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유턴' 조짐…RIA, 자리 잡을까

조효재 기자 2026. 4. 1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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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기준 RIA 가입 계좌 수 9만1923개로 집계
미 증시 둔화 흐름 속 국내 증시는 상승세
이미지=Gemini Nano Banana Pro


해외 주식에 몰렸던 '서학개미' 자금이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제 혜택을 앞세운 RIA(국내 주식 복귀계좌) 도입과 더불어 미국 증시의 상승세 둔화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방향에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RIA 가입 계좌 수는 9만1923개로 집계됐다. 출시 첫날인 지난달 23일 하루에만 1만7965개가 개설됐다.

이와 달리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올해 1월 약 50억달러에서 2월 39억5000만달러, 지난달에는 16억9000만달러까지 줄었다.

미국 주식 보관금액 역시 1월 1680억달러에서 2월 1649억달러, 지난달 1542억달러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올해 1월 27일 기록한 1730억달러와 비교하면 감소폭이 뚜렷하다.

RIA는 해외 주식을 해당 계좌로 이전해 매도한 후, 1년 이상 국내 원화 자산에 재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세제 혜택은 시기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지난해 12월23일 이전 보유분을 RIA에서 매도할 경우 매도 금액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양도소득세를 전액 공제받을 수 있다. 올해 5월까지는 100% 공제가 적용되며, 이후 7월까지는 80%, 연말까지는 50%로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적용 조건도 명확하다. 해외 주식은 반드시 RIA로 이전한 후 해당 계좌에서 매도해야 하며, 매도 대금은 국내 주식이나 ETF 등에 1년 이상 투자해야 한다. 원화 예탁금 형태로 계좌에 보유하는 것도 인정된다. 개인은 증권사별로 RIA를 하나씩 개설할 수 있으나, 전체 납입 한도는 5000만원으로 제한된다.

한때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스닥은 신'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미국 증시에 대한 신뢰가 절대적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감이 높아지며 변동성이 확대된 데다, 미 증시는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혼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는 다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미국과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코스피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5800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4214.17) 대비 약 38% 상승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세제 인센티브가 실질적인 자금 이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한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 비슷한 법안을 실시한 인도네시아의 경우, 약 12%의 해외 자산이 국내로 복귀했다"라며 "RIA 정책은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팬데믹 당시는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은 보완관계였다면 최근 대체관계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며 "대체 관계가 이어질 경우 반도체 업황이나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 대책에 대한 낙관론을 보유한 개인은 유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조효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