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필] 생태보전과 주민 이익공유를 결합한 인천형 탄소중립전략

최계운 2026. 4. 1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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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문제는 이제 일종의 환경구호가 아니라 국가와 지역의 산업을 견인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판단기준이다. 더 나아가, 미래 먹거리를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 과제가 되었다. 최근 더욱 가속화된 기후변화로 인한 각종 재난의 증가나 자연현상의 변화 문제가 증대될수록, 온실가스 감축 의무는 더 강화될 것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탄소배출권의 경제적 가치는 더 커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천은 다른 어떤 지역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연안지역에 넓게 펼쳐진 갯벌, 해양의 각종 식생, 강과 하천주변의 습지, 대규모 매립지, 해안 에너지 인프라 확충 가능성까지 두루 갖춘 인천은 탄소배출권 확보와 주민 소득 증대를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최적지다. 이제는 탄소배출 문제를 규제 일변도의 수동적 대응 수준을 넘어, 인천이 갖고 있는 각종 지역 자산을 활용해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그 성과를 주민과 공유하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먼저 인천의 갯벌, 하천이나 한강 하구의 생태습지, 유수지 등 다양한 습지를 탄소자산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최근 세계는 하천, 강과 연안 생태계가 흡수하는 블루카본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갯벌이나 한강하구의 습지는 생태적으로도 중요하지만, 탄소를 흡수·저장하는 공공 자산이라는 점에서도 전략적 의미가 크다. 아직까지는 맹그로브, 염습지, 잘피가 없는 갯벌의 탄소배출권은 국제적으로 인정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국제표준화기구(ISO/TC8/WG15)나 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이러한 갯벌이나 습지의 탄소배출권 인정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제 우리 인천에서도 이와 같은 국제적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더 나아가 탄소배출권 인정을 강화하는 노력을 선도하여 인천지역의 탄소배출권이 획기적으로 증대되는 기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퇴출대상으로만 언급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도권쓰레기매립장 역시 인식의 전환이 요망된다. 지금도 발생되고 있는 메탄과 매립가스의 효율적 포집과 에너지화를 통하여 막대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더 나아가 기 매립이 종료된 부지를 탄소배출권 확보를 통한 수익확보와 더불어 세계적인 생태환경 랜드마크로 만들어나가야 한다.

인천 해안선의 특수성도 빼놓을 수 없다.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약 9m 높이의 고저차가 나타나는 지형적 특성을 바라보는 시각도 바꿀 필요가 있다. 고조시에는 바닷물이 찰랑찰랑 넘실거리지만, 간조시마다 각종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보기 싫게 드러나 있고, 더 나아가 시민들의 접근을 가로막는 방해물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는 이렇게 끝없이 연결된 해안경사면을 신재생에너지 도입이 가능한 유휴부지로 인식하고 최근 하루가 다르게 획기적 기술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태양광 설비를 포함하는 다양한 에너지 설비를 전략적으로 배치하면 전력 생산뿐 아니라 추가적인 탄소배출권 확보와 판매 수익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이 모든 논의의 중심에는 반드시 시민이 있어야 한다. 탄소배출권으로 얻은 수익이 소수 기관과 사업자에게만 돌아간다면 지역의 동의도, 정책의 지속성도 확보할 수 없다. 배출권 수익은 주민참여형 이익공유 모델을 통해 지역사회에 실질적으로 환원되어야 한다. 일정 비율을 주민 소득 지원, 마을기금이나 기후기금, 에너지 취약계층 보호, 환경 개선 사업 등에 배분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주민이 계획 단계부터 참여하고, 수익 배분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될 때 비로소 탄소중립정책은 행정의 구호가 아니라 주민의 삶을 바꾸는 정책이 된다.

더 늦출 이유도 없다. 인천시는 하루 빨리 위의 정책을 구체화 할 통합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제도와 인증 체계를 뒷받침할 국제기관과 중앙정부와의 협력, 인천시 자체로 가능한 제도의 정비, 시의회를 통한 예산과 정책의 일관성 유지와 실천 감시, 탄소배출권 수익의 지역 환원 원칙 등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인천이 진정한 글로벌 선진도시를 꿈꾼다면 답은 분명하다. 지역의 자연특성의 관점을 전환하여 탄소자산으로 자리매김하게 하고, 그 성과를 주민의 소득과 공동체 회복으로 연결하는 인천형 상생 모델을 반드시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환경과 경제를 함께 살리는 가장 현실적인 길이며, 대한민국 탄소중립 정책의 새로운 선도모델이 될 것이다.

최계운 인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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