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부동산 공약]싱가포르 모델, 서울 집값 해법 될까

인구 약 600만명의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정부가 주택정책에 적극 개입하며 주거안정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정책 모델이 국내 제도에도 일부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싱가포르 국빈 방문 당시 "좁은 국토에서 엄청난 경제 성장을 이뤄냈으면서도 주택이나 부동산이 사회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 정말 놀랍다"며 "싱가포르의 정책이 한국의 주택 문제 해결에 중요한 참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발표가 예상되는 정부의 부동산 후속 대책에는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거주자 등에 대해 높은 세율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와 취득세를 부과하는 싱가포르의 정책 일부가 반영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싱가포르는 부동산 가격 변동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국토청(SLA)과 주택개발청(HDB) 도시재개발청(URA) 등 공공 주도로 공급을 조절한다. 대표 사례가 토지 매각 프로그램이다.
집값 급등기인 1994~1997년과 2009~2014년, 싱가포르 정부는 보유 토지를 시장에 대거 공급해 가격 상승 압력을 낮췄다. 해당 시기 각각 66개 택지(약 263만㎡)와 97개 택지(약 461만㎡)가 공급돼 약 2만4000가구, 4만2000가구가 건설됐다. 반대로 시장 침체 시기에는 토지 매각을 중단해 가격 하방을 방어했다.
싱가포르가 이 같이 공급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는 배경에는 정부가 국토 대부분을 보유한 구조의 차이가 있다. SLA는 싱가포르 내 개발 가능한 토지의 4분의 3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HDB와 URA는 SLA의 토지를 시장에 매각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정부가 사실상 유일한 '토지 공급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인구의 약 80%가 공공주택에 거주하는 것은 공공 중심의 시장 구조와 맞닿아 있다. 싱가포르 공공주택은 국가가 토지 소유권을 유지한 채 개인에게 99년 동안 사용권을 부여하는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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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위원회 민간위원장인 임재만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싱가포르의 국유지 비중이 90%에 달하는데 한국은 25% 수준으로 동일한 방식을 적용하긴 어렵다"며 "싱가포르 공공주택은 5년 전매제한 후 거래가 가능하고 미국·영국 등은 저렴한 주택을 유지하는 데 토지임대부 운영의 목적이 있다. 한국은 미국·영국 방식을 따르는 게 좀더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수에게 공공주택이 공급되는 구조에서 시세차익을 허용하면 공공이 분양계약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가격 통제나 전매제한 등 제도가 시행되고 있어 공공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사유지 비중이 높은 만큼 토지 수용과 재산권 문제를 둘러싼 사회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도 중요 변수다.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의 기자 마이크 버드는 저서 '부동산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나'에서 "민간 소유 토지가 광범위한 국가의 정부는 토지 기반으로 주택 정책을 설계하기가 어렵다"며 "토지 소유자에게 시장 가격 이상으로 보상을 제공해야 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화랑 기자 hrlee@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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