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더 지어도 안팔린다… 공급난 속 애물단지 된 ‘도생’
대출·부동산 규제 등 투자 막혀
주택 시장 실수요 중심 재편 영향
전문가 “규제 완화만으론 한계”
사업성 검토·경쟁력 확보 필요

서울에서 도시형 생활주택(이하 도생)의 공급이 다시 늘고 있지만 미분양 물량만 쌓이고 있다. 도생은 1~2인 가구와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기존 공동주택 건축 기준을 대폭 완화한 보급형 주택이다. 그만큼 싸고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주택 유형이다.
하지만 정작 지어도 물량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고 있다. 대출 규제와 고분양가 탓이다.
정부는 유휴부지까지 활용하며 ‘주택 공급 영끌’에 나서고 있다. 이에 도생의 경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핵심지역도 미분양 물량에 한해 대출 규제 완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서울에서 인허가를 받은 도시형 생활주택은 998가구다. 전년 동기(285가구) 대비 약 3.5배 늘어난 수치다.
도생은 전용면적 85㎡ 이하로 조성된 300가구 미만의 공동주택으로 아파트형, 단지형 다세대, 단지형 연립 주택 등의 유형으로 구분된다. 주택청약자격, 재당첨 제한 등의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2009년 도심의 1~2인 가구 주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도입했다.

전세사기 여파로 임차 수요가 줄고, 고금리·경기 침체 영향으로 2022년 이후 급감하던 도생 공급은 지난해부터 다시 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난해 1월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도생의 주택 건설 기준을 완화하며 공급을 유도한 영향으로 풀이한다.
2022년 서울 도생의 인허가 실적은 1만1855가구였는데 2023년 2420가구, 2024년 1299가구로 대폭 줄었다. 이후 지난해 5355가구로 전년 대비 약 4배 이상 늘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들어서도 지난 2월까지 서울 도생 인허가 물량은 지난해 전체 인허가 물량의 20% 수준을 유지하고 있디.
도생의 최대 장점은 공급 속도다. 소규모로 조성되기 때문에 인허가 절차 등이 일반 아파트보다 간단하다. 도생이 오피스텔 등과 함께 도심 공급난을 해결할 수 있는 단기 방안으로 꼽히는 이유다.
다만 공급 대비 수요가 부족한 점이 문제다. 올해 2월 말 기준 서울의 미분양 주택은 총 1132가구로 1월(914가구) 대비 218가구 늘었다. 이는 도시형 생활주택이 대거 미분양된 영향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의 민간 미분양 주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청약을 진행한 마포구 합정동 ‘라비움 한강’은 분양물량 중 224가구(올해 2월 기준)가 미분양으로 집계됐다.
2022년 분양한 마포구 ‘빌리브디에이블’도 여전히 47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같은 해 분양한 ‘힐스테이트청량리메트로블’ 또한 여전히 53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서울 전체 미분양 물량의 약 29%가 도생이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규제 강화와 시장의 불확실성이 수요 유입을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기존에는 임대 목적의 투자 수요가 있어서 도생이 공급됐는데,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하면서 해당 주택으로 수요 유입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 개편이 이뤄지다보니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쏠리면서 (도생의) 미분양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임대사업자와 다주택자 등에 대한 대출 및 세금 규제가 완화되면 미분양도 줄고 공급도 이에 힘입어 증가할 여지가 있다”며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규제를 강화했다가 완화하는 흐름이 반복되면 시장 변동성에 따른 부담감에 수요자들이 들어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도생은 아파트보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만큼 무분별한 건설 승인보다 사업성 검토를 꼼꼼히할 필요도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도생은 주로 임대 목적으로 매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 및 월세 수익이 일정 수준 확보돼야 수요자들이 유입될 수 있다”며 “분양 가격이 일반 아파트와 비슷하다면 규제 완화로는 수요 증가에 한계가 있는 만큼 사업성 검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거 미분양된 ‘라비움한강’의 경우 전용 57㎡의 분양가가 17억8600만~20억6700만원에 달했다. 올해 분양한 서울 강남권 및 영등포, 서대문구 지역의 아파트 단지의 공급금액을 웃도는 수준이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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