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넘치고 럭셔리한 '실버타운'… 은퇴준비 50대도 몰린다

박재영 기자(jyp8909@mk.co.kr) 2026. 4. 1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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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시니어타운 '백운호수 푸르지오' 가보니
오피스텔동 계약 60% 50대
은퇴 전 시니어 라이프 체험
수영·골프에 건강식까지 제공
간호사 상주 건강관리센터도
보증금은 5억~7억원대로
분당·과천 전세보다 낮아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단지 전경. 엠디엠

국내 인구 가운데 가장 두터운 층은 50대다. 국가데이터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기준 50대는 전체 인구 중 최대인 16.6%를 차지한다. 축적된 자산과 구매력을 바탕으로 소비 시장의 주축으로 자리 잡은 이들이 시니어 주거 시장에서도 주류로 올라서는 분위기다. 은퇴 전 노후 생활을 미리 체험·설계하려는 '프리 실버'가 실버타운의 새로운 수요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출발한 지 20여 분, 경기도 의왕시 백운호수 자락에 들어서자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이 모습을 드러냈다. 디벨로퍼(부동산개발회사) 엠디엠(MDM) 그룹이 시행하고 자회사 엠포레가 운영을 전담하는 이 단지는 주거형 오피스텔 842실과 시니어주택 536가구, 총 1378가구 규모로 조성됐다.

60대 이상만 입주할 수 있는 시니어주택과 달리 오피스텔의 주류는 50대였다. 단지 관계자에 따르면 오피스텔 계약자의 60% 이상이 50대다. 아직 현역이지만 은퇴 후 시니어 라이프를 미리 경험해 보려는 '프리 실버' 세대가 이곳을 찾는 것이다. 이 단지는 직장인 입주민을 위해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과 신분당선 판교역을 왕복하는 자체 셔틀버스를 운행 중이다.

단지 관계자는 "50대 프리 실버 입주자들은 커뮤니티와 헬스케어 인프라를 체험해 보려는 목적이 크다"며 "오피스텔에서 생활하다 시니어하우스 입소 연령이 되면 자연스럽게 전환하려는 수요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백운호수 푸르지오 커뮤니티에서 입주민이 손주들과 윷놀이를 하고 있다. 엠디엠

이곳에서 거주 중인 한 50대 주민은 "은퇴 후 시니어타운 입주를 고민했는데 미리 와서 살아보니 감이 잡혔다"며 "수영장과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체력이 오히려 좋아졌고, 비슷한 처지의 또래 이웃도 생겨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을 끌어들이는 핵심은 약 1만1500㎡(3500평) 규모의 입주민 전용 커뮤니티 '클럽 포시즌'이다. 이날 찾은 시설은 곳곳마다 입주민들로 붐볐다. 실내 수영장에서는 아쿠아로빅 수업이 한창이었고 '맨즈 클럽'에서는 입주민들이 당구 큐를 잡고 연신 공을 굴리고 있었다. 벽면에는 4월 당구 대회 순위표가 붙어 있었다.

악기 연습실은 사실상 24시간 개방돼 입주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었고 피트니스센터와 골프연습장에도 빈자리가 드물었다. 호텔식 사우나와 전문 스파를 결합한 '바디케어존', 프라이빗 영화관인 '시네마룸'과 강의실, 음악실 등 전문 프로그램실도 구축됐다.

입주민들의 자발적인 커뮤니티 활동도 활발했다. 자체적으로 만든 동호회만 14곳에 달한다. 골프와 당구, 탁구, 수영, 통기타, 우쿨렐레, 보드게임, 마작 등이 운영되고 있다.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한 입주민이 재능 기부로 새벽마다 주짓수 강좌를 진행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또 아침마다 커뮤니티 센터 중앙에서는 기체조로 하루를 여는 입주민들이 모이고, 연말이나 명절에는 손자녀와 함께하는 원데이클래스, 윷놀이, 스크린골프대회, 노래자랑 등 가족 행사도 열린다.

생활 서비스도 호텔에 가깝다. 전담 영양사가 관리하는 전용 식당에서 입주민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저염·저당 건강식부터 계절별 특식까지 삼시 세끼를 제공한다. 단지별 식당에는 주간 메뉴가 공개돼 식단을 비교해 골라 먹을 수 있다. 하우스키핑과 론드리, 컨시어지 서비스가 결합돼 가사 노동에서 사실상 해방되는 구조라는 게 단지 관계자의 설명이다.

건강관리 인프라도 갖춰져 있다. 단지 내 건강관리센터에 간호사가 24시간 상주하며 혈압·혈관 건강 측정기를 상시 비치해 측정 결과에 따라 맞춤 식단을 제안하는 '챌린저스'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3개월간 식단을 실천한 뒤 신체 변화를 추적하는 방식이다. 심폐소생술(CPR) 교육과 건강 강좌도 정기적으로 열린다. 단지 바로 옆 학의동 일대에는 25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유치도 발표된 상태다.

이상훈 엠디엠플러스 개발부문 부문장은 "급식·세탁·청소 등 풀서비스를 기준으로 생활비가 책정되는 시니어하우스와 달리 오피스텔은 본인이 사용한 만큼만 내는 선택형 구조라 부담이 낮다"며 "보증금은 5억~7억원대로 9억~10억원대에 달하는 인근 분당·과천 아파트 전세 시세와 비교하면 가성비에서 우위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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