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원료 ‘브롬’ 이스라엘 의존도 97.5%…중동 공급망 비상등
반도체 냉각제 ‘헬륨’ 수입 65% 카타르…무협 “장기계약→실물확보형 조달체계 전환해야”
[대한경제=이근우 기자]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가운데 중동 의존도가 높은 헬륨, 브롬 등에 대한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

브롬은 난연제, 의약품, 반도체 등 산업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글로벌 생산 비중은 이스라엘이 46.5%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요르단(25.6%)과 중국(20.9%) 순이다.
한국의 브롬화수소 주 수입국은 일본이지만, 일본 역시 이스라엘에서 수입한 브롬을 중간재로 가공하는 구조여서 공급망 고리가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의 냉각재로 쓰이는 헬륨도 수급이 불안하다.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카타르의 최대 헬륨 산단이 멈췄기 때문이다.
참고로 세계 헬륨 공급의 30% 이상을 카타르가 담당하고 있는데,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헬륨 중 64.7%가 카타르에서 왔다. 글로벌 헬륨 생산국이 미국, 러시아 등 극소수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수입처 다변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 등이 일부 생산라인에 ‘헬륨 재사용 시스템’을 적용해 단기 대응은 가능하지만, 이마저도 사태가 장기화하면 수급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이미 헬륨 가격도 폭등한 상태여서 발 빠른 헬륨 수급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외에 인도네시아 수입 비중이 가장 큰(43.6%) 암모니아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38.6%) 의존도 역시 높은 편이어서 중동 리스크의 직접 영향이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암모니아는 국내에서 남해화학, 롯데정밀화학 등 생산기업과 일부 중동 외 수입선이 있어 공급망 차질로 즉시 공정이 중단될 우려보다는 수급의 안정적 관리가 더 중요한 품목으로 분류됐다.
진실 무협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중동발 충격은 산지 집중과 해상 병목이 결합한 구조적 공급 충격으로 단순 다변화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불가항력적 상황에서는 계약보다 물량 확보가 더 중요한 만큼, 장기계약 중심에서 실물 확보형 조달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유가ㆍ공급망 단절 시에도 생산이 유지되는 구조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며 “핵심 공정은 회수ㆍ재사용 등 자립형 공정으로 전환하고, 에너지 자립 관련 기술은 국가 안보 필수 기술로 지정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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