센터백 역할 또한 집중해서 하고 있고, 감독님도 만족스러우시다 보니 계속 뛰게 해주신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팀이 더 높게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대표팀 욕심이 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모두가 가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대표팀을 중점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우리 팀이 어떻게든 한 단계씩 올라가다보면 선수 개인의 평가도 좋아진다는 생각이다. 대표팀 소집 기회는 많이 남아있고, 그렇기에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을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강원에 집중할 것이라 강조했다.

박진우 기자 jjnoow@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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