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앤칩스’ 나라의 대결단…영국 정부, 어떤 결정 했길래
아동 비만·충치 등 건강지표 악화 심각
튀김류 전면 금지·당류 디저트 주 1회만
식단 공개하고 급식 전담책임자 지정해야

영국 학교 급식판이 13년 만에 완전히 뒤집힌다. 감자튀김은 식판에서 사라지고, 달달한 도넛 대신 과일이 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12일(현지시각) 영국 ‘더타임스’ 와 ‘가디언’,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학교 급식의 영양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개편안을 추진한다. 2013년 7월 영국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 급식 개혁 보고서 이후 13년 만이다.
이에 따르면 감자튀김 등 모든 튀김 음식은 급식에서 완전히 빠진다. 현행 기준은 주 2회 튀김 음식 제공을 허용하고 있으나 이마저 없어진다. 피자·페이스트리·가공육 등 고지방∙고염분 식품도 엄격히 제한된다.
케이크 등 당류 디저트는 주 1회로 제한되고, 디저트 절반 이상은 과일을 포함해야 한다. 또 모든 주식 메뉴에는 채소나 샐러드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통곡물과 콩류 사용도 현재보다 늘릴 예정이다.
이번 개편은 식판에만 머물지 않는다. 모든 학교는 급식 메뉴를 온라인에 공개해야 하며, 영양·급식 운영 전반을 담은 식품 정책도 함께 게시해야 한다. 아울러 각 학교는 급식 기준 준수를 감독하는 전담 책임자를 지정해야 한다.
정부는 기존 급식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며, 효력이 있는 중앙 감독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브리짓 필립슨 교육부 장관은 “서류에 오른 기준이 실제 식단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강력한 이행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이 강력한 조치를 추진한 이유는 아동 건강 지표가 지속적으로 나빠졌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들의 당류 섭취량은 권장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으며, 식이섬유 섭취 부족 비율이 90% 이상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입학 시 약 10% 수준이던 비만율은 졸업 시 3명 중 1명꼴로 뛴다. 충치는 5~9세 아동 입원 원인 1위로 나타났다.

수십년째 이어진 ‘불량 급식’ 논란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했던 만큼 환영 반응도 나온다.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는 “한때 개 사료가 학교 급식보다 기준이 높았다”며 이번 개편에 지지를 보냈다. 그는 2005년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에서 급식 내 가공식품 범람 실태를 세상에 알린 뒤 20년 넘게 학교 급식 문제를 공론화해온 인물이다.
정치권 반응은 엇갈린다. 영국 자유민주당은 “급식 지원금이 오르는 비용에 맞게 인상돼야 아이들이 실질적으로 건강하고 충분한 식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개혁당은 “학교 메뉴에서 음식을 금지한다고 아동 비만이 해결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개인의 삶을 지나치게 간섭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개편안은 9주간의 공청회를 거쳐 세부 시행 방안을 확정한다. 영국 정부는 학부모·학교·급식업체 의견을 반영해 올해 9월 최종 기준을 발표하며, 시행은 2027년 9월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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