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에 맞먹는 투자자금 순유출, 고환율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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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 호조로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외국인·개인(법인 포함)의 투자자금 순유출도 이에 맞먹는 규모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에 따른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원화 가치 절상(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다른 한편에서 외국인·개인의 대규모 달러 순유출 흐름이 함께 이어지면서 경상수지 효과를 상쇄할 공산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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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 호조로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외국인·개인(법인 포함)의 투자자금 순유출도 이에 맞먹는 규모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수지 흑자가 환율을 방어해 주는 힘이 약화돼,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이르는 고환율 환경이 나타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를 보면, 수출이 증가세 국면에 접어든 2023년 10월 이후 지난 2월까지 28개월간 월간 경상수지 흑자액보다 증권·직접투자액(달러 유출)이 많았던 때는 총 10번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상수지 흑자액이 월간 기준 100억달러를 넘어서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한 2024년 6월(경상수지 134억달러, 증권·직접투자 153억달러)과 지난 2월(경상수지 231억달러, 증권·직접투자 234억달러)에도 유출된 달러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수지 흑자로 인한 달러 유입 효과가 사실상 상쇄됐다는 뜻이다.
국제수지 계정에서 증권투자와 직접투자는 우리 경제 입장에서 ‘달러 유출액’을 뜻한다. 즉 증권투자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채권을 팔아 달러로 환전해 나간 규모와 국내 거주자(개인·법인)가 달러로 환전해 해외주식을 구입한 규모를 합산한 금액이고, 직접투자는 우리 기업이 달러로 환전해 해외 공장에 투자한 금액이다.

경상수지는 우리 경제의 대표적인 기초체력 지표로, 원-달러 환율 수준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 중 하나다. 한국은행이 “요즘 경상수지 흑자가 굉장히 커서 외화 유동성은 굉장히 풍부한 상태”(이창용 총재), “달러 유동성이 양호해 환율과 금융 불안을 직결시킬 필요는 없다”(신현송 총재 후보자)고 말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 등으로 벌어들인 달러가 2월 231억9천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음에도, 금융투자부문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채권·주식 대규모 순매도(119억4천만달러)와 개인의 해외 증권투자, 법인의 해외 직접투자 등으로 빠져나간 달러 순유출이 총 234억4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외환분석부장은 “2월에 경상수지 흑자와 내외국인 투자자금 순유출 규모가 둘다 200억달러를 웃도는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며 “향후 외환 수급은 경상수지 흑자를 감안하면 악화 폭이 크지 않겠지만, 증권자금 유출입 폭이 동시에 확대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 3월에도 경상수지 흑자 폭이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외국인의 국내 주식·채권 순매도 규모가 365억5천만달러에 달해 환율 상승 압력을 가중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수출에 따른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원화 가치 절상(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다른 한편에서 외국인·개인의 대규모 달러 순유출 흐름이 함께 이어지면서 경상수지 효과를 상쇄할 공산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통화당국은 여전히 외환·금융시장에 대한 과도한 불안에 선을 긋고 있다. 신현송 후보자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과도한 환율 상승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내수 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면서도 “우리나라 대외건전성이 강건하고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자금도 유입되고 있어 중동 전쟁이 잘 수습된다면 환율 상승 압력도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 과거보다 크게 높아진 외환보유액 수준 등 기초 경제 체력이 크게 개선된 측면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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