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중동발 유가 20% 급등에 '정유소 봉쇄' 전국 시위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아일랜드 경찰이 연료 가격 급등에 항의하며 전국적인 봉쇄 시위에 나선 농민과 운송업자들을 12일(현지시간) 해산했다.
로이터통신,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아일랜드 경찰 수백 명이 투입돼 주요 연료 저장소 골웨이 항구의 봉쇄를 풀고 더블린 내 도로 바리케이드를 철거했다.
전날에는 코크 카운티의 화이트게이트 정유소 접근을 막고 있던 차량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 사이 몸싸움이 벌어지고 최루 스프레이가 사용됐다.
시위대 대변인 크리스토퍼 더피는 "더블린시나 아일랜드 어디에서도 우리 집회가 평화롭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경찰이 트랙터와 트럭을 견인하겠다고 위협하자 시위대가 차량 손상 우려 때문에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가디언에 설명했다.
앞서 아일랜드 전역의 농민과 운수업자들은 이란 전쟁의 영향으로 경유 가격이 20% 이상 폭등하자 트랙터 등 차량을 동원해 정유소 1곳, 항구 2곳, 연료 터미널과 아일랜드 주요 도로를 봉쇄하는 시위를 벌였다.
수일간 지속된 이번 시위에 더블린 내 교통 혼잡이 극심해졌으며, 아일랜드 전체 주유소의 약 3분의 1이 연료 고갈 상태에 빠졌다.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아일랜드가 항구와 정유시설 봉쇄로 "국가로 들어오는 석유를 되돌려 보내야 하는 벼랑 끝 상황"이라며 "용납할 수 없고 비논리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이날 긴급 내각회의를 소집해 5억 유로(약 8700억 원) 규모의 지출 확대와 세금 감면안을 발표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휘발유·경유 가격을 인하하고 탄소세 인상을 연기하는 한편, 농업·어업 종사자들을 위한 연료 보조금 지원 제도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데이 인디펜던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56%가 시위대를 지지했다.
최근 유럽 각국에서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노르웨이에서도 지난 10일 '디젤 엔진의 포효' 시위대가 연료 가격 인하를 요구하며 트럭 악 60대를 이끌고 수도 오슬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상당수가 저지됐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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