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코리아, 수입차 첫 '직판제' 승부수…전국 어디서나 '원 프라이스'

류종은 기자 2026. 4. 13.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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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부사장이 '리테일 오브 더 퓨처(RoF)' 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가격으로 차량을 판매하는 '리테일 오브 더 퓨처(RoF)' 제도를 본격 시행한다. 이번 제도는 본사가 직접 판매 주체가 되어 가격과 재고를 통합 관리함으로써 고객에게 투명한 구매 환경을 제공하고 딜러사의 재고 부담을 해소하는 것이 핵심이다.

벤츠코리아는 13일 국내 수입차 업계 최초로 본사가 직접 판매를 주도하는 '다이렉트 직판제'를 전격 도입했다. 전국 11개 공식 딜러사와 협약을 마치고 온·오프라인 통합 판매 시스템을 가동했다.

기존 수입차 시장은 딜러사별로 차량 재고를 보유하고 가격을 제각각 책정해 매장마다 구매 조건이 달랐다. 고객은 더 낮은 가격을 찾기 위해 여러 전시장을 돌며 '가격 흥정'을 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하지만 새 제도 도입으로 고객은 전국 어디서든 벤츠코리아가 책정한 동일한 최적 가격으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베스트 프라이스' 원칙에 따라 고객은 계약 시점과 출고 시점 중 더 유리한 프로모션을 자동으로 적용받는다. 예를 들어 500만원 할인 조건으로 계약한 뒤 출고 때 혜택이 700만원으로 늘어나면 700만원을 할인받는다. 반대로 혜택이 300만원으로 줄어도 계약 당시 약속한 500만원은 그대로 보장된다.
박지성 벤츠코리아 RoF 프로세스 총괄 부장이 '리테일 오브 더 퓨처(RoF)' 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박지성 벤츠코리아 RoF 프로세스 총괄 부장은 "프로모션 투명성을 3~4개월까지 미리 공개한 상태"라며 "배를 타고 오는 중인 차에도 프로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객은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전국 모든 차량의 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합리적으로 구매 시점을 선택할 수 있다.

직판제 도입으로 인한 영업사원 감축 우려에 대해 벤츠코리아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이상국 벤츠코리아 부사장은 "영업직원을 줄일 생각이나 기대는 전혀 없다"며 "온라인 직판제에 대한 오해가 있지만 여전히 딜러사는 너무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구매 시에도 실제 인도를 담당하는 딜러사는 본사로부터 동일한 수수료를 지급받는다.

일부 딜러사가 임의로 가격을 낮추는 행위는 원천 차단된다. 이 부사장은 "일부 딜러사가 추가 프로모션을 적용하거나 영업사원 개인 수당을 활용해 가격을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를 엄격하게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사원의 임금 체계는 각 딜러사의 고유 권한으로 본사는 이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딜러사의 수익성 악화 우려에 대해서도 안정적인 비즈니스가 가능해졌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부사장은 "과거에는 쌓인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불필요한 할인을 하면서 수익이 악화됐다"며 "이제는 본사가 재고 부담을 지기 때문에 딜러사는 재고 금융 비용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얻게 된다"고 부연했다.
이상국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부사장이 '리테일 오브 더 퓨처(RoF)' 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해외 시장의 성공 사례도 언급됐다. 벤츠코리아는 독일을 포함한 12개 국가에서 이미 이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 부사장은 "직판제를 실시한 나라의 딜러들에게 '과거로 돌아가고 싶냐'고 물으면 한결같이 절대 아니라고 답한다"고 밝혔다. 딜러사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가격 적정점을 찾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번 RoF 정책은 신차 판매에 한정되며 사후 서비스(AS)와 인증 중고차 비즈니스는 기존 체제를 유지한다. 벤츠코리아는 이번 변화를 통해 수입차 시장의 고질적인 가격 불신을 해소하고 브랜드 신뢰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경쟁사가 딜러 위주 정책을 고수하는 가운데 벤츠코리아의 실험이 한국 시장에 안착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