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충실의무’ 상법 시행… 자본시장 자금조달 셈법 바뀐다
여당 주도 상법 개정안, 쪼개기 상장·유상증자 등 제동 전망
“금융당국 규제 충돌 우려… 남소 방지할 세이프하버 시급”
전현정 센터장 “기업의 지배구조와 기업금융에 혁신에 중요계기”
![전현정 LKB평산 금융법센터장 [법무법인 LKB평산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3/dt/20260413172004514zwtl.jpg)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한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기업금융 현장의 자금조달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예고됐다. 그동안 회사 이익만 고려하면 합법으로 인정받던 인수합병(M&A)이나 대규모 유상증자가 앞으로는 일반 주주의 가치 훼손 여부라는 엄격한 심사대에 오르게 되면서다.
특히 법무법인 LKB평산 금융법센터가 13일 ‘상법 개정과 기업금융’을 주제로 개최한 창립심포지엄에선 이번 상법 개정이 단순한 선언적 의미를 넘어 자본시장의 자금 조달 룰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날 행사를 개최한 전현정 금융법센터장(사법연수원 22기)은 개회사를 통해 “은행과 보험에서 시작해 디지털자산에 이르기까지 금융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금융 분쟁도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국회가 제정한 법률이 실생활에 온전히 반영되어야 법이 비로소 완성된다”며 “상법 개정의 취지가 경영 현실에서 잘 작동하도록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변호사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번 상법 개정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회사법 혁명’으로 평가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거에는 이사가 ‘회사’의 파이만 키우면 의무를 다한 것이었지만, 이제는 일반 ‘주주’의 몫도 함께 챙겨야 하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입법을 주도한 민주당 ‘코스피5000 위원회’가 수차례 강조해 온 ‘거수기 이사회를 책임지는 이사회로 만들겠다’는 기조와 일치한다.
실무적으로는 기업들의 무분별한 자금 조달 방식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이 교수는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을 풀어 설명하며 “알짜 사업부를 떼어내는 ‘쪼개기 상장’이나 대규모 유상증자를 할 때, 과거에는 회사에 돈만 제대로 들어오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특정 지배주주에게 국한되지 않고 ‘이 결정이 일반 주주의 가치 제고에 최선인가’를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무작정 회사의 덩치를 키우는 것보다 주식 1주당 실질 가치를 높이는 것이 이사회 판단의 핵심이 됐다는 의미다.
다만 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한 정교한 안전장치가 시급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제도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주주들의 소송이 무분별하게 남발되면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마저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안태준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은행이나 보험사 같은 금융회사는 당국의 엄격한 건전성 규제와 정책금융 수행 의무를 지고 있는데, 단기적인 주주 이익만 쫓다 보면 규제와 정면으로 충돌할 우려가 크다”고 꼬집었다. 이중적인 책임 구조가 실무상 큰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구상엽 전 법무부 법무실장은 “기업에 대한 과잉 규제를 막기 위해서는 입법 과정의 흠결을 보완해야 한다”며 “정부 차원의 명확한 가이드라인 등 실효성 있는 ‘연성 규범’을 마련해 진취적인 경영을 보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영진이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다면 책임을 면제해 주는 실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손주철 LKB평산 변호사는 “사후적인 결과만 놓고 경영진을 옥죄면 기업 금융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며 “독립위원회 심사나 외부기관 평가 등 투명한 절차를 거쳤다면 법적 책임을 덜어주는 ‘세이프 하버(안전항)’ 기준을 서둘러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는 학계·법조계·금융계 인사 70여 명이 참석해 상법 개정으로 바뀔 기업 생태계 변화에 대한 관심도를 반영했다.
전 센터장은 “LKB 금융법센터는 다종다양한 금융 관련 분쟁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금융회사가 건강하고 선진적으로 발전하는 데 필요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면서 센터 설립 취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상법 개정은 우리나라 기업의 지배구조는 물론 기업금융에도 중요한 혁신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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