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생물 이야기] 봄철 최고의 별미, 금테 안경을 낀 주꾸미

봄바람이 불어오면 서해 바다는 유난히 분주해진다. 꽃게보다 먼저 밥상에 올라 봄의 시작을 알리는 주꾸미 때문이다. 살짝 데쳐 숙회로, 혹은 매콤한 양념에 볶아 즐기는 주꾸미 볶음은 봄철 최고의 별미다. 눈가에 금색 테를 두른 듯한 독특한 문양 덕분에 '금테 안경을 썼다'라고도 불리는 이 작은 생물은 우리의 입맛을 돋우는 반가운 봄의 전령사다.
주꾸미는 우리가 잘 아는 살오징어, 문어, 낙지 등과 같은 두족류에 속하는 바다 생물이다. 수명은 1년으로 비교적 짧다. 이처럼 짧은 생애를 온전히 바다에 바치고 사라지는 주꾸미가 우리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해마다 찾아오는 봄에 계속해서 만날 수 있을까?"라고 말이다.
전국 주꾸미 어획량이 예사롭지 않다. 2020년 4305t에 달했던 어획량이 2025년 1778t까지 급감했다. 이는 5년 새 절반 이상인 약 60%가 감소한 것이다. 단기간의 변동을 넘어 수년째 이어지는 이러한 감소 추세는 주꾸미 자원 회복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보여준다.

주꾸미는 우리나라 서해에서 대부분이 어획되는 대표적인 지역 수산자원이다. 인천 연안을 중심으로 어업인들의 생계가 이어지고 있고, 충남 연안을 중심으로는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주꾸미의 최근 3년 평균 어획량을 분석한 결과, 레저 낚시를 통한 포획량이 전체 어획량의 약 48%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졌다는 사실이다.
1년을 사는 주꾸미의 삶은 4∼6월에 산란하고, 알에서 부화한 어린 주꾸미는 7∼10월에 성체로 성장하여 11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는 산란을 준비한다. 산란을 마치면 주꾸미는 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어업 생산량의 약 49%가 주꾸미 산란기인 3~4월에 집중되고 있고, 레저낚시 포획량의 약 82%는 한참 성장하는 9~10월에 집중되고 있다. 이는 많이 잡는다는 문제도 있겠지만 각기 다른 시기에 주꾸미 자원에 가해지는 부담이 누적되고 있음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대목인 셈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에서는 주꾸미를 수산자원 회복 중점 연구종으로 선정해 산란 생태와 자원 변동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단순히 어획을 제한하기 위함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주꾸미 자원을 보호하고 지속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우리 바다의 풍요로움을 지키기 위한 과정이다.

/이용득 서해수산연구소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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