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 유니폼 만들자" 삼성 박승규 진한 여운, '4가지' 포기하고 '더 값진 것' 얻었다

신화섭 기자 2026. 4. 1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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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박승규(26)의 '사이클링 히트 포기'가 진한 여운을 이어가고 있다.

"팀 스포츠 정신에 정말 맞는 박승규의 플레이는 모두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진짜 멋있다. 기록보다 더 기억에 남을 헌신", "타 팀 팬이지만 승규 선수 언젠가 반드시 히트 포 더 사이클 달성하는 날이 올 거예요", "이건 기념 유니폼 만들어 주자" 등 찬사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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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신화섭 기자]
삼성 박승규(왼쪽)가 10일 NC전 8회말 3루타를 때린 후 기뻐하고 있다. 사이클링 히트 무산에도 개의치 않는 듯한 표정이다. 오른쪽은 NC 3루수 김휘집. /사진=OSEN
삼성 라이온즈 박승규(26)의 '사이클링 히트 포기'가 진한 여운을 이어가고 있다.

박승규는 지난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3루타 2개와 홈런, 단타 등 4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다.

앞서 3루타-1루타-홈런을 때린 그는 4-4로 맞선 8회말 2사 만루 마지막 타석에서 중견수를 넘는 타구를 날렸다. 3명의 주자가 모두 홈인해 스코어는 7-4가 된 상황, 2루에 멈췄다면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할 수 있었다. 2루 베이스를 돌 때 이종욱 삼성 3루 코치도 두 팔을 들어 막았으나 박승규는 주저 없이 3루까지 내달려 세이프됐다. 그리고 류지혁의 2루타 때 쐐기 득점까지 올려 팀의 8-5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 기록보다는 팀을 우선시한 박승규의 플레이는 삼성뿐 아니라 다른 팀 팬들에게도 큰 감동을 안겼다. 더욱이 이날은 그가 지난해 8월 30일 한화전에서 투구에 오른손 엄지 골절상을 입은 뒤 223일 만에 치른 1군 복귀전이었다.

박승규가 10일 NC전 5회 홈런을 친 뒤 홈인하고 있다. /사진=OSEN
박승규가 '스스로' 포기한 것들
박승규가 스스로 3루까지 달려 '포기'한 것은 크게 4가지다. 우선 역대 33번째 대기록이다. 올해 출범 45년째를 맞은 KBO리그에서 사이클링 히트는 총 32차례 나왔다. 1년에 한 번도 보기 어려운 진기록이다. 2024년 김도영(KIA 타이거즈)과 고승민(롯데 자이언츠)을 마지막으로 지난 시즌에는 주인공이 없었다.

삼성 소속 선수로는 10년 만의 기록이 될 뻔했다. 그동안 오대석(1982년)과 양준혁(1996, 2003년), 마르티네스(2001년), 최형우(2016년) 등 4명이 5차례 달성했을 뿐이다.

이정후가 키움 시절인 2021년 KBO로부터 사이클링 히트 기념 트로피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4년 KIA 김도영의 사이클링 히트 기념 유니폼. /사진=온라인 쇼핑 사이트 캡처
'가문의 영광'으로 간직할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트로피도 놓쳤다. KBO는 사이클링 히트를 친 선수에게 이름과 날짜, 총재의 사인 등이 새겨진 기념 트로피를 수여한다.

기념 유니폼을 제작할 기회도 있었다. 2024년 KIA 구단은 김도영이 사이클링 히트를 때리자 특별 유니폼을 만들었다.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선수에게 돌아간다.

KBO가 제작한 박승규 이미지. /사진=KBO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기록보다 더 기억에 남을 헌신"
그러나 박승규는 어쩌면 더 큰 것을 얻었다. KBO는 사흘이 지난 13일까지도 공식 인스타그램 맨 앞 게시물로 박승규를 올려놨다. 대개 '역대 ○○번째 △△△△' 같은 공식 기록을 소개하곤 하는데, 기록이 무산됐음에도 이례적으로 'DAILY RECORD(오늘의 기록)' 이미지를 제작했다.

제목은 'HIT FOR THE TEAM'.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지칭하는 '히팅 포 더 사이클(Hitting for the Cycle)'을 인용해 '팀을 위해 때리다'라는 문구를 만들어낸 것이다.

팬들의 반응은 더 뜨겁다. "팀 스포츠 정신에 정말 맞는 박승규의 플레이는 모두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진짜 멋있다. 기록보다 더 기억에 남을 헌신", "타 팀 팬이지만 승규 선수 언젠가 반드시 히트 포 더 사이클 달성하는 날이 올 거예요", "이건 기념 유니폼 만들어 주자" 등 찬사가 이어졌다.

박진만(가운데) 삼성 감독이 10일 NC전 승리 후 박승규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OSEN
박승규의 소감도 팬들에게 진심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그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3루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면 언제든지 3루로 뛸 수 있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했다"며 "물론 개인 기록도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고 생각해 조금 더 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승규가 많은 것을 포기하고 얻어낸 더 값진 것이 한 팬의 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기록은 그를 33번째로 남기려 했지만, 그는 우리 마음속 첫 번째로 남는 길을 택했다."

신화섭 기자 evermyth@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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