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 폐업 느는데… 본사 유통마진은 '업계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가 납품 단가에 마진을 붙여 챙기는 이른바 '차액가맹금'이 여전히 주요 외식업종 가운데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맹점 숫자는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본사만 배를 불리는 불균형적 수익 구조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25년 가맹사업 현황'에서 지난해 치킨 가맹점 수는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이는 주요 외식업종 중 가장 가파른 하락세다. 산업 전체가 역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가맹점의 수익성은 악화일로지만 본사의 유통 마진은 압도적이다. 치킨 가맹점당 평균 차액가맹금은 4100만원으로 외식업종 중 가장 많았다. 매출액 대비 차액가맹금 비율은 9.5%로 커피(7.3%)나 제과제빵(4.9%)을 크게 웃돌며, 지난해(8.6%)에 이어 올해도 최상단에 자리했다.
이 같은 불투명한 관행에 맞서 점주들은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BBQ·bhc·교촌·굽네·처갓집양념치킨·푸라닭 등 주요 브랜드 점주들은 최근 본사를 상대로 차액가맹금 반환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초 대법원이 피자헛 사건에서 "차액가맹금을 사전에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면 부당이득"이라는 기준을 제시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수십 년간 관행처럼 굳어진 '깜깜이 마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치킨 프랜차이즈의 높은 차액가맹금 의존도가 현장의 '물량 밀어내기'를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재료비에 마진을 붙이는 구조에서 본사가 납품 물량을 늘릴수록 수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전직 영업사원 정우영(가명) 씨는 “본사가 납품 단계에서 이미 이익을 확정 짓는 구조다 보니 가맹점의 재고 부담을 알면서도, 주로 튀김유 등에 대한 무리한 발주를 독려하게 된다”고 증언했다.
이어 “본사 직원의 압박에 점주가 필요 이상의 물량을 발주하면, 보관 기한이 지난 염지 닭이 그대로 폐기되는 경우도 있다”며 “가맹점주는 손해를 보지만, 본사는 이미 그 물량에 대한 유통 마진을 챙긴 뒤”라고 덧붙였다.
공정위에 따르면 가맹점 100개 이상 대규모 브랜드 비중은 치킨 업계가 7.9%로 전체 평균(2.9%)의 두 배가 넘는다. 본사가 필수 품목의 단가를 일방적으로 높게 책정해도 과점 구조에 갇힌 점주들이 거부하기 힘들 수 있다.
한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유통마진이 큰 이유에 대해 “치킨은 육계와 튀김유 등 본사를 통해 공급해야 할 필수재 비중이 타 업종보다 많은 편”이라며 “가맹점주협의회와의 소통을 통해 이런 필수재 항목들을 점차 줄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안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