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미분양 3만' 다시 넘었다…LH·HUG 투입에도 역부족

홍승우 2026. 4. 13. 15:5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12년 이후 14년 만… 악성 미분양 지방 집중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다시 3만가구를 넘어섰다. 2012년 3월 이후 처음이며 건설업계 자금 부담이 본격적인 위험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체 미분양은 소폭 줄었지만 이미 지어진 집이 팔리지 않는 흐름이 짙어지면서 건설업계 자금 부담은 한층 커지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2월 말 기준 6만6208가구로 전월보다 0.6% 줄었지만 준공 후 미분양, 이른바 ‘악성 미분양’ 물량은 3만1307가구로 5.9% 늘었다.

특히 지방이 미분양으로 인한 부담이 크다. 준공 후 미분양 중 86.3%인 2만7015가구가 지방에 몰려 있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4296가구로 가장 많고 경남 3629가구, 경북 3174가구, 부산 3136가구, 충남 2574가구 순으로 집계됐다. 지방 분양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수도권보다 비수도권 사업장을 중심으로 유동성 압박이 더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공공 매입으로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10일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3차 매입공고를 내고 5000가구 추가 매입에 착수했다. 대상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권 아파트다. 기존 준공 물량에 더해 공고일 기준 3개월 이내 준공 예정 물량까지 포함했다. 단지 전체 매입 외에 일부 가구 매입도 가능하도록 문턱을 낮췄다. 접수는 오는 27일부터 6월 5일까지 LH청약플러스에서 진행된다.

이기봉 국토부 주거복지정책관은 “현재 매입 중인 아파트와 이번 3차로 추가 매입하는 미분양도 지방 일자리와 연계해 전국 단위 지방 노동자 주거 지원에 적극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광주 사례처럼 지방경제 활력에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매입 기준은 여전히 까다롭다. 대상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권 아파트 가운데 전용면적 50~85㎡ 이하 중심으로 구성되고 일정 규모 이상 단지를 우선 본다. 매입 가격도 감정가를 기준으로 산정돼 건설사 기대 수준과 차이가 날 수 있다. 정부는 공공재정을 고려해 고가 매입이 어렵고 사업자는 할인 폭이 커질수록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다.

아울러 준공 후 미분양이 3만1307가구까지 불어난 점을 감안하면 해소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제시한 LH 직접 매입 물량은 지난해 3000가구, 이번에 5000가구로 약 8000가구 수준이다. 올해 예산에도 미분양 매입을 위한 4950억원이 반영돼 공공이 일정 부분 수요를 떠받치고 있다. 하지만 누적된 지방 악성 미분양을 단기간에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매입 문턱을 낮췄다고 해도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물량이 얼마나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구조조정(CR)리츠가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할 때 HUG 모기지 보증 한도를 감정가 60%에서 70%로 높였고 특별상담창구를 통한 컨설팅 지원도 내걸었다. 최인호 HUG 사장도 최근 주택업계와 만나 CR리츠 보증을 금융기관 대출 일정에 맞춰 신속히 취급하고 추가 매입 물량에 대한 보증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보증 확대만으로 사업성을 보완하기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분양 자산을 매입해 되팔 수 있다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금융 지원만으로는 시장 분위기를 전환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증 확대가 자금 조달 비용을 일부 낮춰줄 수는 있어도 지방 분양시장의 근본 회복 없이는 사업성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CR리츠가 매입 이후 매각 출구를 장담하기 어려운 데다 지방 미분양 자산의 가격 회복 시점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