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지푸라기 잡는 심정"…무안공항 샅샅이 훑는다
사고 현장·주변 지역까지 재수색
민·관·군·경 합동…두 달간 진행
"항철위 제외"…유가족 불신 ‘여전’
범위·방식 놓고 첫날 파행 겪기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왔는데…현장은 엉망이네요."
13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179명의 희생자를 낸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유해를 찾기 위한 범정부 재수색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둔덕(로컬라이저)' 일대에서 진행됐다.
둔덕 주변 활주로는 형광색 선으로 촘촘히 나뉘었고, 가로·세로 5m씩 총 124개 구획으로 나눠 구역별 수색이 이어졌다. 경찰 과학수사대와 군, 소방 인력은 잡초를 제거하고 땅을 최대 30㎝까지 파냈다. 퍼낸 흙은 철제 그물망에 올려 다시 걸러내며 유해 여부를 확인했다. 유가족들도 목장갑을 낀 채 흙더미를 뒤지며 가족의 흔적을 찾았다.
이날 오전에만 유해 추정 물품 8점이 발견됐다. 일부는 인체 뼈로 보인다는 1차 소견이 나오면서 현장은 한때 술렁였다.
정부는 이날부터 다음달 29일까지 두 달간 대대적인 재수색에 돌입한다. 국무조정실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를 비롯해 경찰·군·소방 등 250여 명이 투입되는 대규모 합동 수색이다. 수색 대상은 로컬라이저 둔덕을 포함해 공항 내부, 외곽 담장, 활주로 진입로 등 6개 구역 2만6천여㎡(8천여평)에 달한다.
이번 재수색은 정부의 '부실 수습'이 자초한 결과다. 지난해 1월 당국은 "99% 수습 완료"를 선언했으나, 이후 잔해 재분류 과정에서 74점의 유해가 무더기로 확인되면서 정부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유가족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일부 유족은 사고 지점 인근이 수색 범위에서 누락된 점을 강력히 항의했고, 기관마다 제각각인 작업 방식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흙 관리 방식이나 구역별 수색 완료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불만도 이어졌다.
결국 재수색 첫날 작업이 중단되는 파행을 겪었다. 유가족과 관계기관은 공항 청사로 이동해 수색 범위와 절차, 방식 전반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유가족들은 "구역별 관리 기준과 종료 기준, 책임 주체가 명확해야 한다"며 매뉴얼 정비와 사전 공유를 요구했다. 정부는 "설명이 부족했던 점을 인정한다"며 "유가족 의견을 반영해 수색 절차와 협업 체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유가족들은 공항청사 1층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항철위를 향한 불신을 드러냈었다. 유가족들은 브리핑 시작 전 "항철위를 수색 작업에서 배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 유가족은 "대통령이 유해 발견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고 유가족과 소통하라고 지시한 지 한 달이 다 돼간다"며 "그럼에도 부실 수습 정황에 대한 책임자 문책은 없고, 내부 감사 결과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밖에도 유족들은 "항철위가 기체 잔해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는지 조차 의문", "일반인과 (지식 수준이) 다를 바 없다" 등 날선 반응을 쏟아냈다.
항철위는 이번 재수색에서 현장 수색에는 참여하지 않고, 발견된 유해와 유류품 감식 지원만 맡는다.
국회는 지난 1월 본회의에서 항철위를 국토교통부가 아닌 국무총리실 산하로 이관하는 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독립성 강화를 위한 조치였지만,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미뤄지면서 유가족들의 불신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수색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유가족과 소통하며 전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