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빗썸 오지급 사태 재발 막으면 서킷브레이커 도입해야”···코인개미 1년새 310만명↑

한국은행은 가상자산 거래에도 일시적 거래 정지 시스템인 ‘서킷 브레이커’를 도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빗썸 오지급’ 사태처럼 대규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선 주식시장과 비슷한 규제를 갖춰야 한다는 취지다. 지난해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수(중복포함)가 1년새 310만명 넘게 늘어 22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5 지급결제보고서’에서 지난 2월 발생한 ‘빗썸 오지급 사태’의 원인으로 내부 통제 시스템 미비를 거론하며 이상거래 탐지 및 거래 중지 시스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발생한 빗썸 사태는 고객 이벤트 당첨자에게 62만원 상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직원이 실수로 비트코인 62만개를 지급한 사고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9800만 원에서 8100만원까지 급락했다. 가격 하락으로 급하게 비트코인을 팔거나 일정 가격 이하면 자동 매도 주문을 걸어둔 투자자 등 약 1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
한은은 “사고 발생 인지까지 20분, 거래소의 대응까지 추가로 20분이 소요돼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이 매도 되는 이상 거래를 탐지하거나 막지 못한 것도 피해를 확산시켰다”며 “이상거래를 차단하거나 가상자산의 급변동의 경우 거래를 중지시킬 수 있는 ‘서킷브레이커’ 등과 같은 장치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전날보다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지면 20분 동안 거래를 전면 중단시킨다.
한은은 “오지급 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정보기술(IT) 시스템도 필요하다”며 “정부와 국회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시 이러한 내용을 법령해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가상자산 급락에 따른 연쇄 청산의 영향으로 USDT 등 스테이블코인이 국내에서 이상급등한 사례도 거론됐다. 한은은 “파생상품 거래 매개체인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충격이 국내 시장으로 전이되는 주요 경로로 작용하고 있다”며 “가계 및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저해할 수 있는 과도한 레버리지 활용 및 거래소 여신 행위에 대해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제안이 나오는 배경엔 가상자산 투자인구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가상자산투자자 수는 약 2163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5대 거래소에 계정을 보유한 투자자를 중복합산한 수치다.
투자자 수는 지난 2024년말 1853만명 수준에서 매월 증가세를 보이면서 1년새 310만명이나 불었다. 한은은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전반에 대한 대중의 관심 증가, 거래소의 신규 고객 유치 경쟁 등으로 투자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 수는 늘었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가상자산 보유금액과 거래액은 크게 줄었다. 가상자산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초엔 11조8000억원에 달했지만, 연말엔 2조7000억원으로 77%나 급감했다. 보유금액도 연초 121조8000억원에서 연말 81조7000억원으로 약 33% 줄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 보유액은 오히려 가상자산 겨울 이후 가파르게 늘면서 연말에 8719억원을 기록했다. 연초(약 2800억원)보다 3.1배 늘어난 수치다. 한은은 “가상자산 가격 약세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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