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모욕’ 김병헌 구속기소…“일본 지지자에게 후원금 받아 범행”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모욕 시위를 주도한 보수 성향 시민단체 대표 김병헌씨가 구속된 채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씨가 일본에 있는 후원자에게서 활동 자금을 받아 그릇된 신념을 전파한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김정옥)는 13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 김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김씨는 2024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3명을 지목해 ‘가짜 위안부 피해자’, ‘성매매 여성’, ‘포주와 계약을 맺고 돈을 번 직업여성’ 등으로 표현한 게시물을 69차례 게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지난해 말에는 별도의 집회신고 없이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된 고등학교 앞에서 ‘매춘 진로지도 하나’, ‘흉물 위안부상을 철거하라’ 등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었고, 이때 해당 학교 학생 2명에게 수치심과 불쾌감을 주는 등 미성년자인 학생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끼친 것으로도 조사됐다.
검찰은 김씨의 범행을 ‘왜곡된 신념에 기초한 확신범의 소행’이라고 평가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위안부 피해자 구술자료의 전후 맥락을 왜곡한 채 ‘위안부는 성매매’라는 결론을 반복해 주장했다. 또 검찰은 김씨가 이런 인식을 확산시켜 국내 교과서에 위안부 관련 내용을 지우고, 나아가 위안부 피해 역사까지 무마하려는 것을 목표로 범행을 지속해왔다고 봤다.
검찰은 김씨의 계좌와 텔레그램 메시지 등을 분석한 결과 김씨가 일본과 국내의 지지 세력으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김씨는 일본 지지 세력으로부터 5년에 걸쳐 약 7600만원 가량을 송금받았는데, 검찰은 이런 후원금이 김씨가 범행을 장기간 벌일 수 있도록 한 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요청해 김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라온 위안부 피해자들을 향한 명예훼손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또 그가 학교 앞에서 불법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성적 혐오 표현을 내건 점 등을 고려해 김씨에게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 규정도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격을 침해하고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준 중대 범죄”라며 “유사 범행에 대해 엄정 대응하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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