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알을 먹으면 복이 온다?"…이 기묘한 소설이 던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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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항상 눈알이 제일 맛있는 부위라고 말했다." 이 한 문장으로 독자를 단번에 붙잡는 소설, 한국계 미국인 작가 모니카 김의 데뷔작 '눈알이 제일 맛있단다'는 기괴한 설정 뒤에 숨은 인간의 욕망과 폭력을 정면으로 파고든다.
작가는 이 작품의 출발점에 대해 "어린 시절 가족 식탁에서 어머니가 생선 눈알을 먹던 기억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아버지가 떠난 뒤 무너진 가족 속에서, 엄마는 매일 저녁 식탁에서 생선 눈알을 권하며 "먹으면 복이 온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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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를 넘어 욕망과 정체성을 해부한 문제작

"엄마는 항상 눈알이 제일 맛있는 부위라고 말했다." 이 한 문장으로 독자를 단번에 붙잡는 소설, 한국계 미국인 작가 모니카 김의 데뷔작 '눈알이 제일 맛있단다'는 기괴한 설정 뒤에 숨은 인간의 욕망과 폭력을 정면으로 파고든다.
작가는 이 작품의 출발점에 대해 "어린 시절 가족 식탁에서 어머니가 생선 눈알을 먹던 기억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야기는 단순한 기억을 넘어선다.
그는 "아시아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와 폭력에 대한 분노가 소설을 쓰게 한 결정적 계기였다"고 밝히며, 팬데믹 시기 미국 사회에서 벌어진 혐오 범죄와 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작품의 밑바탕이 됐음을 분명히 한다.
소설은 한국계 이민자 가정의 장녀 '지원'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버지가 떠난 뒤 무너진 가족 속에서, 엄마는 매일 저녁 식탁에서 생선 눈알을 권하며 "먹으면 복이 온다"고 말한다. 혐오감을 느끼면서도 엄마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 눈알을 먹은 지원은 그날 밤부터 기묘한 꿈에 시달린다.
눈으로 가득 찬 방, 그것을 끝없이 씹어 먹는 자신, 그리고 결국 '사람의 눈'까지 탐하게 되는 장면은 이야기의 불안을 극대화한다.
현실에서도 균열은 깊어진다. 엄마가 새로 만난 남자 '조지'의 푸른 눈은 지원의 꿈과 겹쳐지며 집착의 대상이 된다. 지원은 사랑이나 호감이 아닌, 단지 '그 눈을 먹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힌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점차 파괴적인 욕망이 자라나는 과정은 독자에게 강한 긴장과 불쾌한 몰입을 동시에 안긴다.

작가는 이 기괴한 서사를 통해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건드린다. "아시아 여성은 순종적이고 약한 존재로 소비되거나 동시에 성적 대상화된다"는 지적처럼, 작품 속 인물들은 타인의 시선 속에서 규정되고 왜곡된다. 주인공 지원이 그 시선을 '삼켜버리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장면은 공포이자 일종의 뒤틀린 해방으로 읽힌다.
실제로 소설 속 발췌문은 이 작품의 감각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눈알 먹을 사람?"이라는 엄마의 질문과, 젓가락 사이에 끼워진 작은 흰 구체를 아무렇지 않게 입에 넣는 장면은 일상의 식탁을 단숨에 공포의 공간으로 전환시킨다. 이러한 장면들이 반복되며 독자는 점차 인물의 심리와 동일한 불안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눈알이 제일 맛있단다'는 호러 장르의 외피를 입었지만, 결국은 정체성과 폭력, 가족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우리가 누구인지는 타인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소설은 그 선언을 가장 불편하고도 강렬한 방식으로 증명해 보인다.
모니카 김 지음 |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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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민수 기자 maxpres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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