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 합격률·시험제도 전향적 논의 필요”

서하연 기자 2026. 4. 1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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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전국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 특별좌담회
4월 10일 서울 서소문동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서 홍수민 전국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 의장과 홍대식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이 좌담회를 열었다. 백성현 기자

홍대식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이하 협의회) 이사장과 홍수민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이하 학생협의회) 의장이 4월 10일 만나 로스쿨 제도 현안을 논의했다. 제1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를 2주 앞두고 열린 이번 좌담회에서는 낮은 변호사시험 합격률과 학생 부담 문제, 선택과목 제도 개선 등이 폭넓게 다뤄졌다. 학생·교수·산업계·법률소비자가 함께 참여하는 '미래 법학교육 개혁포럼' 구상도 공개됐다.

학생협의회는 2009년 로스쿨 도입 당시 전국 25개 로스쿨 학생회장들이 구성한 협의체다. 제7회 변호사시험 당시 합격률이 49.35%로 최저치를 기록하자 로스쿨 교육 정상화를 요구하며 오프라인 집회를 열기도 했다. 2025년에는 변호사시험 선택과목 개편 관련 설문조사와 성명을 발표했다. 합격자 수 문제로 공식 목소리를 낸 것은 약 7년 만이다.

홍수민 전국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 의장(이하 홍수민 의장)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발표 당일이 돼서야 공개된다. 로스쿨생들은 몇 명이 합격할지조차 모른 채 3년 내내 시험 준비에 매몰된다. 제도 정상화와 합격률 75%를 주장하는 이번 학생협의회의 성명에는 40여 시간 만에 1천명이 넘는 재학생이 참여했다. 그만큼 로스쿨 학생들에게는 절박한 이슈다. 합격률이 50% 초반에 고착화되며 경쟁이 심화됐고, 정작 당사자인 학생들은 목소리를 낼 시간조차 없었다. 최근 7년 만에 합격자 수 관련 서명을 진행한 것은 학생들이 불만이 없어 침묵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홍대식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이하 홍대식 이사장)
"처음 로스쿨 제도를 설계할 때는 입학정원과 합격자 수가 연동돼 정상적으로 교육을 받으면 상당수가 변호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낮은 합격률이 고착화되면서 입학 순간부터 시험을 위해 움직여야 하는 구조가 됐다. 부작용을 지속적으로 보완했어야 했지만 지난 17년간 법무부·교육부·법조 누구도 책임 있게 손보지 않았다. 결국 학생들이 피해를 떠안는 구조가 됐다. 그 책임은 기성세대에게 있다."

홍수민 의장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같은 주장만 반복되고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입학 직후부터 선행학습을 해야 하고 법조인이 어떤 직업인지 체감하기도 전에 시험공부부터 해야 하는 현실에 충격을 받았다. 학교 수업만으로는 부족해 학원까지 가야 하는 경쟁 구조는 로스쿨 존재 의의 자체를 약화시키고 있다."

홍대식 이사장
"초기에는 정원 대비 높은 합격률이 유지됐다. 하지만 사법연수원 체제와의 병행으로 배출 인원이 급증했고, 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누적 수험생이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했다. 지금의 왜곡된 구조를 정상화하려면 합격률을 단계적으로 높여야 한다. 그렇게 되면 응시 인원은 자연스럽게 안정되고, 2031년부터는 75~80% 수준의 자격시험형 구조도 가능하다고 본다.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 미래 법률시장은 더 다양해지고 성장해야 한다. 새로운 시장 개척보다 기존 시장을 지키는 데만 몰두하면 결국 산업 전체가 퇴보한다. 법조인도 다른 산업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 반도체·AI·조선 산업이 발전하듯 법률서비스도 혁신과 확장이 필요하다."

홍수민 의장
"학생들은 단순히 '빨리 붙여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로스쿨 도입 이후 공대·상경·언론 등 다양한 배경과 사회적 경험을 가진 인재들이 법조계로 들어왔다. 그 다양성이 로스쿨 제도의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 관심 분야를 살릴 수 있는 교육 구조가 중요하다.

하지만 합격률 압박 때문에  변호사시험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과목, 헌법·민법·형법 중심의 수업이 아니면 사실상 선택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선택과목 역시 자신의 진로나 관심보다는 '공부하기 쉬운 과목'을 기준으로 고를 수밖에 없다. 선택과목은 학생들이 관심 분야를 깊게 공부하고 전문성을 키우는 기회가 돼야 한다. 지금처럼 3학년 때 단기 특강을 듣고 시험을 치르는 구조는 과목의 의미를 떨어뜨린다. 학점이수제나 P/F 방식으로 바꿔 학업 부담은 줄이고 전문성은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홍대식 이사장
"앞으로 20년을 내다보고 로스쿨 제도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시험제도 재설계 필요성에도 공감한다. 과목 수는 많고 기간은 짧아 학교와 학생 모두 극심한 압박을 받는다. 선택과목 개선은 그 첫 단계라고 본다. 교수로서 책임을 느끼며, 교수 사회 역시 반성해야 한다. 사람도 교육 내용도 바뀌어야 한다."

홍수민 의장
"정체된 합격률·시험제도에 대한 전향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선택과목 개선과 교육 정상화는 장기적으로 로펌·기업·공공부문을 포함한 전체 법률시장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 본다."

홍대식 이사장
"다양한 사회 경력을 가진 이들이 새로운 길을 찾아 로스쿨에 온다. 로스쿨은 시험 합격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 각자가 새로운 비전을 찾고 준비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법조시장 역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고령화로 은퇴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신규 진입도 필요하다. 이를 막으면 사회 전체가 정체된다."

한편 홍 이사장은 지난 3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발족한 '미래 법학교육 개혁포럼' 운영 구상도 밝혔다. 그는 "산업계도 중요한 법률서비스 수요자인 만큼 당연히 참여 대상이 될 수 있고, 개인 소비자나 공익적 관점의 소비자단체 전문가들도 참여할 수 있다"며 "여러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정책 설계에 반영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감대가 형성되는 사안부터 먼저 추진하고, 의견 차이가 큰 사안은 차이를 드러내는 것 자체도 의미가 있다"며 "논의를 축적해 정부·정치권·입법부가 제도를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도록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