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실물경제 무너지는 아르헨, 서민 삶은 벼랑 끝으로

아르헨티나 경제가 안정된 환율과 일부 거시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 전반에서는 산업생산 급락 및 임금 하락으로 인한 급격한 위축이 진행되는 '이중 붕괴'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아르헨티나 서민들은 큰 압박을 받으며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아자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는 아르헨티나가 거시경제 안정화와 경제개혁을 통해 금융 확대와 기대를 개선했다고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의 경제 정책을 높이 평가했으나, 지난해 4%대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산, 가계 소득, 금융 여건이 동시에 악화하며 아르헨티나 경제 전반의 구조적 균열이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최근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INDEC)의 발표에 따르면 2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하며 하락 폭을 키웠고, 제조업 핵심 지표인 공장가동률은 53%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는 생산설비의 절반 가까이가 유휴 상태에 놓였음을 의미하며, 단순한 경기 둔화를 넘어 구조적 수축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특히 내수 의존도가 높은 섬유·의류 산업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해당 부문 생산은 33% 급감했고, 일부 공장은 가동률이 24%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생산 사이클 자체가 붕괴된 상태입니다. 소비 급감과 재고 누적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생산 축소가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불황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산업 위축은 단순한 수요 감소를 넘어 거시 정책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최근 수개월간 실질환율은 약 17% 절상되며 페소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수출 경쟁력을 약화하고 내수 산업에는 추가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즉, 환율 안정이 오히려 실물경제를 짓누르는 역설적 구조가 형성된 것입니다.
가계 부문 역시 빠르게 악화하고 있습니다. 실질임금은 최근 수개월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밀레이 취임 이후 평균 18.4% 하락을 보였으며, 물가 상승률도 다시 월 3%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구매력 감소가 구조화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환율 안정이 물가를 억제하는 역할을 했지만, 현재는 이러한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으며 '환율 안정-물가 상승'이라는 비정상적 조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경제는 페소화 강세로 '비효율적 균형' 상태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를 위축시키고 기업 투자 결정을 지연시키며, 경기 회복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대외 지표는 이러한 상황을 일부 가리는 착시 효과를 낳고 있습니다. 수입 감소로 인해 무역수지는 월 15억달러(약 2조2300억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는 경쟁력 강화가 아닌 내수 붕괴의 결과입니다.
금융 측면의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향후 1년간 약 175억달러(약 26조원) 규모의 외화 부채 상환이 예정되어 있으나, 높은 국가위험도와 제한된 시장 접근성으로 인해 자금 조달 여건은 여전히 불안정합니다.
이 같은 경제 충격은 정치 지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기관이자 지난 2023년 대선 및 작년 중간선거 결과를 적중시킨 아틀라스 인텔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3월 30%대 초중반으로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60%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식료품과 공공요금 부담이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임금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중산층조차 지출을 줄이기 위해 외식과 여가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급감한 소비로 인해 매출 하락과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결국 통계와는 달리, 서민들의 일상은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으며 경제 회복에 대한 체감은 멀어지고 있다는 좌절감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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