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생각은?] 도심 피해 왔더니 법 위반 ‘위기의 동물보호소’
민간 동물보호소 신고제 만료 앞두고 혼란
소음·냄새 민원 우려, 외곽서 운영
지자체 허가 받았어도 ‘통과 불가’
“사실상 폐쇄” 입지 규제 완화 촉구
“유예 종료… 시행령 개정 어려워”

민간 동물보호시설 신고제 만료 기한이 이달 말로 다가온 가운데 운영자들이 “사실상 보호소를 폐쇄하라는 것”이라며 입지 규제 완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100마리 이상을 돌보는 민간 동물보호시설은 이달 27일까지 지자체에 신고해야 한다. 2023년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도입된 신고제는 동물학대를 방지하고 동물 보호시설을 제도권 내로 포섭해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다.
문제는 동물보호법상 시설·운영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농지법, 국토계획법 등 다른 법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신고가 거부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음· 냄새로 인한 민원을 피하고 넓은 부지를 확보하려다 보니 도심 외곽 ‘농지’ 등에 보호시설을 마련한 경우가 많은데 현행법상 불법이기 때문이다.
특히 설립 당시 지자체 허가를 받았음에도, 이후 법 개정 등을 이유로 신고가 불가능해진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게 운영자들의 주장이다. 실제 용인시 처인구 ‘절대농지(농업진흥지역)’에 설립된 한 민간 동물보호소에서 유기견 200여마리를 돌보는 박운선씨는 설립 당시 지자체에 ‘동식물관련시설(축사·견사)’로 허가를 이미 받았다.
박씨는 “2004년부터 주거지역에서 유기동물을 돌보다가 민원이 심해 2012년 용인으로 옮겨와 허가를 받은 뒤 시설을 지어 운영해 왔다”며 “정작 지자체에 신고하니 ‘축사’에선 판매 목적의 ‘사육’은 가능하지만 보호 목적의 ‘양육’은 불가하다며 농지에서 보호시설 운영이 어렵다고 통보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신고제의 취지는 민간 보호시설도 동물복지 기준에 맞게 시설과 운영을 개선하라는 것”이라며 “동물보호법 기준을 충족하면 우선 신고를 수리하고, 입지나 건축물 관련 문제는 별도의 유예기간이나 특례 조항 등을 통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농지 위에 지어져 지난해 지자체로부터 원상복구 명령을 받은 용인시 ‘티어하임보호소’(2025년 7월31일자 7면 보도) 기미연 대표도 농지법 위반 혐의로 최근 검찰에 송치됐다. 해당 시설도 2023년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아 시설을 개선해 현재 300여마리의 동물을 보호하고 있다. 신고를 위해 농지를 전용하려고 해도 원상복구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다 비용 부담도 커 어려운 실정이다.
이날 동물단체와 시민들로 구성된 ‘민간 보호소 신고제 개정을 촉구하는 시민 모임’은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보호소가 사라지면 결국 동물 안락사가 늘어난다”며 “절대농지나 1종 근린생활시설 등 기존 보호소 입지에 대한 한시적 양성화 특례 조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농림부 관계자는 “지자체 신고시 타 법령 위반 여부에 관해 의견을 반영해 신고여부를 결정하는 게 행정 관행”이라며 “농지법이나 건축법 위반 사항은 보호시설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국민이 지켜야 하는 법이라 조정이 어렵다”고 밝혔다.

/목은수 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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