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인 임성근 “처벌 받을만큼 죄짓지 않아”…특검, 징역 5년 구형
임 전 사단장 “얼마나 부족한 지휘관이었는지 깊이 자각하고 반성…도덕적 책임 통감”
(시사저널=이강산 기자)

해병대원 순직사건을 수사해 온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명현 특별검사)이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의 핵심 책임자로 지목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사고 발생 1000일만이다. 임 전 사단장은 "형사처벌 받을 만큼의 죄를 범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군형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스무 살 군인을 지켜주지 못한 국가가 이제라도 사고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 소재를 가리는 자리"라며 "임 전 사단장은 이 사건에서 가장 큰 권한을 가진 지휘관으로서 상부의 단편명령을 위반해 실질적으로 통제·지휘하면서도 안전보다 적극적인 수색을 강조하고 포병대대를 특정해 반복 질책하면서 (사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재판부에 이같이 요청했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에 대해 "모든 간부 대원이 임 전 사단장의 무리한 현장 지도와 수색 압박을 사고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해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진술하고 있음에도 (임 전 사단장은)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라며 "임 전 사단장은 작전통제권이 없는 상태에서도 현장에 나타나 '하늘에 태양이 두 개인 상황'을 만들어 지휘 체계를 혼란에 빠뜨렸다"고 말했다.
이어 "임 전 사단장은 수중 수색 상황을 언론 보도를 통해 인식했음에도 묵인·방치했고, 사고 이후에는 수사 정보를 수집하며 증거 인멸과 책임 회피로 일관했다"며 "가장 큰 권한을 행사하고도 그 책임은 하급자에게 돌리는 태도는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임 전 사단장은 유가족 측에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면서도 형사적 책임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부모님의 큰 슬픔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재판 과정을 통해 제가 얼마나 부족한 지휘관이었는지 깊이 자각하고 반성하고 있다"라면서도 "군 생활 38년의 명예를 걸고 도덕적 책임은 통감하지만, 형사처벌을 받을 만큼의 죄를 범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임 전 사단장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임 전 사단장은 어느 누구에게도 '허리까지 들어가 수색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 여단장 등이 자체적으로 입수 한계를 확장해 전파했고 사단장과는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정치적 프레임에 갇혀 2년 넘게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살아온 억울함을 살펴 달라"고 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박상현 전 해병대 1사단 제7여단장에 대해서는 금고 2년 6개월을, 최진규 전 해병대 1사단 포병여단 포11대대장에게는 금고 2년 6개월을, 이용민 전 포7대대장에게는 금고 1년 6개월을, 장모 전 포7대대 본부중대장에게는 금고 1년을 구형했다.
한편 임 전 사단장은 2023년 7월19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순직한 채상병의 상급 부대장이었던 인물이다. 임 전 사단장은 구명조끼 지급 등 안전대책을 충분히 강구하지 않고 '경계구역 나누고 바둑판식으로 무릎 아래까지 들어가 찔러보면서 정성껏 탐색하라'는 등 무리한 지시를 내려 채상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를 받는다.
또 임 전 사단장은 해병대 신속기동부대가 수해 현장 복구에 처음 투입된 같은 달 17일 합동참모본부와 제2작전사령부의 단편명령에 따라 당시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으로 이관됐음에도, 원소속 부대장으로서 지원하는 정도를 넘어 구체적인 수색 지시를 내리는 등 임의로 작전통제권을 행사하며 군형법상 명령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날 법정에는 채해병 유족이 출석해 임 전 사단장 등에 대한 엄벌을 탄원했다. 채해병의 어머니는 "우리 아들을 소모품 취급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렇게 내보낼 수 있느냐"며 "구명조끼만 있었어도 살 수 있었다"고 했다. 채해병의 아버지 역시 "해병대 장갑차조차 철수하고 육군도 기상 악화로 철수한 곳에 왜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고 들어가게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건 살인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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