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백화점이 더 싸다?”···고환율에 무너진 면세점 가격 메리트

조건희 기자 2026. 4. 13. 17: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면세점을 찾는 건 결국에 가격 이점 때문인데, 지금은 그 이점이 사라졌다."

최근 도쿄를 다녀온 백모(28)씨는 예전과 달리 면세점 구매를 포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면세점들은 환율 보상과 할인 혜택 등을 통해 시중 백화점보다 면세품이 비싸지는 이른바 '가격 역전' 현상 방어에 나섰다.

내국인이 많이 찾는 국내 유명 선글라스 브랜드의 인기 모델도 면세점 가격이 33만9000원으로 백화점 정가보다 약 2만6000원 저렴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500원 환율 습격"···공항 쇼핑도 옛말"
명품 립스틱 겨우 '3800원' 차이···공식 깨진 면세 가성비
적자 늪 면세점···체질 개선에도 '산 넘어 산'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은 신세계 면세점. / 사진 = 조건희 기자

[시사저널e=조건희 기자]  "면세점을 찾는 건 결국에 가격 이점 때문인데, 지금은 그 이점이 사라졌다."

최근 도쿄를 다녀온 백모(28)씨는 예전과 달리 면세점 구매를 포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1500원선을 넘나드는 고환율이 이유였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넘나들면서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최근 주요 면세점들은 기준환율을 1481원까지 올렸다. 기준환율은 면세점이 원화로 매입한 국산 브랜드를 달러 판매가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환율이다. 지난 2일에는 면세점 기준환율이 153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면세점들은 환율 보상과 할인 혜택 등을 통해 시중 백화점보다 면세품이 비싸지는 이른바 '가격 역전' 현상 방어에 나섰다. 하지만 매출 하락을 완전히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자가 직접 찾은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은 예전과 달리 한산했다. 면세점 명품 층에서 마주친 내국인은 4명꼴에 불과했다. 방문자 대부분이 중국인 관광객이었다. 내국인의 구매가 실제 결제로 이어지는 경우도 보기 드물었다. 면세점 측은 매장 곳곳에 '면세 카드 할인' 광고를 붙이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렸다.
명품 립스틱의 면세가와 상품가 차이는 약 3800원에 불과하다. / 자료 = 롯데면세점 홈페이지 캡처

실제 인기 제품을 백화점 판매가와 비교해 보니 차이가 미미했다. 면세가 기준 약 5만 6281원인 샤넬 립스틱은 백화점 정가보다 약 3800원 저렴했다. 내국인이 많이 찾는 국내 유명 선글라스 브랜드의 인기 모델도 면세점 가격이 33만9000원으로 백화점 정가보다 약 2만6000원 저렴했다. 높아진 가격에 일부 소비자들은 "면세점인데 홈페이지나 일반 매장 가격이랑 차이가 거의 없다"며 한탄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백화점 포인트나 카드 할인을 고려하면 오히려 백화점이 유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주부 A(59)씨는 "백화점에서 VIP 혜택이나 카드 할인을 받으면 7%가량 저렴하게 살 수 있다"며 "관세 혹은 재고량을 고려할 때 백화점이 나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날 신세계면세점을 방문한 B(50)씨 역시 "온라인 몰에서 쿠폰을 적용해 사는 것과 면세점 상품 가격이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고환율은 소비자 부담뿐 아니라 면세점 자체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한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해외 브랜드의 매입 원가가 높아져 제품 마진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며 글로벌 여행객 수요마저 온전히 회복되지 않아 업계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으로 가득한 롯데면세점 본점 내부. / 사진 = 조건희 기자

반면 수치상으로는 내국인 구매 인원이 늘었고 매출 금액도 증가세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내국인 면세점 구매 인원은 약 144만4318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약 7900명 늘었다. 매출 금액도 지난 2월 약 2370억5765만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205억 8126만원 늘었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 성장에도 면세업계는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53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약 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은 유일하게 518억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지만 고정비 절감, 개별 자유여행객 매출 신장 등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기반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체감가를 낮추기 위해서 프로모션을 강화하거나 기존에 하는 마케팅 프로모션에서 금액적인 혜택을 늘리고 있다"면서 "환율은 거시적인 문제여서 면세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상황이 안정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