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화재 현장에 최소인력도 못 채우고 출동한 소방관들···구급차 운전에 화재 진압까지
2023년에도 인력부족으로 현장서 2명 순직
소방노조 “반드시 최소 인원은 보장돼야”

소방관 2명이 순직한 전남 완도 수산물가공공장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소방관들이 적절한 인력도 확보하지 못한 채 진화에 나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발생한 화재 현장에 최초 출동한 해남소방서 땅끝119안전센터 북평지역대 소속 소방관은 총 4명이었다.
관할 구역이 아니었지만 화재 현장과 가장 가까웠던 북평지역대에서는 화재 진압용 중형 펌프차 1대와 구급차 1대가 출동했다. 이들은 완도소방서 소방관들이 도착 할 때까지 7분여 동안 현장 초기 진압을 담당했다.
현장에서 순직한 노태영 소방교는 북평지역대에서 119구급차를 몰고 출동했다. 그는 2022년 진압대원으로 소방관이 됐지만, 2주간의 구급대원 교육을 이수한 뒤 구급차까지 운전했다.
소방청은 펌프차 운용을 위한 최소 인력 기준을 3명으로 규정하고 있다. 구급차에는 운전사와 구급대원으로 각각 1명씩 필요하다. 화재 진압과 환자 이송을 동시에 진행하기 위해서는 최소 출동 인원이 5명은 돼야 한다. 결국 출동 인력이 부족하자 구급차를 몰았던 노 소방교가 진압대원 역할도 겸하며 공장 내부로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평지역대에서 근무하는 소방공무원은 소방위 1명, 소방장 2명, 소방교 6명, 소방사 3명 등 총 12명 이다. 이들이 ‘4인 1조’로 3교대 근무하며 24시간 관내 화재 등 재난재해를 담당한다. 애초부터 화재 진압과 환자 이송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인력상황이 아니었던 셈이다.
이번처럼 현장 출동 인력이 부족해 소방관이 순직하는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2023년 3월 전북 김제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성공일 소방교(당시 30세)가 진압대원이 부족해 혼자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숨졌다. 같은 해 12월에는 제주에서 구급대원으로 출동했던 임성철 소방장(당시 29세)이 진압대원 임무를 겸하다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에 깔려 숨졌다.
이창석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노조 위원장은 “소방관은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르기 때문에 반드시 최소 인원이 보장돼야 한다”면서 “북평지역대는 최소 5명이 현장에 출동했어야 한다. 1명이 부족한 상태로 상시 운영됐다면 큰 문제”라고 밝혔다.
화재경위 조사를 본격화한 경찰은 이날 실화 혐의로 중국 국적의 30대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전날 냉동창고 바닥을 새로 정비하던 중 기존 바닥 페인트(에폭시)를 제거하기 위해 화기를 사용하다 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시공업체 대표 60대 B씨는 A씨에게 바닥에 도포된 에폭시를 제거하는 작업을 지시하고 자리를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수칙 상 화기 작업시 2인 1조가 원칙이지만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작업을 지시하고 자리를 비운 B씨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을 지 검토 중이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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