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보다 큰 그림… 미래에셋, 글로벌 IPO 리테일 창구 선점 노린다

이 기사는 2026년 4월 13일 16시 2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공모주를 한국 투자자에게 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아직 금융당국의 벽을 넘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으나, 현실화한다면 국내 투자자를 글로벌 IPO와 직접 연결하는 새 창구를 개척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이런 전략은 ‘라이벌’ 한국투자증권과 방향이 다르다. 한국투자증권이 자본을 직접 굴려 이익을 내는 전통적 초대형 IB 모델에 가깝다면,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개인 투자자를 글로벌 자산 시장에 연결하는 플랫폼형 모델에 가깝다. 미래에셋증권이 이번에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향후 글로벌 IPO 시장을 두고 국내 리테일 창구를 선점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스페이스X의 국내 공모 추진과 관련해 미래에셋증권과 협의를 시작했다.
스페이스X는 현재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이번 IPO를 통해 약 750억달러(약 112조원)를 조달할 계획이며, 상장 시 기업가치는 최대 1조7500억달러(약 260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IPO로 조달한 자금(294억달러)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스페이스X IPO 인수단에 참여하는 약 20개 글로벌 투자은행(IB) 중 하나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약 10억달러 규모의 물량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이스X IPO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공모 구조 자체가 월가의 기존 관행과 다르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전체 공모 물량 중 최대 30%를 개인 투자자에게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형 IPO에서 개인 배정 비율이 통상 5~10%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도 개인 투자자 참여 대상 국가로 거론되면서, 어느 금융회사가 각국 개인 자금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공모주를 국내 투자자에게 배정하려는 것은 일회성 이벤트라기보다 글로벌 IPO 시장에서 새로운 역할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이미 스페이스X에 총 4100억원을 투자한 기존 투자사다. 스페이스X 주식으로 전환되는 xAI에 투자한 금액(약 3100억원)까지 더하면 7000억원이 넘는다. 기존 투자사가 IPO 단계에서 국내 리테일 수요를 연결하는 역할까지 맡겠다고 나선 것은, 단순 수수료 수익을 넘어 ‘투자-유통-회수’를 잇는 전단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미래에셋증권의 이런 시도에는 경쟁사와 다른 성장 전략이 깔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과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이 자본을 직접 굴려 기업금융 자산을 키우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면, 미래에셋증권은 개인 투자자를 글로벌 자산에 연결하는 창구를 넓히는 데 공을 들여왔다는 것이다.
두 회사는 나란히 종합투자계좌(IMA) 1호 사업자 타이틀을 얻었고, 자기자본도 10조원을 넘긴 초대형 IB다. 그러나 전략에는 차이가 있다. 한투는 발행어음과 IMA로 자금을 모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인수금융 등 기업금융 자산에 배치하며 자기자본(book)을 키워왔다. 최근에는 글로벌인수금융 부서까지 신설하며 해외 인수금융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해외주식 거래와 글로벌 세일즈앤트레이딩(S&T), 해외 자산관리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개인 투자자의 해외 투자 수요를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미 국내 개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 시장을 이끄는 증권사 중 한 곳이다. 그런데 ‘상장된 주식을 거래하는 창구’와 ‘아직 상장도 안 된 초대형 딜의 공모 물량을 배정받는 창구’는 위상이 다르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스페이스X의 국내 개인 투자자 참여를 성사시킨다면, 미래에셋증권은 단순 브로커를 넘어 글로벌 IPO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플레이어로 격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이번 스페이스X를 통해 선례를 만들 경우, 앞으로 해외 대형 IPO가 나올 때 다른 국내 증권사도 한국 개인 투자자 물량 확보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IPO를 국내 투자자에게 연결하는 ‘창구’ 경쟁이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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