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코인 5억 넘어도 기초연금 수령…심사 곳곳 구멍

김유승 기자 2026. 4. 1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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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기초연금 수급 자격을 심사할 때 해외 금융 재산이나 가상자산을 '월 소득 환산' 대상에 포함하지 않아 고액 자산가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실제 감사원 점검 결과 2023년 기준 해외 금융 재산을 5억 원 넘게 보유한 노인 624명 중 9명이 기초연금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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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원 노인복지제도 감사
소득 환산액에 미포함 ‘사각지대’
기본재산 공제액도 현실 못따라가
기초연금법 개정·시세 현실화 필요
2025년 1월 2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노인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보건복지부가 기초연금 수급 자격을 심사할 때 해외 금융 재산이나 가상자산을 ‘월 소득 환산’ 대상에 포함하지 않아 고액 자산가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실제 감사원 점검 결과 2023년 기준 해외 금융 재산을 5억 원 넘게 보유한 노인 624명 중 9명이 기초연금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정 누수에 대한 우려와 함께 보유 자산 종류에 따라 수급권 인정 여부가 들쭉날쭉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감사원이 발표한 ‘노인복지제도 운영 및 관리 실태’ 주요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국세청 신고액 기준 해외 금융 재산을 5억 원 이상 보유한 노인 624명 중 9명이 소득 하위 70%가 대상인 기초연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기초연금법은 65세 이상 노인 중 ‘월 소득인정액’이 228만 원(지난해 단독가구 기준)이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여기서 월 소득 인정액은 ‘월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월 소득환산액’을 합산해 산정된다. 재산이 많으면 기초연금 수급 대상자에서 자연스레 제외되는 구조다. 재산에는 부동산·자동차·전세보증금 등의 ‘일반 재산’과 국내 예적금·증권·채권·보험 등 ‘국내 금융 재산’이 포함된다.

그러나 이 기준에는 최근 몇 년간 투자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해외 금융 재산(해외 소재 금융기관이 취급하는 예금·주식·보험 등)과 가상자산이 빠져 있어 기초연금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허점이 발생하고 있었다. 감사원 관계자는 “기초연금법상 해당 자산은 경제적 가치가 있음에도 환산 대상에 미포함되고 있다”며 “복지부가 과세 당국과 가상자산 사업자로부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아울러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산정할 때 주거 유지에 필수적인 ‘기본 재산’ 공제액이 실제 주거 비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거주 지역에 따른 기초연금 수급권 확보에 유불리 편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초연금법은 주거 유지에 필수적인 재산이 기초연금 수급권 확보에 불리하지 않도록 대도시의 경우 1억 3500만 원, 중소도시는 8500만 원, 농어촌은 7250만 원을 각각 일반 재산에서 공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중소도시’로 분류되는 과천시 등 경기도 18개 시의 중위 전세가격은 대도시로 분류되는 6대 광역시의 구보다 높지만 정작 기본 재산 공제액은 이들 광역시의 구보다 5000만 원이나 낮게 적용받고 있다. 감사원이 18개 시의 공제액을 대도시 기준으로 적용할 경우 탈락자 1만 6452명 중 6% 이상인 1053명이 수급 자격을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최근 중위 전세가격이 급등했음에도 이를 제때 반영하지 못해 공제 제도의 취지가 저해되고 있었다. 2014년 대비 2023년의 중위 전세가격이 지역별로 16∼103% 상승했고 특히 세종시와 제주도의 경우 2배가량 상승했음에도 2015년 이후 기본 재산 공제액이 조정되지 않았다.

감사원은 복지부에 해외 금융 재산과 가상자산을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산정하는 재산의 범위에 포함하는 등의 내용으로 기초연금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또 지역별 실제 주거 비용이 기본 재산액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기본 재산액 공제 수준도 부동산 시세 상승분을 반영해 현실화하도록 관련 사항을 전달했다.

김유승 기자 k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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