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에 준하는 직업윤리·뼈를 깎는 혁신으로 신뢰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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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윤리위원회가 13일 출범했다.
지난달 19일 취재 정보의 사적 이용을 원천 금지하기 위해 마련한 취재·보도·제작 윤리지침 이행을 점검하고 관련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명망 있는 외부 인사로 구성한 상설 조직이다.
이어 "구성원이 윤리지침 서약서를 한 번만 내는 것이 아니라 1년에 한 번씩 제출하도록 해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경 윤리위는 이날 첫 번째 회의를 시작으로 매 분기 윤리지침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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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재 위원장 등 5인 체제, 윤리지침 점검 상설기구
김석동 "美·英 규제 벤치마킹해 사내 윤리 강화해야"
김정기 "선언만으론 의미 없어…한경 쇄신, 언론계 주목"
김영식 "반성하는 언론 드물어, 윤리서약 매년 제출해야"
이창재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 등 회사 후속대응 필요"

“지금 한경이 처한 상황은 전쟁터에서 포탄이 쏟아지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구성원에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더라도 최고 강도의 쇄신을 단행해야 합니다.”(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한국경제신문 윤리위원회가 13일 출범했다. 지난달 19일 취재 정보의 사적 이용을 원천 금지하기 위해 마련한 취재·보도·제작 윤리지침 이행을 점검하고 관련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명망 있는 외부 인사로 구성한 상설 조직이다. 위원장인 정규재 한경 상임고문을 비롯해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 김영식 전 삼일회계법인 회장, 이창재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등 5명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국내 언론사가 외부 인사로 구성된 독립적 윤리위를 꾸린 것은 한경이 처음이다.
서울 중림동 한경 사옥에서 열린 첫 회의는 오전 11시에 시작해 두 시간 동안 이어졌다. 정 위원장은 “내부 윤리의식을 다잡기 위해선 외부의 쓴소리가 많이 필요하다”며 “기탄없이 의견을 달라”고 말문을 열었다.
한경 노사가 합의한 지침에 따르면 신문 제작에 관여하는 임직원은 6개월 이상 장기보유 목적을 제외한 국내 개별 종목 주식 매매를 원천 금지한다. 장기 보유 목적이라도 업무상 이해충돌이 우려되는 주식은 매매를 금지하며, 보유하고 있다면 지침 시행 즉시 처분해야 한다. 이와 함께 윤리지침은 ‘위반 행위가 적발될 경우 인사 조치 등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제7장 제23조)고 명시했다. 국내 언론사 중에서 이처럼 강제성 있는 금융투자준칙을 제정한 곳은 한경이 유일하다.
한국언론학회장을 지낸 김정기 위원은 “한국 사회에서 언론이 가진 존재감, 특히 한경이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수행한 역할과 사회의 기대를 감안하면 윤리지침이 선언적인 의미에 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한경이 언론계에서 모범 사례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식 위원은 “언론인으로서 고도의 도덕성과 양심에 따른 직업윤리를 갖추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성원이 윤리지침 서약서를 한 번만 내는 것이 아니라 1년에 한 번씩 제출하도록 해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창재 위원은 “앞으로의 회사 대응이 정말 중요하다”며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더욱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리위원들은 강제성 있는 조치와 함께 사내 윤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석동 위원은 언론인은 공직자에 준하는 도덕 준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영국 금융감독청(FCA)의 규제를 예로 들었다. “임직원 본인뿐 아니라 가족과 친지 등에게 정보를 전달해 사익을 편취하도록 하는 것 역시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이를 “기본적인 직업윤리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김영식 위원은 “자칫 윤리지침이 자승자박(自繩自縛·자신이 만든 말과 행동 등에 스스로 묶여 곤란한 상황에 빠지는 것)으로 변질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며 “윤리지침을 처음부터 너무 세부적으로 정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기 위원은 “임직원이 매사에 긴장할 수 있도록 교육을 통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규재 위원장은 “구체적인 교육 계획을 세워 위원회와 공유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창재 위원은 노사 합의를 통해 난관을 헤쳐나가는 과정이 윤리지침 실행력을 높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정기 위원은 “윤리지침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완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임직원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거쳐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 윤리위는 이날 첫 번째 회의를 시작으로 매 분기 윤리지침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해 나갈 예정이다.
■ 윤리위원회 위원 명단
▶정규재 위원장-한경 상임고문
▶김석동 위원-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 전 금융위원장
▶김정기 위원-한양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 전 한국언론학회 회장
▶김영식 위원-전 삼일회계법인 회장. 전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이창재 위원-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전 법무부 차관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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